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짝꿍은 외계인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1
정영애 지음, 최민오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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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병우를 보면서 어린시절 저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구정 초등학교 2학년 학생 187명 중 제일 작은 병우만큼은 아니지만, 60명이 넘는 우리 반에서 늘 1~5번 중 하나는 맡곤 했으니 말입니다. 그 때는 키 작다고 놀리는 친구들도 별로 없었는데 키가 작아 늘 앞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왜이리 싫었는지 모릅니다. 어쩌면 친구들이 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나 스스로가 나 자신을 외면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성인이 되었지만 작은 키에 대한 컴플렉스는 극복하지 못한 채, 여전히 남아있답니다.
다행이도 큰 아이는 아빠를 닮아서 키가 큰데, 작은 녀석은 엄마인 저를 닮았는지 키가 크지 않습니다. 올해 초등학교를 입학했는데, 키 번호가 6번이라네요.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정작 엄마인 저는 아이가 키가 작아서 걱정하고, 병우처럼 놀림을 받을까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이제 아이도 자라면서 병우처럼 고민을 하게 되겠죠? 병우의 이야기가 아이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학년 중 제일 작은 병우는 ’도토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병우는 작은 키 때문에 고민이 많지만, 다른 사람들은 병우의 이런 마음을 몰라주줍니다. 작년 소풍때는 선생님께서 턱밑에 있는 병우를 못 보시고 병우가 안 왔다고 걱정을 하셨습니다. 선생님은 웃으셨지만 병우는 마음속으로 울었지요. 그 뿐인가요? 놀이를 하려고 편을 가를 때마다 언제나 병우는 마지막으로 남습니다. 키가 작은 병우는 달리기도 못할 거고, 힘도 약할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죠. 병원에서는 성장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키가 클 거라고 하지만 병우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병우는 비행기처럼 빨리 달리는 고속열차를 운전하는 기관사가 되는 게 꿈이지만, 키가 작아 커다란 고속열차를 운전할 자신이 없어졌어요. 병우는 기관사가 되려는 꿈마저 그만둡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병우는 빨간 막대 손잡이가 네 개나 달린 손바닥만한 작은 냄비를 발견하고 엄마를 졸라 갖게 되었어요. 그런데 알고보니 그건 냄비가 아니라 ’치카포카치카포카무무모모’라는 별에서 떨어진 우주선이었고, 우주선에는 ’팅팅호이호이’라는 외계인이 타고 있었어요. 병우는 그렇게 팅팅호이호이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팅팅호이호이틑 냄비 우주선 위에 떨어진 중요한 기계를 잃어버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병우는 냄비 꼭지처럼 생긴 그 기계를 꼭 찾아주겠다고 약속하죠.
이제 병우에게는 비밀이 생겼습니다. 두려움때문에 다른 지구인들을 만나기 싫어하는 팅팅호이호이가 들키지 않게 조심해야했기 때문이죠.
엄마보다 병우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해주고, 선생님보다 더 많이 신기한 것을 가르쳐주는 팅팅호이호이가 있어 병우는 신이납니다. 
팅팅호이호이는 가 작아서 축구 시합에 빠지려는 병우를 작은 키를 이용해서 재빨리 공을 빼앗을 수 있도록 가르쳐줍니다. 팅팅호이호이와의 연습으로 병우는 친구들에게 인기를 얻게 되죠. 병우는 팅팅호이호이가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항상 옆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하늘을 보며 가족을 그리워하는 팅팅호이호이를 위해서 냄비꼭지를 찾으러 냄비 장수 할아버지를 찾아갑니다.



체육시간에 축구 시합을 한다는 소식에 아이들은 병우의 팔을 하나씩 잡고 양쪽에서 잡아당깁니다. 이제 편가르기에서 병우는 끝까지 남지 않게 되었어요. 외톨이가 되어 늘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있던 병우는 팅팅호이호이 덕분에 친구들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키는 살아가는 데 큰 문제가 되지 않아!"
"문제가 왜 안 돼? 내 키가 작다고 아이들이 같이 놀아 주지도 않는걸......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내릴 수도 없고.."
"넌 키도 작지만 마음도 작구나. 키가 작다고 노래를 못 부르니?"
"아니?"
"키가 작다고 눈물이 나지 않니?"
"아니."
"그것 봐. 문제가 되지 않잖아!" (본문 61p)

주인공 병우는 저자의 제자로 실제 인물이라고 합니다. 키가 작아 고민인 병우의 고백을 듣고 ’팅팅호이호이’를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우리가 상상하고, 어느 별엔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외계인을 소재로 함으로써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팅팅호이호이를 통해서 작은 키로 힘들어하던 병우가 컴플렉스를 극복해가는 과정은, 어린이들에게 단점은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누구나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병우처럼 작은 키가 컴플렉스일 수 있고, 어떤 친구는 큰 키가 컴플렉스일 수도 있어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컴플렉스는 ’단점’이기 보다는 극복을 통해서 ’장점’으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병우가 작은 키를 이용해서 키 큰 친구들보다 재빠르게 공을 가로챌 수 있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컴플렉스는 자신의 마음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랍니다. 위축되고 자신감을 잃거나, 친구들이 놀릴까봐 걱정하는 작은 마음을 벗어버리고, 당당하게 가슴을 쭉 펴보세요. 작았던 마음이 넓어지는 소리가 들릴 거예요.

<<내 짝꿍은 외계인>>은 자신감을 잃은 병우가 컴플렉스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통해서 어린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내면의 성장을 도와줍니다. 또한 늘 옆에 두고 싶었던 팅팅호이호이를 위해서 욕심을 버리고 친구를 놓아주는 병우를 통해서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준답니다. 병우는 자신의 마음을 잘 알아주지 않는 엄마보다 팅팅호이호이가 더 좋았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은 자신의 고민을 들어주는 ’엄마 아빠’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어른들은 동화를 통해서 배워갑니다. 판타지를 가미한 이 동화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보듬어줄 수 있는 따뜻함을 가지고 있어요. 그 따뜻함으로 어린이들의 마음도 한 뼘 더 자라게 될 듯 싶네요.



(사진출처: ’내 짝꿍은 외계인’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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