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은 누구의 것이 될까? - 철학 교수가 들려주는 지혜 이야기 마음이 자라는 나무 28
제브데트 클르츠 엮음, 이난아 옮김, 박혜림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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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을 좀 더 가치 있게 만드는, 삶의 한가운데에서 여러분과 함께 숨 쉬고 움직이는 지혜가 바로 철학인 것이다. (본문 6,7p) 

작가의 말 중의 일부이다. 철학이라는 말은 굉장히 어렵게 느껴졌는데, 작가의 말을 읽고 있자니, '철학'이라는 단어가 조금은 쉽게 다가온다. 우리는 그동안 어른들을 통해 삶의 연륜에서 얻은 지혜를 들어왔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잔소리로 치부하면서 귀를 닫아버리곤 했다. 어른이 되면서 비로소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는데,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도 이런 오류를 범하고 있을 것이다. 다행이도 요즘은 좋은 책이 출간되면서 그들의 마음을 울리고, 생각에 깊이를 주고 있는데 <<선물은 누구의 것이 될까?>> 역시, 청소년들에게 삶의 지혜를 들려줌으로써 그들의 마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표지의 삽화가 독특하다. 얼굴에, 마음 속에 꽃을 담아내고 있는 삽화를 보며, 나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으며, 어떤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하고 있는가를 곰곰 생각해 보게 된다. 꽃을 담아내는 것은, 타인 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는 일일 것이다. 꽃향기가 나는 사람이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책을 펼쳐본다. 

  

이 책은 배려/관계/지혜/기회/선택/사랑 여섯개의 카테고리 속에 56편의 이야기를 담아냈는데, 짧은 글 속에 감동과 교훈 그리고 지혜를 담아내 나와 나, 나와 타인의 관계 속에서 서로의 가치를 높이도록 이끌어준다.
56편의 이야기에는 우리가 들어봤음직한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는데, 곱씹어볼수록 그 이야기가 주는 감동의 깊이가 더욱 깊어진다.
왼쪽 다리가 없는 아이에게 건네준 운동화 한 짝으로 아이에게 행복한 미소를 준 신발 가게 주인의 배려, 해변에 떠밀려온 불가사리를 바다로 집어 던지는 젊은 남자의 모습 속에서 나에게는 달라질 게 없는 작은 일이 타인에게는 많은 것을 달라지게 할 수 있는 큰 일이 될 수 있음을 일깨운다.
<못이 남긴..흔적>은 나의 화가 타인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음을 널빤지와 못을 통해 보여준다. 

친구와 말다툼을 하거나 싸움을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나쁜 말을 퍼붓게 되지. 그 말들은 이렇게 구멍을, 그러니까 상처를 남기는 거란다. 누군가 먼저 사과를 하면 자연스레 화해를 하겠지. 그러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잘 지내게 될지도 몰라. 하지만 그 구멍은 여전히 남아 있게 되는 거야. (본문 51p) 

인생은 우연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한 행동을 그대로 반영하는 거울(본문 54p)이라는 것을 일깨우며, 인내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워야 함을 일깨우는 <메아리>에서도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잘 설명한다.
"마음이 과장하는 두려움이 간절히 바라는 것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구나. 이 마음을 극복할 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본문 75p)는 사실을 개를 통해서 알게 됨으로써 한낱 개에게서조차 배울 것이 있다는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된 현자의 이야기 <현자와..개>에서도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이 책속에 담겨진 이야기들은 구구절절 모두 옳은 이야기이며, 너무도 당연하고 분명한 대답들이지만, 우리는 그 당연한 것들을 빨리 잊고 만다. <당연한..말씀>에서는 옳음을 알면서도 빨리 잊는 우리들을 채찍질하며, 잊지말기를 권유한다.
<구겨진..돈>에서는 심하게 구져기고 더러워진 돈이라 할지라도 돈이 가진 고유한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실패 속에서도 스스로의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아야 함을 알려준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가 내린 어떤 결정이나 의도하지 않은 조건 때문에 마음을 다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마치 나 자신이 바닥에 내팽개쳐진 듯 괴롭고 힘이 들지요. 하지만 과거에 어떠했다거나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는 추측 따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절대 우리의 가치를 잃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깨끗하든 더럽혀졌든 바닥에 내팽개쳐져 깨지든, 이러한 것들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여러분이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 절대로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본문 134p) 

우리가 인생에서 겪는 고통은 어디에 담는가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한다. <소금의..맛>에서는 고통이 다가올 때 당장의 아픔만 생각하며 허우적대지 말고, 그것의 주변까지 넓게 보는 것이 중요함을 일깨워주고 있으며, 어머니의 한없는 사랑을 담은 <어머니의..귀><어머니의..거짓말>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데, 삭막한 마음을 따뜻함으로 덮어준다.
<<선물은 누구의 것이 될까?>>는 우화와 옛이야기 등 우리가 들어봤음직한 이야기들을 통해서 삶의 지혜를 선물한다. 배려, 관계, 지혜,기회,선택,사랑 속에 담겨진 이 이야기들은 나 뿐만 아니라 동시에 타인의 삶의 가치까지도 높여줄 수 있는 울림을 준다. 누구나 선과 악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데, 지혜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능력을 줌으로써, 마음 속 악함을 이겨내도록 도와준다. 더불어 악을 이겨냄으로써 아름다움을 뿜어낼 수 있는 선함과 따스함을 주기에 삶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지혜라는 것이 세계 어느 곳에서든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는 공통의 언어'(본문 5p)라고 표현한 저자의 말처럼, 이 지혜는 타인과의 소통에서도 좋은 수단이 될 것이다. 아픔을 가진 이들에게도,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도 말이다.
고씹을수록 그 맛을 더하는 이야기 <<선물은 누구의 것이 될까?>>는 메말랐던 내 마음에 단비와도 같은 선물이었다.  

(사진출처: '선물은 누구의 것이 될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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