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랑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넬리 스테판 글, 앙드레 프랑소와 그림, 정지현 옮김 / 보림 / 2011년 7월
절판


1957년 미국과 독일에서 출간된 작품이며, 1958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우수그림책으로 선정되었던 작품이 1992년에 프랑스에서 다시 출간되었다고 한다. 50여년 전에 쓰여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현 그림책과 뒤지지 않는 내용과 삽화에 놀라웠는데 그 시절에도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을 쓰고, 그 중요성을 인지했다는 점에서도 많이 놀랍다.

<<롤랑>>의 삽화는 많이 색상을 사용하지 않았다. 검은색, 노랑색, 파랑색만으로 내용을 전부 표현하고 있는데 화려하지는 않지만, 결코 단조롭지 않으며 초라하지도 않다.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일을 상상해 봄으로써 어린이들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데, 이는 창의력의 산물이 될 수도 있고 호기심으로 이끌어주는 길이 될 수도 있다. 학교, 학원을 오가며 바쁜 일과에 지친 아이들에게 상상은 행복한 휴식처가 되기도 한다.

<<롤랑>>은 롤랑의 신기하고 재미있는 모험을 통해서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샘솟게 하는 기발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학교에 지각한 탓에 교실 구석에 서 있게 된 롤랑은 아무것도 할 일이 없자 연필을 꺼내 벽에 호랑이를 그리고 나서 "쨍!"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호랑이가 살아났고 롤랑은 선생님으로부터 다시는 "쨍!" 이라고 말하면 안된다는 주의를 듣는다.

쉬는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밖에서 신나게 눈싸움을 했지만, 교실에 혼자 남은 롤랑은 또 심심해졌고, 공책에 얼룩말을 그린 다음, 찢어서 창문에 붙였다.
그때, 아이들이 던진 눈 뭉치 하나가 날아와서 유리창이 "쨍!"하고 깨지는 바람에 얼룩말이 살아났다.

롤랑은 친구 이자벨의 외투를 만지며 "쨍!"을 외쳐 외투가 열두 마리의 여우로 변하게 하여 이자벨을 울리고 감옥에 가기도 했지만,

가지고 놀 인형이 한 개도 없는 소녀에게는 커다란 인형을 그려주기도 했고, 강물 속에서 반짝거리는 신기한 물고기를 잡아 이자벨에서 선물하여 외투를 사라지게 한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엄마는 다시는 "쨍!"이라고 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해서 슬펐고, 해야할 숙제가 생각나 슬펐지만 그림 속에서 "쨍"소리에 나타난 함께 할 얼룩말과 당나귀가 있어 슬픔을 잊을 수 있었다.

학교, 학원, 숙제 등 해야할 일들이 많아 슬프고 힘든 어린이들의 하루 속에서 상상은 이렇게 근심과 걱정 그리고 슬픔을 잊게 해주는 마법을 선물한다. 상상하는 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롤랑은 상상이 그대로 현실로 이루어지는 마법을 보여주고 있는데, 어린이들에게 롤랑의 모험은 마치 자신의 상상이 이루어진 듯한 만족감과 충족감을 채워준다.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과제와 시험으로부터 벗어나 자신만의 상상을 펼치는 아이들의 세계를 인정해 주자.

어른들도 그렇지 아니한가. 쌓인 업무와 집안 일 등의 현실에서 벗어나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을 갖듯이 어린이들에게도 훌쩍 상상의 세계로의 여행이 필요하다. 롤랑의 상상처럼 말이다.

(사진출처: '롤랑'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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