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방귀 스티커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ㅣ 작은도서관 35
최은옥 지음,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0월
평점 :
어린이들이 가장 재미있어 하는 소재가 바로 '방귀''똥'이다. 아이들은 제목만 봐도 자지러지며 좋아한다. <<방귀 스티커>> 왠지 재미있을 것만 같은 느낌의 제목이다. 이 작품은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푸른책들의 '제9회 푸른문학상'에서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새로운 작가의 탄생은 독자들에게는 참 행복한 일이다.
'방귀'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거라 생각한다. 일상의 소재 속에서 즐거움과 함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즐거운 이야기가 신선한 느낌을 준다.
생리적인 현상인 '방귀'라는 녀석은 가끔 때와 장소와 상관없이 반응이 온다. 난감한 상황에서 가끔 소리없이 실례를 범하기도 하는데,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굉장히 민망해질때가 있다. 사실 이런 경험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이 큰 공감을 일으키며 재미를 주고 있는 것이다.
민구는 방귀가 자주 나와 학교에 가기가 싫어졌다. 아랫배가 부글거리고 풍성처럼 빵빵해지면, 방귀를 참느라 얼굴까지 화끈거리고, 조금만 움직여도 삐져나올까봐 똥구멍에 힘을 확 주는데, 종종 배까지 아파진다. 결국 민구는 아침밥을 안 먹기로 결심하는데, 아빠가 좋은 방법을 알려줬다.
"방귀가 나오려고 하면 아주 큰 소리로 재채기를 하는 거야. 아니면 책상을 '탁' 치던가. 그때를 딱 맞춰서 방귀를 귀면 되지. '뿡'하고 말이야." (본문 11p)
셋째 시간 드디어 방귀 신호가 온 민구는 아빠가 가르쳐 준 방법대로 방귀를 뀌었지만, 반에서 제일 예쁜 공주같은 혜린이가 눈쌀을 찌푸리며 방귀를 뀐 것을 탓하는 바람에 아이들에게 놀림거리가 되고 말았다. 결국 다시는 교실에서 방귀를 안 뀌겠다고 결심한 민구는 수업 시간에 방귀 신호가 오면 손을 번쩍 들고 화장실 가고 싶다고 말하고 화장실에서 시원하게 '뿡'하고 방귀를 뀌었다. 화장실을 자주 가자, 화가 난 선생님은 뾰족한 목소리로 민구를 수업 끝나고 남으라고 하셨다.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가고, 선생님 앞으로 쭈뼛쭈뼛 다가간 민구가 선생님께 힘들게 화장실에 가는 이유를 설명하자 선생님은 껄껄껄 웃기 시작했다.
"그게...그게...방....방귀 때문에 그래요. 자꾸만 방귀가 나와서요. 교실에서 뀌면 애들이 놀린다 말예요." (본문 26p)
허허 웃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시던 선생님은 좋은 수가 생각났다시며 민구에게 걱정하지 말라 하셨다. 월요일 아침 선생님은 방귀를 억지로 참으면 장에 병이 생기기 때문에 억지로 참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하시면, 앞으로 일주일 동안 교실에서 방귀를 뀌는 사람에게 스티커를 나눠 주겠다고 하시며 가장 많이 모은 사람에게 큰 선물도 주시겠다고 깜짝 발표를 하셨다.
친구들 앞에서 방귀를 뀌는 것이 쉽지 않은 탓에 서로 눈치만 보던 아이들은 대영이를 시작으로 방귀를 끼기 시작했고, 스티커를 받고 싶던 민구도 아침밥을 많이 먹고 방귀 스티커를 받았다.
선생님이 기분 좋게 웃으며 스티커를 주었다. 나는 알림장에 단단히 붙였다.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창피하지도 않고, 배도 안 아프고, 스티커도 받았다. 자신이 생긴 나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조금 있으려니 또 방귀가 나오려고 했다. (본문 52p)
<<방귀 스티커>>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고민을 소재로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무엇보다 아이들의 고민을 잘 들어주고 포용해준 선생님의 따뜻함이 눈에 띈다. 방귀를 뀌면 눈쌀을 찌푸리고, 냄새난다며 놀리던 아이들은 서로 방귀를 트면서 더욱 친숙해지고 있음을 볼 수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고민이 눈녹듯 사라지고 자신감을 갖게 된 민구의 모습을 통해서 자신이 갖고 있는 고민으로 자신감을 잃고 좌절하기 보다는 해결책을 찾아보기를 권하고 있다.
이 작품은 재미있는 소재로 시종일관 유쾌함을 선사하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결말에 더 큰 웃음을 주고 있어 책읽는 즐거움을 만끽 할 수 있을 것이다.
"방귀 스티커를 나눠 준 지 일주일이 지났다. 너희들이 방귀를 편하게 뀌면서 더 밝아지고 건강해진 것 같아서 선생님은 아주 기분이 좋다. 세상에 바우기를 편하게 뀔 수 있는 사이는 별로 없다. 너희는 서로에게 그런 특별한 사이가 된 걸 잊지 마라." (본문 58p)
(사진출처: '방귀 스티커'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