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아이 - 솔잎 머리 내 친구 샘터어린이문고 20
정옥 지음, 허구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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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꿔진 소나무 숲으로 유명한 경북 포항 덕동 마을은 300년이 넘도록 이어져 온 ’소나무계’라는 대동계가 있다고 한다. 마을 어귀에 자리한 솔숲 앞으로 논밭을 내줘, 거기서 나온 소출로 소나무를 관리하고 남은 돈으로 마을 잔치를 여는데, 솔숲에 있는 나무에 책임자의 이름표를 달아서 숲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나무마다 파릇파릇 새싹이 돋고 개나리, 진달래가 만개하며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혹독했던 추운 겨울을 보내고 피어난 새싹과 꽃들을 보면, 자연에 대한 신비로움으로 내 마음도 더불어 풍성해짐을 느낀다. 
환경 오염으로 자연에 대한 소중함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지만, 덕동 마을처럼 자연을 소중히 하는 일에 몸소 실천하는 것에는 아직 미흡한 거 같다. 나 역시도 이번 식목일에도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하루를 보냈으니, 자연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지구는 환경 오염과 자연의 소실로 인해서 아파하고 있고, 그로인한 피해는 자연을 훼손한 우리에게 되돌아 오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과학의 발달로 인한 풍성함보다는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삶의 터전은 아닐까?
자연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은 현 사회를 이끌어가는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나갈 어린이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요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 오염과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동화와 학습 도서 등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솔잎 머리 내 친구 나무 아이>>는 판타지 동화로 나무와의 교류를 통해서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되새겨주는 따뜻한 동화이다.



아빠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뒤, 출판사에서 일을 하게 된 엄마가 퇴근이 늦어지자, 향이는 덕동마을 외갓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나지막한 산들이 폭 감싸 주고, 앞으로는 용계천 맑은 물이 흐르고, 마음을 감싸는 소나무 숲은 마을의 큰 자랑거리이다.
발바닥에 생겨난 티눈 때문에 사람들이 한 때 나무였다는 전설을 알게 된 향이는, 머리는 초록색 솔잎으로 뒤덮여 있는 나무 아이 솔이를 알게 된다. 솔이와 숨바꼭질을 하고, 도토리 팽이를 돌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지만, 열살이 되면 나무아이 솔이와의 추억을 잊게 되는 향이와 사람에게 상처를 받기 싫은 솔이는 한 때 친구였던 솔이의 엄마 송화와 키작은 나무가 나눈 우정을 통해서 진정한 친구의 의미를 배우게 된다.

"사람들은 우리가 한때 나무였던 걸 모조리 잊어 버렸지만, 우리 몸은 그걸 기억하고 있지. 그래서 움직이는 게 귀찮아질 때 다시 나무가 되고 싶어서 자꾸 뿌리를 만들려고 하잖아. 그게 바로 티눈이래." (본문 21p)

나무 아이와 덕동 마을의 소나무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자연이 주는 따뜻함과 포근함을 알게 된 향이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자연’이라는 소중한 친구를 얻게 되었다.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덕동마을을 배경으로 한 따뜻함과 순수함이 느껴지는 <<나무아이>>는 나무와 이야기하며 추억을 만드는 향이를 통해서 자연스레 자연을 생각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엄마, 근데 이 소나무를 보니까 기분이 이사해. 뭔가 자꾸 생각날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누가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향이도 그래? 엄마도 이 숲에 들어오면 늘 그래. 자꾸 그리운 느낌이 들어. 꼭 어릴 때 같이 놀던 친구가 저 소나무 뒤에서 금세 나타날 것처럼." (본문 105p)

이 마음은 자연 속에서 누구나 느끼는 그리움, 포근함, 설레임이 아닐까? 자연은 우리의 가장 소중한 친구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사진출처: ’솔잎 머리 내 친구 나무 아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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