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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 집안의 형제들 2 ㅣ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9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서상범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0년 11월
평점 :
[카라마조프 집안의 형제들]은 도스토옙스키의 생애 마지막 작품이자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돈과 애욕에 얽힌 비운의 가족을 통해서 인간의 본성을 파헤치는 작품인데, 19세기 문학의 정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카라마조프 집안의 형제들]에서는 평생을 탐욕에 사로잡혀 살다가 죽음을 당하는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와 그의 세 아이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데, 2권에서는 난폭하고 방탕한 삶을 살다가, 결국 살의를 가진 자신도 죄인이나 다름없음을 깨닫게 되는 큰 아들 드미트리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드미트리는 극단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 탐욕과 극단적인 사랑과 살기를 드러내는 인물이지만, 반면 그루센카를 사랑하는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나약함과 선한 인간의 본성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드미트리를 통해서 우리는 스스로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필 수 있는 성찰의 기회를 갖게 되리라.
표도르 파블로비치의 세 번째 아들 알렉세이는 조시마 신부 신봉하는 독실한 신자로서,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지만, 죽은 조시마 신부의 시신에서 썩는 냄새가 난다는 입에 담기도 힘든 이야기로 인해 고통을 받게 된다. 조시마 신부는 위대한 성자의 반열에 들어도 손색 없다고 생각하는 두터운 믿음을 가졌기 때문에, 복잡한 심정으로 조시마 신부와의 아픈 이별을 하게 된다.
그러나 곧, 속세에 머물라고 명령한 조시마 신부의 유언을 따라 수도원을 떠나게 된다.
밤년, 디미트리와 표도르 파블로비치는 아버지와 유산 외에는 그루센카를 사이에 둔 애정 다툼을 벌이게 되고, 드미트리는 그루센카와 도망을 가기 위해서 약혼자인 카테리나의 돈을 갚기 위해 돈을 빌리러 다닌다.
돈이라면 사족을 쓰지 못했던 그루센카는 오년 전 자신을 버린 옛 남자가 자신을 찾으러 오자, 자신을 농락하고 버린 남자를 한시도 사랑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음을 깨닫게 되고, 드미트리의 눈을 피해 사랑을 찾아 떠나게 된다.
그루센카를 찾아 나선 드미트리와 진정한 사랑은 드미트리였음을 알게 된 그루센카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지만, 드미트리는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를 받게 된다.
평소 아버지의 대한 살의를 품고 다녔으며, 그루센카 때문에 돈이 궁해서 빌리러 다녔던 그의 행적에 따라 드미트리는 살해 혐의를 벗어날 수 없었다. 드미트리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지만, 며칠 동안 보여주었던 그의 행적과 그동안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떠벌리고 다녔던 아버지에 대한 그의 증오는 아버지를 살해한 명백한 증거로 남게 된다.
"나, 드미트리는 고결한 사람입니다. 비열한 짓거리를 수없이 저지르긴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선 한없이 고결함을 갈망해 왔다 이겁니다. 내가 숱하게 방항하며 평생 추잡한 짓을 해 온 이유는 더 위대한 고결함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 모두 그렇지 않습니까? 아니, 나 혼자만 유별났던 건가요?" (본문 207p)
표도르 파블로비치의 살해사건은 범인을 추적하는 긴장감 넘치는 추리소설과 같은 형식을 통해서 인간의 내면에 감추어진 선과 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선과 악의 중심에선 인간의 내면을 극도의 긴장감을 통해서 해부하고 있는데, 2권에는 비열한 짓을 서슴치 않는 드미트리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고결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드미트리와 표도르 파블로비치를 유혹하고 재물에 대한 탐욕을 가진 악녀의 의미지를 가진 구르센카가 오 년동안 한결같이 한 남자를 사랑하는 순수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부자와 형제 그리고 연인간의 갈등 즉 인간과 인간의 갈등을 묘사함과 동시에, 물질에 대한 탐욕을 가진 인간의 갈등을 묘사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추악한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도록 한다.
탐욕과 갈등이 빚어낸 살인이라는 잔인함과 악한 본성을 드러내게 되는 인간의 내면을 통해서 탐욕이 주는 그릇됨을 살인범이라는 결말로 드러내게 되지만, 결국 인간 내면에는 악함 이외에도 선함을 공존하고 있음을 드미트리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2권에서는 드미트리에게 불리하게 작용되는 상황으로 아버지를 살해한 누명을 쓰고 예심을 시작하면서 막을 내린다. 돈을 빌리러 다니면서 아버지를 찾아가게 되고, 어느 순간 많은 돈을 소유하게 되고, 드미트리의 손과 옷에는 피가 범벅이 된 상황 속에서 독자들은 추리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긴박한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탐욕과 갈등이 빚어진 이 살인 사건의 진범은 누구일까?
드리트리는 자신의 주장처럼 내면에 고결함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잔인한 본성을 가진 악한 인물이었을까?
"여러분, 나는 날마다 어제보다 나아질 것을 다짐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러면서도 한결가팅 추잡한 짓만 저질렀죠. 나 같은 놈들은 운명의 가혹한 심판을 받아야 된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올가미로 꽁꽁 묶어 놓고 혼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게 해야한다는 것을요. 온 세상 사람들이 내게 살인자라고 손가락질해도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나는 고통받고 싶습니다. 그 통을 통해 정화될 테니까요!
한 번만 더 내 얘기를 들어 주십시오. 나는 내 아버지의 피에 대해선 무죄입니다. 처벌을 달게 받겠다는 것은 아버지를 진자 죽여서가 아니라, 죽이고 싶었고 어쩌면 정말 죽였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본문 272,273p)
농노제가 무너지고 자본주의가 도입되는 과도기에서 보여지는 시대의 모순을 도스토옙스키는 <<카마라조프 집안의 형제들>>을 통해서 재물에 대한 인간의 탐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시리즈의 특징인 ’제대로 읽기’는 도트토옙스키가 이 작품을 통해서 드러내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가를 하나하나 짚어냄으로써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이를 통해서 청소년들은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되짚어 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