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미인 2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지음, 최세희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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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 1권에서 친구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하는 오스카르와 어린 뱀파이어 엘리와의 만남은 외롭고 고독했던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힘없고 약한 엘리가 의지하고 있던 호칸은 엘리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엘리의 먹이(?)를 구해주곤 하지만, 그녀의 사랑을 얻기에는 부족했다. 자신의 범행으로 인해 엘리의 존재가 발각될까 두려운 호칸은 스스로 얼굴에 염산을 뿌리는 고통을 감내하게 되고, 엘리는 혼자 먹이를 구해야했는데 이 과정에서 비르기니아가 전염되어 뱀파이어가 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비르기니아를 사랑하는 라케는 엘리를 찾으려 한다. 반면 오스카르는 엘리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엘리는 점점 숨통이 조여온다. 

1권에 비해 2권은 좀더 흥미롭게 진행되긴 했지만, 약간의 긴장감이 더 첨가되었다면 좋았을 거 같다는 아쉬움을 가져본다.
오스카르는 엘리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엘리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지만, 오랫동안 친구없이 외로웠던 엘리 곁에 남게 된다. 

될 대로 되라지.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 (본문 45p) 

반면 뱀파이어가 된 비르기니아는 자해를 통해서 피를 얻게 되지만, 여의치않자 어울리던 친구를 찾아 죽이려했으나, 라케의 등장으로 미수에 그친다.
경찰의 감시하에 병원에 있던 호칸은 엘리의 방문으로 자신의 피를 기꺼이 내놓지만 그 과정에서 뱀파이어가 되고 엘리에 대한 사랑, 성적인 욕구를 참지 못한 호칸은 엘리를 찾아온다.  살고자 했던 의지로 친구를 죽이려했던 비르기니아는 자신의 삶을 기꺼이 포기하고, 그녀의 죽음으로 라케는 엘리를 찾아 죽이려하지만, 때마침 엘리를 찾아 온 오스카르에 의해 오히려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사건은 점점 표면위로 드러나게 된다.
엘리를 위해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들에게 맞받아쳤던 오스카르는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되면서 이야기는 결말로 치닫는다. 

<<렛미인>>에 등장하는 뱀파이어는 그들의 힘을 과시하는 존재가 아니라,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과 살고자하는 욕망을 더 많이 보여준다. 삶을 놓아버리긴 했지만, 살고자 자해를 하고 친구를 죽이려했던 비르기니아,
"하느님. 하느님? 전 왜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거죠? 왜 저는...."
왜 저는 살면 안 되는 건가요? (본문 214p)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으면 죽을 수 없는 뱀파이어라는 현실에, 양심의 가책보다는 살려는 의지가 더 강했던 엘리.
그러나 비단 살고자 하는 의지는 이들 속에서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었다.  

"난.............사람은 안 죽여."
"그래, 하지만 죽이고 싶겠지. 죽일 수 있으면. 또 그럴 수 밖에 없다면, 너는 반드시 죽일 거야." 

(중략)

"벗어날 수만 있다면. 그냥 그렇게 되어버린다면. 누가 죽었으면 하고 바라기만 해도 정말로 그 사람이 죽는다면. 그래도 안 할 거야?"
"............절대 안 해."
"반드시 할걸. 그것도 재미를 위해서. 복수를 위해서. 난 어쩔 수 없으니까 하는 거야. 다른 방법이 없어서."
"하지만 그건............걔들이 날 때리기 때문에, 날 괴롭히기 때문에, 왜냐하면 나는.........."
"왜냐하면 넌 살고 싶으니까. 마치 나처럼." (본문 161p)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부분은 소외계층이다. 이혼 가정이나 술에 취해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왕따를 당하는 오스카르나 직장에서 내몰려야했던 호칸 등 사회에서 내몰린 인물들을 통해서 살아가는 의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가족, 우정, 사랑 등을 통해서 삶과 개개인은 가치가 있음을 보여준다.
오스카르와 엘리의 우정 혹은 로맨스가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담고 있지만, 그 속에 담겨진 메시지는 잔잔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처음 1권을 읽기 시작했을 때 그들에 대한 묘사나 삶이 유쾌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여운을 남겨주기 위해서였나보다. 그 의미를 알고 난 뒤에야 1권의 이야기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에야 웃음을 짓게 된 오스카르는 소외계층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멋진 삶을 영위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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