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를 위한 경제학 이야기 - 아빠와 함께 풀어가는 경제학 길라잡이 주니어김영사 청소년교양 9
앙드레 푸르상 지음, 김주경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경제학은 매우 건조하고 지루하며, 어려운 학문이라는 인식이 많다. 나 역시도 경제학에 대한 이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접하면서 굉장히 난해하고, 따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경제학은 삶이며, 우리의 삶 전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경제학자인 저자 앙드레 푸르상은 딸에게 경제 현상들에 관해, 더 일반적으로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 사이에 일어아는 사회적 현상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눈을 키워주기 위해서, 강점과 약점을 뚜렷하게 보여 주면서도 가장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혹은 그나마 오류가 가장 적다고 생각되는 분석들의 기초를 담아내고 있다.

아빠는 지금 네게 고리타분한 잔소리를 하고 있는 게 아니란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아빠가 잔소리를 한다고 해서 고분고분하게 듣고 있을 너도 아니잖니? 오히려 아빠에게 불평불만을 터뜨리고도 남을 테지. 아빠의 바람은 이런 거란다. 네가 좀 더 자유롭고 책임감 있는 시민이 되어서 네 판단과 사고의 원칙과 지표들을 제시하며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을 뿐이야. 만일 경제학이라는 학문적 진수로 너의 비판적 정신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줄 수만 있다면, 그리고 혼돈스럽긴 해도 매력적인 그 미래의 환경 속에서 네가 올바르게 자리 잡고 잘 처신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줄 수만 있다면, 이 아빠는 정말 대만족일 게다.(본문 17p)

이 책은 이렇듯 경제학자가 딸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청소년에 눈높이에 맞추어 아주 건조하긴 하지만 몹시 인간적이기도 한 경제학의 중요성과 실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학자들도 서로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많지만, 저자는 각기 다른 목적들을 가지고 있기에 각기 다른 이론을 가지고 있기에 다른 학문에는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극미 미미하게 존재하는 함정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경제학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풀어주고 있다.
화폐와 은행, 이자율과 금융시장, 경제성장과 고용, 케인스 혁명, 통화주의와 신고전주의, 신케인스학파, 실업과 경제활동, 결혼경제학, 범죄경제학 등의 이론을 저자는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대화체로 설명하고, ’예를 들어’ 설명함으로써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주고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경제학과 삶을 연관지어주는 부분은 딸을 위한 부모의 마음을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어, 경제학의 건조함을 말랑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경제학의 과거와 현재, 1970년대 초 인플레이션과 실업자의 증가에 따른 오류, 남편과 아내는 가정이라는 기업 안에서 가정의 재화와 용역을 만들어내는 생산요소라는 재미있는 결혼경제학 등 그동안 경제학을 다룬 책에서 엿볼 수 없었던 재미있는 부분이 수록되어 있어, 건조했던 경제학이 조금은 흥미로운 분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사회학, 정치학, 범죄학, 인류학, 심리학은 점점 더 경제학적 방법에서 많은 영감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서 사회적 현상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제학의 이해가 필요하게 되었다. <<십대를 위한 경제학 이야기>>는 난해한 경제학 개론을 설명하기 보다는 흐름을 거슬러 올라감으로써 분명하고 이해하기 쉽고, 경제학을 이해할 수 있는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아늑하고 편안한 곳에서 마주 앉아서 나누는 대화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감의 파장이 생겨나길 바랐던 저자의 마음이 독자들에게 잘 어필이 된 듯 싶다. 아빠와 경제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중요한 문제들을 대화하듯 풀어나가는 이 책은 프랑스 비소설부문 장기베스트설레에 올랐던 명저답게 삶 속에서 경제가 지니고 있는 근복적인 중요성을 잘 전달하고 있다.
<<십대를 위한 경제학 이야기>>는 경제학과 30년 이상을 씨름해 온 저자가 지금까지 연구해 온 지식들로부터 뽑아낸 경제학의 진수가 담뿍 담겨진 담백하면서도, 말랑한 경제학 도서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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