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피 키드 1 - 학교 생활의 법칙 윔피 키드 시리즈
제프 키니 글 그림, 양진성 옮김 / 푸른날개 / 200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다른 사람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처럼 스릴있고 재미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사춘기 딸아이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나쁜 엄마는 아니다. 그러나 가끔은 딸래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고민이 있는지 궁금할때가 있다. 
<<윔피키드>>는 카툰 형식을 띄고 있는 초등학생인 그레그 헤플리이의 학교 생활, 친구문제 등을 쓴 일기다.
그레그는 엄마의 권유에 의해 쓰게 된 일기는 자신의 느낌을 쓰기 위함보다는 나중에 부자가 되고 유명해졌을 때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하느라 하루 종일 시간을 버리는 대신 그 시간에 좋은 일을 더 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2007년,2008년 전 세계 어린들의 최고의 화제작이며, 뉴욕 타임스 아동분야 베슽셀러 1위를 차지한 화려한 이력을 가진 이 책은 그 만큼 아이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었다는 뜻일게다. 우리나라의 생활 모습에서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그레그의 생각과 고민은 우리 아이들과 별반 다를 바 없기 때문인지, 초등 6학년 딸아이도 꽤나 좋아하는 책 중의 하나이다.
누군가 떨어뜨린 치즈 하나로도 장난을 치고, 스트레스를 받고, 놀이를 할 수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레그의 일기에 푹 빠지게 되었다. 마치 딸아이의 일기장을 훔쳐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초등학생의 일상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레그는 말썽꾸러기인 듯 하면서도 소심하기 짝이없는, 어쩌면 겁이 많은 아이의 모습이다.
형의 속임수에 새벽 3시에 시리얼을 먹으며 학교 갈 준비를 하는 그레그는 순진하다 못해 아빠에게 모자란 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람들의 기대치를 낮춰 놓고 사소한 일에도 놀라워하도록 하는 로드릭 형의 약삭바른 모습에 비하면 조금 모자란 듯한 하지만, 자신보다 좀더 어리숙한 롤리에게 형에게 당한 만큼 복수를 하는 그레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말썽꾸러기이다.
게임을 못하게 하는 아빠를 눈속임으로 속이고, 롤리의 집을 유령의 집으로 꾸미고 입장료를 받는 그레그의 모습은 엉뚱하다.



그레그의 일기는 깊은 반성이나 계획은 들어있지 않다. 그저 자신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쓰고 있는데, 그 단순한 일상 속에서 가족과의 마찰, 친구와의 다툼, 학교에서의 생활 등 초등학생이 겪게 될 다양한 문제들이 담겨져 있다.
늘 롤리를 상대로 장난을 치고 롤리에게 난처한 일을 겪게하는 그레그는 롤리를 위해서 기꺼이 친구들이 놀릿감이 된다. 처음 일기를 쓰기 시작했던 그레그의 모습과 달리 그레그는 그렇게 친구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등 조금씩 커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어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낸 그레그의 일기는 아이들에게 자신과 닮아있는 그레그를 통해서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고, 그레그의 행동을 통해서 나쁜 점을 고치고 좋은 점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일기는 자신의 성찰의 기회가 아니라, 부담스러운 숙제로 둔갑하고 있다. 일기를 검사하고 또 일기를 통해서 아이들을 평가하는 요즘 교육에 문제가 있기도 하겠지만, 아이들 스스로 숙제를 잘 해야한다는 압박감 역시 문제로 작용되고 있을 터다. 그레그의 일기를 담고 있는 <윔피키드>는 어린이들에게 일기가 주는 형식이나, 일기에 대한 부담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성 싶다. 자신의 일상과 마음을 솔직히 담아냄으로써 조금씩 성장하고 깨달아 가는 것은 아닐까.



역시나 다른 사람의 일기를 훔쳐 보는 일은 참 재미있는 일이었다. 소심한 말썽꾸러기 그레그의 일기 때문에 읽는내내 웃어야했다. 그 즐거움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고민을 엿볼 수 있어서 더욱 즐거웠던 시간은 아니었나 싶다.

(사진출처: ’윔피키드’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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