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지와 빵집주인 비룡소의 그림동화 57
코키 폴 그림, 로빈 자네스 글, 김중철 옮김 / 비룡소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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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0월 말경에 있을 작은 아이의 독서퀴즈대회에 다섯 권의 책이 선정되었는데, 선정된 책은 바로 <칠판 앞에 나가기 싫어><황소의 도깨비><무지개 물고기><강아지 똥> 그리고 이 책 <<샌지와 빵집 주인>>이다. 이번 기회로 이 그림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삽화를 그린 아티스트 이름에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바로 <마녀 위니> 시리즈의 아티스트 코키 폴이었기 때문이다.
<마녀 위니> 시리즈에서도 그랬지만, 이 작품에서도 그림을 보는 즐거움을 주고 있는데, 디테일한 삽화가 압권이다.

독서의 유익함에 대해서 열거하자면 손가락 발가락이 부족할 정도인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아이들에게 옳고 그름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추기 위함일 것이다. 이런 지혜를 주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솔로몬의 지혜'인데, <<샌지와 빵집 주인>>에서도 이런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샌지는 젊었을 때 여행을 많이 했는데, 어느 날 전설의 도시 후라치아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곳은 장수꾼들이 향료, 보석 그리고 울긋불긋한 비단을 팔고 사는 멋진 곳이었고, 샌지는 이곳에 잠시 머물기로 했다.

샌지는 작고 아담했지만 아주 아늑한 마음에 드는 방을 찾았는데, 무엇보다 이 방 밑에 빵집이 있다는 게 가장 좋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아주 맛있는 냄새가 빵집에서 풍겨 왔고, 베란다에 서서 숨을 한 번 크게 들이 쉬어 기가 막히게 좋은 냄새를 코로 훅훅 들이마셨다.
샌지가 빵 냄새를 맡는다는 걸 알게 된 빵집 주인은 샌지가 여러 날동안 빵 냄새를 들이마시는 걸 쳐다보았다.

어느 날 저녁, 빵집 주인은 샌지를 향해 "이 도둑놈아! 넌 내 빵 냄새를 훔쳤어!"라며 빵 냄새 값을 달라고 위협했고, 샌지를 고소했다.

이야기를 들은 재판관은 두 사람을 내일 아침 9시에 다시 오라고 했고, 샌지에게는 은닢 다섯 냥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은닢 다섯 냥이 없는 샌지는 친구들에게 빌려야만 했고, 다시 갚을 일을 걱정해야했다.

하지만, 재판관의 현명한 판결로 인해 샌지의 걱정은 씻은 듯이 사라지게 되었다.

'솔로몬의 지혜'와 비슷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조금 아쉬운 점이 남지만, 구석구석 볼거리가 많은 삽화가 그 아쉬움을 채워주기에 충분한 듯 싶다. 다양한 인물들의 표정이 익살스러우면서도 풍부하고, 소품 하나하나도 디테일하게 그려졌다. 뿐만 아니라, 샌지가 은닢을 빌리러 다니는 그림 중에는 코키 폴의 또다른 주인공 '마녀 위기'가 특별출현(?)하고 있어 즐거움을 더한다.
은닢을 무사히 들고 나온 샌지를 향해 손을 내밀고 있는 친구들의 모습은 또 얼마나 우스운지..... 삽화 하나하나를 보는 즐거움을 가득한 그림책이다.

어린이들이 독서를 통해서 탐욕스러운 빵집 주인이 아닌, 이 책의 재판관처럼 혹은 솔로몬처럼 지혜로운 사람으로 자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샌지와 빵집 주인>>은 유익한 내용 뿐만 아니라 볼거리라 너무도 많은 그림책이다. 1학년 독서퀴즈대회 도서로 선정되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출처: '샌지와 빵집 주인'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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