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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귀신 앙괭이의 설날 ㅣ 알콩달콩 우리 명절 4
김미혜 글, 김홍모 그림 / 비룡소 / 2011년 6월
<알콩달콩 우리명절> 시리즈는 우리 명절에 얽힌 설화나 전설, 전통 풍습을 소재로 한 이야기로 <<신발 귀신 앙괭이의 설날>>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명절인 설에 대한 풍습과 설화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그림책입니다.
대가족이 점점 사라지면서 명절에 대한 모습과 예전과 다르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명절이 되면 가족 단위로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있고, 종교에 따라 명절을 보내는 모습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명절을 보내는 형식도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 의미까지 퇴색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어린이를 위한 우리나라 명절에 관한 서적이 끊임없이 출간되는 것은, 바로 우리나라 전통 풍습이나 명절의 의미가 세대가 변함에 따라 변질되고 퇴색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아닐까 싶네요.
<<신발 귀신 앙괭이의 설날>>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에 얽힌 설화를 통해서 명절의 소중함과 설날의 의미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소원이와 앙괭이의 귀여운 캐릭터가 어린이들에게 재미있게 다가올 듯 싶습니다.
새해 첫날, 소원이는 무지갯빛 색동저고리를 입고 설날을 맞이했지요. 아침 일찌감치 차례를 지내고, 할아버지께 세배를 드렸어요.
할아버지가 덕담을 하면서 세뱃돈을 주셨고, 하얀 가래떡으로 끓인 떡국을 먹었지요.
"소원아, 신발 조심해야 한다. 오늘 밤에 신발 귀신 앙괭이가 오거든."
"앙괭이요?"
"정월 초하룻날 밤에 와서 신발을 훔쳐 신고 가는 귀신이란다. 앙괭이가 신발을 신고 가면 한 해 동안 나쁜 일이 생기지."
소원이가 울상이 되자, 할아버지는 앙괭이가 신발을 훔쳐가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알려주셨지요. 엄나무에 체를 걸어 두면, 구멍 세는 걸 아주 좋아하는 앙괭이가 체 구멍을 세다 잘못 세어 다시 세고, 잘못 세어 다시 세다가 날이 새면 그냥 가버리거든요.
밤이 되자, 앙괭이가 새 신발을 신기 위해 슈웅 날아 소원이네 동네로 왔습니다.
앙괭이가 자신의 새 신발을 신고 달아날까 두려운 소원이는 편지를 서서 신발 안에 넣어 두었지요.
앙괭이는 자기의 발 크기가 똑같은 소원이의 신발을 신으러 소원이 집으로 왔습니다. 그러다 체를 보고 말았지요.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체 구멍을 세던 앙괭이는 ’새해부터는 못하는 일 하지 않기’로 결심을 한 탓에 숫자 세기를 그만두었네요.
그리고 똥 밟았다고 편지까지 써놓은 소원이의 새 신발을 신고 세배를 다녔지 머예요.
새 신발을 빼앗길까 두려워 똥 밟았다고 편지를 써놓은 소원이, 새해부터는 못 하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엄나무에 걸어 놓은 체 구멍을 세지 않은 앙괭이, 두 캐릭터가 너무도 익살스럽습니다.
이 책은 재미있는 두 꼬마를 통해 재미있는 설화를 들려줍니다. 새해 아침부터 밤까지 설날 하루 동안의 모습이 이 그림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네요.
설날 차례를 지내고, 어른들께 세배를 하면 어른들은 올 한해를 잘 지낼 수 있도록 희망과 용기를 주는 덕담을 들려주시지요. 설날 먹는 음식인 떡국, 설날 아침 입는 새 옷인 설빔, 설날의 놀이와 풍속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잘 그려져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묵은 해를 보내고 한 해를 시작하는 날, 기쁜 마음과 함께 새롭게 출발하려는 각오로 모든 일을 조심스럽게 대했던 설날의 의미를 통해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점점 우리의 미풍양속이 사라져가는 요즘,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우리의 문화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일깨워줌으로써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매개체가 되어줄 것입니다.
(이미지출처: ’신발 귀신 앙괭이의 설날’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