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 날 - 오늘의 일기 보림 창작 그림책
송언 글, 김동수 그림 / 보림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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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작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다. 큰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고 6년만이었다. 취학통지서를 받으니, 걱정과 함께 우리 아이가 이만큼 컸구나~하는 대견한 마음도 함께 들었다. 취학통지서를 받고부터는 아이와 달리 엄마인 내 마음이 급해져서, 이것저것 아이에게 가르쳐보았다. 그림을 그려보게 하고, 수학 문제집도 풀어보게 하고, 줄넘기도 가르치고, 학교에서 지켜야 할 규칙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주었고, 반찬 투정이 심한 아이가 학교 급식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밥 먹는 것도 알려주어야했다.

요즘 초등학교 1학년은 왜이렇게 해야할 것이 많은지 투정을 하다보니, 어린시절 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가 떠올랐다.
7살에 취학통지서가 나올지 몰랐던 엄마는 부랴부랴 ㄱ,ㄴ,ㄷ..을 가르쳤고, 1,2,3...숫자를 쓰게하셨다. 내 이름 석자 쓸 줄 알게 되었을 때, 엄마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입학할때는 왼쪽 가슴에 손수건을 달고 가야했다.
오후반과 오전반으로 나뉘어져있던 그 때, 오후반이면 아이들과 고무줄놀이, 땅따먹기 놀이를 하며 수업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곤 했다. 지금도 기억이 난다. 1학년 14반 4번.
두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킬 때마다 나는 이렇게 내 어린시절 초등학교 입학할 때를 떠올리곤 한다.

<<학교 가는 날>>은 나와 내 아이들의 초등학교 입학할 때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책이다. 처음 책을 무심코 읽을 때는 잘 몰랐는데, 나중에 결말에 가서야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다. 이 그림책은 '오늘의 일기'라는 구성으로 두 어린이가 입학통지서를 받는 날부터 입학을 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느낀 즐거움을 일기로 기록하고 있다.
두 어린이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반전'이라고 하면 반전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살짝 비밀로 해두고 싶다. 그래야 이 그림책이 가지고 있는 '재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을테니 말이다.

두 어린이의 이름은 '구동준'과 '김지윤'인데, '입학'이라는 똑같은 주제를 가지고있지만, 60년대와 2000년대라는 시기적인 차이로 인해 서로 다른 생활과 다른 생각 등을 보여주고 있다.
동준이는 통장 아저씨가 건네 준 입학통지서를 받고 두근두근 콩닥콩닥 가슴이 뛰었다.
지윤이는 아파트 경비실 아저씨에게 입학통지서를 받고, "학교에서 김지윤을 보고 싶어 한대!"라며 설레여했다.
입학통지서를 받은 가족들도 설레임과 대견스러움으로 아이를 축하해주었는데, 서로 다른 가족의 모습이지만, 입학을 축하하는 마음과 설레임, 아이에 대한 대견한 마음만은 같은 듯하다.

입학통지서를 받은 후, 동준이와 지윤이는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동준이는 날마다 공터에서 해 저무는 줄 모르고 놀았지만,
지윤이는 병원 가서 홍역 주사를 맞았고, 혼자 옷 입기, 옷 벗기, 옷 개기 연습을 해야했다.

"학교에 가려면 혼자 할 줄 알아야 해."
엄마는 잔소리쟁이!

이제 새해가 되었고, 몇달 후면 입학을 해야한다.
설날 동준이는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는 아버지의 말씀에 귀를 기울였고,
지윤이는 입학 선물로 세뱃돈을 엄청 많이 받았다. 더욱 강해진 자본주의 사회의 특성이 이런 부분에서도 드러나는 듯 하다.

입학식이 가까워지자, 동준이는 형이랑 누나랑 책을 읽고 숫자 세기 연습을 했고
지윤이는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놀이를 하면서 학교 규칙에 대해서 놀이를 통해 배워갔다.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기 위해, 동준이는 책가방을 구입했고, 지윤이도 책상을 들여놓고 방을 새로 꾸몄다.

드뎌 학교 가는 날,
선생님이 무서울까 봐 심장이 펄떡펄떡 뛰는 동준이와 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너무너무 궁금한 지윤이는 그렇게 엄마 손을 꼭 잡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학교에 갔다.
동준이는 1학년 2반이 되어 선생님한테 혼날까 봐 앞만 보고 나무처럼 서 있었고,
지윤이도 1학년 2반이 되었지만, 할아버지 선생님을 만나 좀 실망스러웠다.

"학교 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배우는 동준이와
"우리들은 일 학년 어서어서 배우자. 구경하는 참새들아 같이 배우자." 노래와 율동을 배우는 지윤이는 그렇게 학교 생활을 재미있게 시작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선생님이 무섭지 않아 다행인 동준이, 그림책을 읽어주셔서 할아버지 선생님이 좋은 지윤이는 선생님께 칭찬을 받으며 재미있는 학교 생활을 보냈다.

학교에 입학하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마음이 너무도 생생하게 그려진 그림책이다. 곧 새해가 시작되면, 아이들이 입학통지서를 받게 될 것이다.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초등학교 입학하는 것에 많은 걱정이 있을 것이다. <<학교 가는 날>>은 두 어린이가 쓴 일기를 통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준다. 걱정과 달리 좋은 선생님을 만나고, 칭찬을 받고, 새로운 친구를 만날 수 있는 초등학교 입학이 생각처럼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두 아이가 잘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활자에 집중해서 책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두 어린이의 관계를 알게 되면서 첫 페이지부터 삽화와 함께 다시 한번 책을 읽어보았다.
1960년대와 2000년대의 입학 분위기가 비교되어 그려진 이 그림책은 두 세대간에 달라진 사회적 분위기와 교육환경을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에게는 부모세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부모들에게는 아이들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동준이를 통해서 내가 입학하던 때를 떠올리게 되고, 지윤이를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입학하던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경쟁과 학업에 바빠진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동준이처럼 해가 저물도록 놀 수 있었던 오래전 사회분위기가 문득 그리워진다. 우리 아이들이 치열한 학업보다는 보다 즐거운 학교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교육환경이 조성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사진출처: '학교 가는 날'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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