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독일인의 사랑 ㅣ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31
막스 뮐러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1월
평점 :
학창시절 나름대로 책을 많이 읽어봤다고 자부함에도 불구하고 막스 뮐러의 단 하나뿐인 작품 <<독일인의 사랑>>은 처음 읽어보았다. 막스 뮐러는 소설가로서보다는 종교학, 동양학, 비교언어학의 세계적 권위자로 더 큰 이름을 남긴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유일한 소설인 <독일인의 사랑>이 사랑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고전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이 작품은 두 남녀의 고귀한 사랑을 시와 같은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하고 있는데 사랑의 본질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두 주인공은 종교, 사랑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종교학의 권위자였던 막스 뮐러의 사상이 가미되어 있다. 특히 사랑에 대한 이야기나 주인공의 심리를 보여주기 위해서 시 전문을 이용하기도 했으며, 아름다운 단어를 사용하여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독일인의 사랑>에 대해서 ’시처럼 음악처럼 아름다운 언어로 사랑의 본질을 말하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은 첫 번째부터 마지막 회상까지 총 8편의 회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인공 ’나’가 어린시절의 회상을 통해서 ’마리아’와 만나게 되고, 사랑하고 그리고 헤어지게 되는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를 각 장마다 다른 느낌으로 전달하고 있다. 8편의 회상 속에서는 무지개와 같은 다른 빛깔을 보여주고 있다해도 좋을 듯 싶다.
첫 번째 회상은 어린 시절의 이야기로 이야기로 교회에 대한 아늑한 기억을 표현하고 있으며,
두 번째 회상에서는 교회보다 더 크고 탑도 많은 웅정한 건물에 대한 기억을 쏟아내고 있다. 결코 들어가보지 못한 곳이었던 그 곳에 아버지와 함께 처음 가보게 되었던 기억과 늘씬한 자태의 아름다운 후작 부인에게 어머니에게 하듯 입을 맞추었다가 호되게 혼이 났던 기억으로 ’낯선 타인’의 존재를 배우면서 더 이상 아이가 될 수 없었던 슬픈 기억이 담겨져 있다.
세 번째 회상은 ’내 것과 남의 것’에 대해 알지 못했던 ’나’가 사건을 통해서 알아가고, 늘 아팠던 마리아와의 첫번째 기억을 담아내고 있다.
"이 반지를 나한테 주고 싶다면 그냥 네가 간직하는 게 좋겠어. 네 것은 곧 내 것이니까." (본문 36p)
네 번째 회상에서는 성인이 된 주인공과 마리아가 다시 재회하면서 시와 인생의 철학에 대해 공유하게 된다.
다섯 번째 회상은 주인공 ’나’의 아름다운 인생의 시작이 되는 과정이다. 마리아에 대한 감성이 시작되는 순간이라 할 수 있는데, 종교학을 전문가였던 저자의 사상이 많이 내포되어 있다고 해도 좋을 듯 싶다. 책이나 시의 구절이 많이 인용되어 있기도 하고, 비유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글을 아름답게 치장하고 있어, 사랑이 시작되는 단계가 환상적인 느낌으로 전해지게 된다. 특히 주인공 나의 심리는 ’파묻힌 생명’의 시 전문을 수록함으로써 보여주고 있어, 아름다운 언어로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이해하게 된다.
여섯 번째 회상은 사랑의 시련이 시작되고 있는데, 병약한 마리아를 위해서 의사로부터 이별을 권위받게 된다.
일곱 번째 회상에서는 주인공 ’나’가 마리아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고 마리아에게 고백하게 되는 부분이다.
"마리아! 이 아름다운 순간에 내 온 사랑을 있는 그대로 고백할 수 있게 해 줘. 초현실적인 힘을 이렇게 가까이 느끼는 지금, 그 무엇도 갈라놓지 못하도록 우리의 영혼을 하나로 맺기로 해. 사랑이 무엇이든 간에, 마리아, 난 널 사랑해. 나는 지금 느끼고 있어. 마리아, 너는 나의 것이야. 왜냐하면 나는 네 것이니까." (본문 119p, 121p)

마지막 회상은 사랑은 신분, 종교로도 막을 수 없음을 깨닫는 주인공은 통해서, 독자들에게 사랑에 대한 본질을 되묻는 부분이기도 하다. 친구로서 ’나’를 사랑하려는 마리아와 세상의 편견과 신분을 넘어서 함께하려는 주인공 ’나’는 함께 토론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을 통해서 사랑을 완성해나가고 있다. <독일인의 사랑>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조건과 쉽게 사랑하고 헤어지는 현대인들이 꼭 읽어봐야 할 작품은 아닌가 싶다. 흔히 로맨스 소설에서 볼 수 있는 불타오르는 열정이 없이도 이 소설은 충분히 사랑에 대한 감정이 충만하게 표현되고 있다.
첫 번째 회상에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나의 것과 네 것을 모르던 어린 시절부터 나의 것과 네 것을 알아가고, 또 나의 것과 네 것이 하나가 되어가는 사랑의 과정이 아름다운 시와 언어로 표현되고 있다.
청소년들은 이 작품을 통해서 타인을 만나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이나 어떤 모습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인가를 알아 가게 된다.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은 고전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작품의 본질을 고스란히 살리면서 청소년들이 쉽게 읽고 소화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특히, 작품 ’제대로 읽기’를 통해서 작품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는데 고전이 가지고 있는 본디의 의미를 파악하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구성이라 할 수 있다.
많은 고전들이 그러하겠지만, 끊임없이 타인을 만나고 사랑하는 우리의 삶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알아가게 되는 이 작품 <독일인의 사랑>은 청소년들이 꼭 읽어봐야 할 작품은 아닌가 싶다.
(사진출처: ’독일인의 사랑’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