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게의 약속 - 초등 저학년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김동연 글.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5월
절판


<<미시게의 약속>>은 코끝이 알싸해지는 감동을 주는 이야기도 좋지만, 페이지 한 장 한장마다 미술작품을 보는 듯한 완성도 높은 삽화가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이다. 유화의 까칠한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한 느낌이 고비 사막의 자연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친구’라는 단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함과 따뜻함을 느끼게 하기에, 우정에 대해 다룬 작품은 늘 잔잔한 감동을 준다.

아빠를 따라 바잉작 언덕으로 화석을 찾으러 다니는 미시게 도르츠는 고비 사막 남쪽의 바잉작이라는 곳에 살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초원과 사막이 시작되는 외딴곳에서 낙타 투투와 양과 염소는 미시게의 좋은 친구가 되어준다. 아빠와 미시게 단 둘이 사는 미시게는 아빠가 요리한 음식이 싫증나거나 아빠가 낮잠 자느라 놀아 주는 걸 귀찮아 할때 가끔씩 엄마를 그리워하곤 한다.

그러던 뜨거운 초여름 어느 날,
솔롱고스(몽고에서 ’한국’을 부르는 말)에서 공룡학자 아저씨와 부인 그리고 유로라는 예쁜 여자아이가 찾아온다.

처음엔 서로 부끄러워했지만 금세 친해진 미시게와 유로는 밤이 늦도록 소곤거리고, 사막의 모래언덕 위에서 미끄럼을 타면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사막에 대해 아는 게 없는 유로를 위한 미시게는 꽃 이름도 가르쳐주고, 도마뱀도 잡아주고, 키 작은 보리수 나무 열매를 따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릴 때 엄마가 만들어 준미시게의 보물 1호인 모가투(타르보사우르스의 날카로운 이빨과 조개껍질 화석으로 만든 목걸이)를 갖고 싶어하는 유로를 위해 미시게는 나중에 꼭 만들어서 선물하겠다는 약속을 한다.

"넌 나의 친구이니까."

유로네 가족이 떠나던 날, 미시게는 눈물을 참으로 마음속으로 소리쳤다.

’모가투보다 더 예쁜 목걸이를 만들어 놓을 테니 꼭 다시 와야 해!’

금세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와도 만나지 못해 짜증이 난 미시게에게 아빠는 멋진 선물을 한다. 바로 울란바토르로 유로를 만나러 가게 된 것이다. 오랜만의 재회로 부끄러워하는 두 아이를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순수하다’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미시게와 유로는 ’우정’ 과 ’약속’에 대한 의미를 부여한다.
때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따뜻함을 느끼게 하며,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은 미시게의 안타까운 마음이 ’약속’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느끼게 한다.
자연 속에서 뛰어놀며 금새 친구가 될 수 있었던 미시게와 유로는 친구보다는 경쟁자가 되어가는 요즘 우리 어린이들의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정서적인 풍요로움을 제공한다.

알싸한 감동이 한 편의 명작을 보는 듯한 삽화와 함께 눈과 가슴을 채워준다. 읽는내내 따뜻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미시게의 순수함에 잃었던 동심을 찾은 듯한 행복함에 빠져보았다.

(이미지출처: ’미시게의 약속’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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