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미인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0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지음, 최세희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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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렛미인>을 보지 못해서인지, 원작에 대한 기대가 많이 컸다. 사실 타출판사에서 출간된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나름 재미있게 읽었던터라, 뱀파이어 이야기가 꽤나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트와일라잇>처럼 뱀파이어가 뿜어내는 매혹적인 부분보다는 사회가 보여주는 인간들의 비인간적인 성적인 묘사나 인물들의 지극히 외롭고 지쳐보이는 묘사들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타지라는 부분이 독자들에게 호기심을 주기 때문인지 다음에 이어질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떨쳐버리기가 쉽지는 않았기에, 끝까지 읽어내려갈 수 있었고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어서 점점 흥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1981년 10월 21일 수요일을 시작으로 시간적인 순서에 의해 구성되고 있는데, 1권에서는 11월 7일 토요일까지 약 18일간의 일들이 수록되어 있다.  

오스카르는 블라카베리라는 작은 마을에서 엄마와 단둘이 사는 열두 살로 학급 친구들(욘니,미케, 토마스)에게 지독한 괴롭힘을 당하는 소년이다. 요실금, 친구들의 횡포에 대해서는 엄마가 가슴 아파할 거라는 생각만으로도 진절머리가 났기 때문에 도저히 말할 수 없었기에, 소년은 혼자 그 모든 것을 감내해야했다.
21일 이날도 오스카르는 두 눈을 질끈 감고 손바닥에 손톱이 박히도록 두 주먹을 있는 힘껏 쥐고 돼지처럼 꽥꽥 거려야했다.
오스카르는 부엌칼을 들고 숲 속으로 향했고, 이날 마흔네 살의 호칸 벵츠손 역시 초조한 모습으로 숲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22일 숲 속에 오스카르 또래의 소년이 살해당하면서 블라카베리 사람들은 불안에 휩싸이게 되었는데, 오스카르는 이날 어깨까지 내려온 검은 머리, 동그란 얼굴, 작은 코에 종이인형 같아 예쁘지만 뭔가 분위기가 다른 아빠와 단둘이 사는 소녀 엘리를 알게 된다. 

호칸은 엘리를 사랑하고 있으며, 엘리를 위해서는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24일 토요일 또 하나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호칸은 엘리를 위해서 기꺼이 시체를 처리하게 된다.
반면 오스카르와 엘리는 저녁마다 만나면서 더욱 친숙해진다.
29일 목요일 엘리의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수영장으로 향한 호칸은 실수를 통해서 범행현장을 들키게 되자 자신의 얼굴에 염산을 뿌리며 사랑하는 '엘리'의 이름을 외친다.
그러나 원하지 않게 목숨을 구하게 된 호칸은 자신의 범행이 드러나면서 엘리의 존재가 세상으로 드러날까 두려워한다.
호칸이 사라지자 엘리는 직접 먹을 것을 구하려고 비르기니아에게 접근해서 턱 아래를 질겅질겅 씹어대고, 액체를 빨아오릴 때 비르기니아를 사랑하는 라케에 의해 미수에 그치지만, 그녀의 정체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된다. 

오스카르는 엘리의 응원에 힘입어 자신을 괴롭히려는 친구들에게 맞받아치게 되고, 호칸이 사라진 후 스스로 먹을 것을 구하려던 엘리는 외로움을 느끼면 오스카르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간다. 엘리에 대한 사랑을 피로서 언약을 맺고 싶어하던 오스카르는 이 사건을 통해서 엘리의 정체를 알게되고 두려움을 느낀다. 

그애는 진짜 얼굴을 보여준 거야.
-그녀에게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순수한 공포'였다.
경계해야 할 모든 것이었다. (본문 344p) 

열두살의 엘리는 정체를 알게 된 오스카르, 경찰에 의해 정체가 밝혀지게 될 호칸, 엘리의 모습을 보게 된 라케로 엘리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숨통을 조이는 긴장감이 느껴진다. 반면 엘리에 의해 상처를 입게 된 비르기니아는 갈급증을 느끼게 되고, 자신의 손가락에 난 상처를 빨다가 맛보게 된 피맛의 좋은 맛들로 몸은 행복으로 전율하게 된다. 

입 안에 침이 고였고, 기대감으로 젖어들었다. 그녀는 칼로 스스로를 베었다. 깊숙이.... (본문 379p) 

<<렛미인>>은 뱀파이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단순한 판타지 소설만은 아닌 듯 하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외롭고, 고독한 인물이다. 뱀파이어인 엘리마저도 말이다. 친구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오스카르, 작고 약한 그래서 스스로 먹이를 찾을 수 없는 비참한 존재의 엘리 뿐만 아니라, 죽음을 맞이한 요케와 친구들, 엘리의 사랑을 갈구하는 요칸 등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 외롭고 고독하게 묘사되고 있는데, 이들의 모습은 현실에서 살아남기위한 그들만의 몸부림이 표현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엘리는 이제 자신의 정체를 밝히려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이게 되었고, 열 두살의 가냘픈 엘리는 다른 뱀파이어와 달리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점에서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렛미인>>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내용은 확연히 다른 면을 보여준다. <트와일라잇>에 등장하는 뱀파이어들이 매혹적인 반면 <<렛미인>>의 엘리는 가냘프고 외로운 존재로 묘사되고 있는데, 엘리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된 오스카르는 어떤 결말을 보여줄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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