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의 꿈꾸는 바이올린 레인보우 북클럽 22
사이먼 프렌치 지음, 이주희 옮김, 지우 그림 / 을파소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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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인 느낌이 담겨진 한 편의 아름다운 성장 동화 <<아리의 꿈꾸는 바이올린>>은 요즘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모험이나 판타지같은 소재는 아니지만, 읽다보면 누구나 바이올린 선율이 들리는 듯한 잔잔한 이 동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특히 주인공 아리에게 힘을 주고, 응원을 아끼지 않는 아리의 할아버지, 오파의 캐릭터에 큰 관심을 가졌는데, 아리에게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는 그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얼마 전 작은 아이를 보면서 새삼 깨달은 바가 있는데, 부모는 자녀에게 너무 많은 부분에 욕심을 낸다는 점이다. 그 욕심을 조금 내려놓으면 좋으련만, 겨우 걸음마를 끝낸 아이에게 달리라고 다그치는 부모의 욕심에 아이는 넘어지고 깨지고 상처가 난다. 아리의 할아버지에게 달리라고 하지 않는다. 그저 힘을 주고, 응원하고 사랑을 주며, 재미있게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조언한다. 

슈베벤트, 떠다니듯. 이 홀스트 발췌는 그렇게 시작해야 한다.
네가 외계의 별과 행성들 사이에 있다고 생각하고, 우주가 얼마나 조용하고 넓을지 상상해 봐라.

다스 이스트 폴크스무지크. 이것은 민속음악이다. 로큰롤이 나오기 훨씬 전에도 주책을 떨며 춤추기 좋은 훌륭한 곡이 많았단다. 이 ’암탉의 행진’이라는 곡은 영국 음악이야. 춤을 추는 빠른 음표가 많지. 파란색 음표는 암탉들이 꽥꽥거리는 거니까, 네 바이올린도 꽥꽥거리게 해라. 네 엄마를 미치게 만드는 거야! 신 나게 켜라!.
(본문 20p)



이 글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반복적인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 과거 속에는 할아버지와 첫 해외여행의 추억이 진하게 배어져 있으며 현재는 아리가 주위 사람들을 통해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과정과 아리의 내면의 변화가 할아버지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서 보여지면서, 잔잔하지만 아리가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과정이 진한 감동을 준다.

아리는 세 살 때 교통사고로 아빠를 잃은 뒤, 독일에 있는 할아버지의 농장에서 살게 되었는데, 오케스트라가 인생의 전부였던 할아버지 덕분에 아리는 거실의 오디오나 뒷마당에서 들리는 할아버지의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며 지냈다. 할아버지는 날씨 좋은 날이면 뒷마당에서 악보도 없이 바이올린과 기억만 가지고 좋아하는 음악을 연주하곤 하셨는데, 아리에게도 바이올린 켜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아리는 음악적 재능을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리는 엄마와 함께 뉘른베르크, 나폴리, 코르푸,시드니 그리고 바이런 베이 등 첫 해외 여행하게 되고, 그 곳에서 제이미 아저씨를 만나게 된다. 그 뒤 엄마와 제이미 아저씨의 결혼으로 아리는 할아버지를 떠나 호주에서 살게 되고, 그 곳에서 작은 카페를 연다.
아리는 음악적인 재능이 뛰어났으며, 할아버지의 좋은 가르침으로 꾸준히 연습하며 자신만의 꿈을 키워나가지만, 많은 관객들 앞에서 연주하는 것에 수줍어 하고, 창피해했으며, 또래 친구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바이올린을 켠다는 것을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음악적 조언 뿐만 아니라 삶의 길잡이 역할을 해 준 할아버지, 곁에서 아리플 보살펴주는 엄마, 그리고 아빠를 대신하려 하지 않고 아리가 무슨 일이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제이미 아저씨 그리고 아리의 바이올린 솜씨에 놀라며 아리를 응원해주는 친구 토머스 그리고 앨리슨 누나까지 모두 아리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아리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아리가 바이올린으로 당당한 사람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리의 꿈꾸는 바이올린>>은 수줍은 많은 아리가 자신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이들과 스스로의 노력으로 낯선 사람과 세상 그리고 음악과 소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그리고 과거를 오가는 이야기는 과거를 통해서 조금씩 자라는 아리의 현재 모습을 발견하고, 스스로 노력하고 발전해가는 아리의 성장과정이 서정적인 느낌의 바이올린 선율에 의해 아름답게 수록되어 있다. 
아리의 든든한 지원군인 할아버지와 엄마 그리고 제이미 아저씨를 통해서 나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응원과 격려가 어떤 것인가를 희미하나마 알게 되었다. 다그침이 아닌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이들의 모습 속에서 바이올린의 선율과도 같은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수줍음 많은 아리가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바이올리니스트로 성장해가는 모습이 보여주는 잔잔한 감동에 흠뻑 취하게 된다. ................어디선가 바이올린 선율이 들려오는 듯 하다.

(사진출처: ’아리의 꿈꾸는 바이올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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