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이 되라 - 운명을 바꾸는 창조의 기술
강신장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오리진(origin)이란, 스스로 처음인 자, 게임의 룰을 만드는 자, 새 판을 짜는 자, 원조(기원)가 되는 자. 그리하여 세상을 지배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창조하는 자, 그가 바로 오리진이다. (본문 12p)

창의력이 화두가 되었고, 너도나도 창의력을 키우고자 다양한 방법을 찾아 헤매곤 한다. 나처럼 아이들 키우는 부모들은 창의력있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서적을 통해서 그 방법을 터득하고자 한다. 그런데 저자는 아이러니하게도 "창의력은 ’키우는’게 아닙니다. 아니, 키울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가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기만’ 하면 됩니다." (본문 21p) 라고 말한다. 창의력은 잠재되어 있다는 말은 들어 알고 있지만,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기만’ 하면 된다는 저자의 말은 알아 듣기가 참 난해했다. 도대체 어떻게 창의력을 꺼내 쓴다는 말인가. 저자의 말처럼 나는 거저 먹으려했다가 ’열쇠’가 필요하다는 말에 금새 풀이 죽어버린다. "갇혀 있고, 숨겨져 있는 능력을 꺼내 쓰려면 ’열쇠’들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그 열쇠는 재미있고 놀라운 것을 보았을 때, 즉 필(feel) 받았을 때 비로소 살아 움직이는 ’감성의 열쇠’입니다." (본문 22p) 저자는 필 받는 사례들을 놓고 재미있는 생각들을 연습해야 숨겨진 창조력이 나온다고 말한다.
즉,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많이 사랑해보고, 많이 아파해보고, 많이 놀아본 사람이 훨씬 많은 창조거리를 갖고 있다는 말이다.

저자는 오리진이 되는 것에는 나이도, 학력도 필요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 ’창조’라는 말에서부터 나는 좌절부터 느낀다. CEO가 되어보겠다는 거창한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창조적인 생각이 필요할 때는 살아가는 동안 여러 번 접하게 되고, 그때마다 ’창조’라는 문구에서 좌절은 하는 것은 비단 나뿐만은 아니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읽기만 해도 영감이 솟아오른다!" 책 소개 문구에 혹하지 않은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본다. 이 책은 나처럼 창조 앞에 좌절하는 사람이나 앞으로 세상을 뒤흔들 창조적인 물건을 창출하고 싶은 열의가 가득한 사람 즉, 이 책은 0~99도의 온도를 가진 이들에게 끓는 물이 되기위한 나머지의 온도를 채워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삼성경제연구소 지식경영실장이라는 자리에 있으면서 그리고 SERI CEO를 운영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국내외의 다양한 사례를 들어 흥미롭게 저술하고 있다.
이 책은 창조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의 마음 속에 잠재되어 있는 창조적인 생각을 끌어내는 데 필요한 ’영감의 열쇠’를 이야기함으로써, 누구나 가지고 있는 창조의 본능을 꺼내도록 유도한다.
경영자로서 현장에서 느끼고 배운 생생한 체험담과 다양한 창조사례의 이야기는 ’창조’라는 어려운 분야를 조금은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묵직하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창조’라는 어려움에 대한 시각을 바꾸어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High Love 목숨 걸로 사랑하다
High Pain & Joy 고통을 모르면 그를 기쁘게 할 수 없다
High Time & Place 창조의 목적지, 새로운 시공간을 선사하라
High Mix 뒤집고 섞어야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High Concept 컨셉이 없으면 창조도 없다
High Touch 내가 먼저 주면, 그가 내것이 된다
High Soul 마음의 벽을 깨라
High Story 예상을 깨는 이야기를 만들어라
High Slow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위대한 느림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사랑해야 하며, 창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아픔을 들여다보는 힘과 기쁨을 보태는 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물걸레질을 해야만 하는 주부들의 아픔을 보았기에 창조되었던 한경희의 스팀청소기, 딱딱한 껌에 대한 아픔을 본 롯데 필츠껌, 그리고 고객의 불안을 보았던 현대자동차의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이 그 예이다. 관점의 변화로 보여주었던 일본의 아오리 합격사과와 오토코마에 두부(남자+두부)는 예상을 뛰어넘는 엉뚱한 것과의 융합을 통해서 새로움을 창조했다. 사람들이 좋아하고 공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어 먼저 주는 ’하이터치’로 소변기 앞에 조그만 축구골대를 세워놓음으로 해서 새로움을 창조하였으며, 세계 최초이자 유일의 바다에 뜨는 ’플로팅 토크’ 기술을 보유한 삼성중공업은 역발상의 쾌재이다.

새로운 영감을 찾는 것은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하는 것이고,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여준 9가지의 영감의 열쇠들은 자신이 가진 창조적인 능력을 끄집어 낼 수 있는 불씨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 9가지 방법을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꿈’이며 ’목표’가 아닌가 싶다. 목표가 있어야 이 열쇠는 드디어 잠겨진 창조의 문을 열게 할 수 있으며, 절실함과 애절함을 발휘하게 된다. 저자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즐겁게 미쳐라, 올인을 통해서 목표를 향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리처드 브랜슨은 "우리는 모두 빛나도록 창조되었다." (본문 261p) 라고 말했으며, 누구나 창조에 대한 열망이 있다면 빛날 수 있다(고 한다). 오리진이 된다는 것은 꿈을 향한 목표와 열망 그리고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자에게는 항상 열려있다. 이 책은 CEO를 꿈꾸는 자들을 위한 책이 결코 아니다. 내 안에 숨어 있는 꿈과 열정을 끄집어내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창조적인 능력을 키워냄으로써 정해진 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는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
오리진이 되는 길 혹은 꿈을 향해가는 길에는 정답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그 길을 걸어갔던 경험과 사례들은 분명 도움이 된다. 이 책은 정답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인생의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보여줌으로써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겨져있다고 해야할 것이다. 

운명은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꿈과 열정을 저자가 알려준 '영감의 열쇠'로 끄집어 냈을 때 비로소 바꿀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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