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전사 빈 - 티아맛 대륙의 전설
한상호 지음, 홍경님 그림 / 비룡소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몇 해전 EBS에서 방영했던 <한번도의 공룡>은 기존과는 다른 CG로 뛰어난 영상미를 보여주었는데, 이는 서점가에 또 하나의 돌풍을 몰고왔다. 공룡을 좋아하는 많은 어린이들이 <한반도의 공룡> 책과 스티커 등에 매료되었는데, 공룡을 좋아하는 우리집 아이도 예외는 아니였다. 그 돌풍의 중심에는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을 연출한 한상호 감독이 있었는데, 공룡과 삼 년을 함께 보내고 있는 그가 공룡을 소재로 한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였고, 그것이 바로 이 책 <<공룡 전사 빈>>이다.
처음 49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에 살짝 긴장했는데, 쉽게 읽혀지는데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인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 속에 빠져들었다.

이 판타지 동화에서는 가족, 용기, 도전, 화해, 우정, 꿈 등 많은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코 산만하지 않았으며 그 많은 내용들이 판타지 속에 잘 버무려져 있는 단단한 구성력을 가지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의 결말을 보면, 먼 미래 지구의 모습은 처음 지구가 만들어진 최초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데, 어쩌면 환경 오염으로 인해 지구에 대재앙이 찾아온다면 그동안 인류가 이룩한 문명은 사라지게 되고, 원시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공룡 전사 빈>>에서 보여지는 먼 미래의 지구 모습 역시 그러한데, '대홍수'로 부르는 무시무시한 재난으로 첨단문명을 자랑하던 지구의 모습은 사라져버린다. 지구의 역사는 대홍수로부터 다시 시작되고, 과거의 콘크리트로 뒤덮인 모습 대신 숲과 초원이 가득한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지구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커다란 대륙 '우라르투'과 '압수''티아맛''안샤르''키샤르'라 불리는 큰 대륙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놓여진 네 개의 작은 섬대륙에서 살기 시작했다.
자연이 되살아나자 오래전에 멸종된 공룡들이 나타났고, 공룡들은 야생동물로 살아가거나, 인간에게 길들여져 가축 공룡이 되기도 했는데, 공룡이 다시 나타나면서 생겨난 '공룡배틀'은 최고의 인기 스포츠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공룡전사인 한 소년이 위대한 공룡 전사로 '갈색 망토의 공룡 전사''네필림의 화신''신대륙의 작은 거인' 등 수많은 수식어를 갖게 된 할아버지 '빈'의 소중한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글로 쓰면서 시작된다.
우라르투 대륙의 서쪽 서대륙 티아맛의 한 도시 슈메로에 사는 이제 막 열 살이 된 작은 소년 빈은 공룡 전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작은 키와 다른 사람과 부대끼는 것을 힘겨워하는 소심한 아이였던 빈이 공룡학교에 입학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빈에게는 백악기 시대의 작은 공룡이었던 미크로랩터라는 인간의 말을 할 수 있는 애완 공룡 '미키'가 있고, 친구들 사이에서 주눅들어 있는 빈을 지켜 주는 강하고 씩씩한 소녀 테살리카가 있다. 비록 엄마는 빈이 어릴 때 돌아가셨지만, 빈이 공룡 전사가 될 수 있도록 항상 묵묵히 응원해주는 아빠가 계신다. 

  

빈은 공룡배틀 대회에서 네 번 연속 우승하여 대회 우승기를 영구 소장하게 된 유일한 공룡 전사인 네필림과 같은 공룡 전사가 되고 싶었지만, 소심한 성격탓에 공룡학교 입학 시험에서 떨어지게 된다. 절망감에 힘들어하던 빈은 하얀 공룡 타르보사우루스가 사람들에게 쫓겨 다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절망감도 잊은 채 타르보사우루스를 치료하며 그와 각별한 우정을 쌓아간다. 이는 공룡배틀에서 가장 필요한 교감이 되는 공룡과의 만남이었고, 빈은 '타로'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비록 타로와의 교감에는 성공하지만 공룡학교에서 낙방한 빈은 공룡 배틀에 나아갈 수 있는 자격이 없자, 아빠는 그동안 숨겨왔던 마스터 한도관 할아버지에 대한 가족사에 대해 이야기해주게 되는데, 이로써 공룡 전사가 되기 위한 빈의 노력이 시작된다.
힘든 과정 속에서 공룡 배틀에 나가게 된 빈은 타로의 엄마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타로 역시 자신을 구해준 빈과의 끈끈한 교감을 통해서 둘은 하나가 되어간다.
그러나, 타로를 둘러싼 음모로 타로와 빈은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그 과정을 극복해가는 과정 속에서 할아버지를 원망했던 아빠의 용서와 화해, 꿈을 향해 도전하는 빈의 용기, 불의에 맞서는 용기, 타로와 빈의 우정 등 많은 감동을 선사하게 된다. 

위기를 이겨 내며 빈과 타로는 둘고 없는 진정한 친구로 거듭나고 있었다. (본문 166p) 
'빈을 실망시키면 안 돼. 친구를 도와야 해. 언제까지나 두려움에 굴복하면 안 돼.' (본문 345p)
둘은 매번 결정적인 위기에 몰렸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위기를 극복해 냈다. 그 모습은 티아맛인들이 잊고 있던 개척 정신을 떠올리게 했다. (본문 409p) 

  

빈과 타로를 응원하는 마음 때문에 그들이 경기에는 가슴을 졸이며 읽게 된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페이지가 쉴새없이 넘어가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말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 특히 공룡과 오랜 시간 함께 한 저자의 이력때문인지 공룡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 생동감이 느껴져 공룡 배틀에 함께 참가하는 듯한 생생함이 전해졌다.
<<공룡 전사 빈>>은 공룡과 인간의 교감을 통한 공룡 배틀이라는 소재를 통해 판타지가 주는 단순한 흥미 위주로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꿈을 향한 도전과 열정 그리고 절망 속에서 이겨내는 타로와 빈의 모습이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라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할 만한 작품이다.  

(사진출처: '공룡 전사 빈'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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