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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도둑 - 스리랑카 ㅣ 땅별그림책 6
시빌 웨타신하 글.그림, 엄혜숙 옮김 / 보림 / 2011년 10월
품절
비가 오는 날이면 알록달록 예쁜 우산들이 줄지어 걸어갑니다. 마치 꽃이 활짝 피어 있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아주 오래전에 우산이 없었을 때는 비 오는 날은 어떻게 비를 피했을까요? 처음 우산이 생겨났을 때는 어땠을까요? 처음 우산을 보게 된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납니다.
<<우산 도둑>>을 처음 접한 것은 10년도 훨씬 전에 일입니다. 큰 아이가 5살 즈음, 책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서 큰 맘 먹고 전집을 구입했는데, 그 전집 속에 이 그림책이 있었지요. <<우산 도둑>>은 재미있는 내용과 독특한 삽화 때문에 아이가 즐겨 읽던 그림책 중의 하나였지요.
이번에 보림출판사 <땅별그림책> 시리즈에서 스리랑카 이야기 <<우산 도둑>>이 출간된 것을 알고 너무너무 반가웠습니다.
예전에 읽을 때는 몰랐는데, 이 작품이 스리랑카의 작가가 쓰고 그린 옛 이야기라는 점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네요.
이 그림책은 알록달록 다양한 색상을 이용하여 색감이 참 예쁜 것이 특징인데, 직선보다는 곡선을 많이 사용하여 부드러우면서도 정감이 느껴집니다.
저자 시빌 웨타신하는 <땅별그림책>시리즈 중 스리랑카의 또다른 이야기 <달아난 수염>을 통해서 이미 그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주었는데, <<우산 도둑>>에서도 저자의 재미있는 상상력을 엿볼 수 있었답니다.
옛날 스리랑카 섬에 작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우산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비가 오면 바나나 잎이나 얌 감자 잎을 쓰거나, 삼베 자루나 천이나 바구니를 머리에 쓰곤 했지요.
이 마을에 사는 키리 마마는 난생처음 읍내에 갔다가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커다란 꽃 모양의 우산을 보게 되었어요.
키리 마마는 그만 강한 햇빛을 막아 주는 다양한 색상의 우산에 홀딱 반하고 말았지요.
'진짜 아름답다. 쓸모도 있고. 하나 사서 집에 가져가야겠어!' (본문 中)
우산 가게에 간 키리 마마는 아름다운 우산이 무척 많아서 우산을 고르기 쉽지 않았어요. 가장 마음에 드는 우산을 고른 키리 마마는 마을 사람들에게 우산을 어떻게 자랑할까 가슴 졸이며 생각했어요. 마을에서 첫 번째로 우산을 가진 자신이 자랑스러워서 빙그레 웃어보기도 했답니다.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어스름한 저녁이어서, 키리 마마는 버스 정류장 옆 찻집에서 차를 마셨습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우산을 자랑하기 위해서는 환한 대낮이 좋을 듯 해서 우산은 찻집 벽 뒤에 숨겨두었지요.
그런데 이게 왠일일까요? 밖으로 나왔을 때 우산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키리 마마는 읍내에 가서 또 다른 우산을 샀고, 이번에도 우산을 찻집 뒤에 숨긴 뒤 찻집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우산은 사라지고 말았지요. 하지만 키리 마마는 또 다른 우산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그러기를 여러 번 반복한 끝에 키리 마마는 도둑을 잡기로 결심했고, 이번에는 접힌 우산 속에 종잇조각들을 집어넣었답니다.
이번에도 우산이 사라졌지만, 키리 마마는 우산에서 떨어진 작은 종잇조각들을 따라갈 수 있었답니다.
종잇조각이 그친 곳에는 커다란 나무가 있었는데, 나무를 올려다 본 키리 마마는 깜짝 놀랐지요.
나뭇가지에는 키리 마마가 잃어버린 우산들이 가지런히 걸려 있었거든요.
우산을 찾은 키리 마마는 도둑 덕분에 우산 가게를 열게 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우산을 보러 달려왔습니다.
어느 새 마을은 꽃이 활짝 핀 것처럼 보이게 되었지요.
아름다운 우산 행렬을 본 키리 마마는 행복했고, 우산 도둑이 고마웠습니다.
그날 밤, 키리 마마는 우산 도둑을 위해 하나 남겨둔 우산이 어떻게 되었는지 보러 갔습니다. 그리고 우산이 매달린 나뭇가지를 보고 웃기 시작했습니다. 도둑은 누구였을까요?
이야기를 읽는동안, 도대체 우산은 어디로 사라진걸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아이들은 사라진 우산의 행방을 찾기 위해 열심히 책을 읽으며 추리를 해가지요. 마침내 우산 도둑이 밝혀지면 키리 마마처럼 까르르~ 웃기 시작합니다.
우산을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의 황당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그려낸 이야기 <<우산 도둑>>은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나라 스리랑카에 대해 친근함을 느끼게 합니다.
<땅별그림책>을 통해서 그동안 만나기 어려웠던 나라의 새로운 이야기를 접하다보면, 낯선 나라에 대한 친근함을 느끼면서 조금씩 가까워짐을 느끼게 됩니다. 넓은 세계를 바라보며 살아가게 될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시발점이 될 듯 싶네요.
(사진출처: '우산 도둑'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