소파에 딱 붙은 아빠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6
박설연 지음, 김미연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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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니 어떤 내용일지 딱 감이 온다. 그런데, 제목에 분명 '아빠'라고 명기되어 있는데, '엄마'인 내가 왜이렇게 찔리는지 모르겠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 정서와 교육에 어떤 것들이 좋은지는 많은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우리 아이들을 꼭 잘 키우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런데 머리와 마음으로는 계획이 많은데, 이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이번 주말에는 우리 아이들과 박물관이라도 다녀와야겠다...싶다가도 주말이 되면, 나는 좀체 몸을 일으키지를 못한다.

주말이 끝날 때 즈음이 되어서야, 방에서 하루종일 뒹굴거린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소파에 딱 붙은 아빠>>를 읽고 있자니,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더욱 커졌으며, 주말내내 또 방에서 뒹굴거린 나를 반성하게 된다. 이 동화책이 마치 책 속에 등장한 소파의 정령이 된 듯, 책을 읽고난 나는 새로워지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소파에 누워 리모콘으로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고, 배를 벅벅 긁는 아빠들의 모습은 많은 가정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이다. 가족을 위해 일주일내내 직장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었을 아빠를 생각하면 그런 모습이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하지만 일주일 내내 바쁜 아빠와 함께하지 못했던 아이들은 주말이 되면 아빠와 함께 놀고만 싶다. 씨름을 하고, 야구를 하고, 축구도 하고 싶다.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아빠는 너무 피곤하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아빠에게 조금씩 멀어지게 되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아빠들은 아이들의 마음이 멀어진 것이 못내 서운하기만 하다. 소파에 정말 딱~!! 붙기 전에 한번 생각해보라. 짧은 시간이나마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한다며, 아이들이 아빠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5월 5일, 영도, 영남이 형제의 눈에 백만볼트짜리 전기라 흐르고 있다.

"아빠, 오늘 같은 날 집에만 있기예요? 얼른 나가요, 네? 아빠!"  (본문 7p)

하지만 아빠는 여전히 소파에 누워 눈을 감은 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아빠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한다.

"야, 포기하자. 아빠는 어차피 소파 껌 딱지라고." (본문 8p)

그 말을 들은 아빠는 미안한 마음을 잠시 갖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잠들었다. 엄마는 할머니가 편찮으셔서 제주도에 내려가신데다, 어린이날인데도 아빠는 여전히 소파에서 일어날 줄 모르니 아이들은 속상하기만 하다.

그래도 아빠가 어린이날 선물을 챙겨주셔서 그나마 신이 난다. 위험하다고 절대 반대하던 바퀴 달린 운동화와 초록 개구리 아홉 마리와 주황 개구리 한마리(?)로 아이들은 마음을 푼다.

그런데 개구리라니? 아빠는 연필깍이하고 크레파스를 샀는데 좀 의아하다. 그런데 주황 개구리가 울어 대는 것이 심상치가 않다.

갑자기 아홉 마리 개구리들까지 엄청난 소리로 울어대더니, 사방이 새까만 어둠에 휩싸였다. 잠시 후 다행이도 불이 켜져 안심을 하던 차에, 이번에는 아빠의 비명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놀랍게도 아빠 몸이 소파에 들러붙어서 곰짝달싹하지 않았다.

119 구조대와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다들 장난 전화인 줄 알고 도와주지 않았기에, 아이들은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나섰다.

 

 

 

청소기로 아빠를 빨아들여보고, 자전거 바퀴에 공기를 넣는 공기 펌프를 써보지만 아빠는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안방 문이 벌컥 열리더니, 아빠랑 똑같이 생긴 한 사람이 나온 것이 아닌가.

"그동안 어떤 인간이 내 몸을 매일 짓누르고 떨어지지 않는 바람에 아주 힘들었어." (본문 40p)

알고보니 소파 정령이었다. 소파 아저씨는 아이들에게 꿈틀꿈틀 젤리 구이를 만들어주었고, 함께 마카로니 외계인이 되어 놀아주었고, 아이들이 그토록 가고 싶었던 뮤지컬에도 데려다 주는가 하면,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 연습을 하러 나가주었다. 즐거워하는 아이들이 소파 아저씨를 좋아하는 모습을 본 아빠는 은근히 질투가 났다.

그러던 중 아빠가 소파에서 조금씩 떨어지게 되었고, 아이들은 아빠가 소파에서 떨어지는 비밀을 발견하게 되었다.

 

 

 

"우아, 이제 살았다. 살았어. 지금부터는 모든 게 달라질 거야. 달라질 거라고. 암, 완전히 달라진 아빠 고철진을 기대해."

"네, 좋아요. 우리도 아빠한테 더 관심을 쏟을게요." (본문 103p)

 

책을 읽고나서는 벌떡 일어나 우리 아이들이 즐거워야 할 이 주말을 무엇을 하며 보내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보고, 괜히 가서 쿡쿡 찔러보았다. 블럭을 만드는 아이 옆에서 함께 만들어보기도 했으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무엇을 할지 함께 계획을 짜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에게 '잠꾸러기 엄마'로 통하는 내 모습이 너무도 부끄러웠다. 3년 전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괜시리 소원해지게 될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직장을 다니게 되면 주말마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결심을 했었는데, 그 결심을 지킨 적은 손가락에 꼽는다. 이러다 우리 집에는 베개 정녕이 나타날지도 모르겠다. 소파 정녕과 함께하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보게 되었다.

 

 

 

<<소파에 딱 붙은 아빠>>는 재미있는 동화 외에도 연극 대본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아이들과 역할을 바꾸어서 가족이 함께 연극을 해본다면 정말 유익한 시간이 될 거 같다. 아이들은 부모를 이해하고, 부모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되리라. 일상의 모습에서 아빠가 소파에 딱 붙는다는 유쾌한 상상력을 더해 가족의 사랑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동화 <<소파에 딱 붙은 아빠>>는 내 일상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얘들아, 미안해~!1 엄마도 달라질게~ ♡

 

(사진출처: '소파에 딱 붙은 아빠'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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