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씨 부부 이야기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1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 시공주니어 / 199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큰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이었고, 두 번째 이유는 재미있는 책 제목 때문이었습니다. 책 제목에 어울리는 표지의 코믹한 삽화는 더욱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엽기적이기까지 한 멍청씨 부부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유쾌했지만, 그 내면에는 고약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말로가 어찌되는지에 대해서 어린이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켜 주고 있습니다. 



텁수룩하니 수염을 기르고 다니는 멍청 씨는 몇 년 동안 세수를 한 적이 없어서, 마치 매니큐어를 바를 때 쓰는 솔처럼 뻣뻣하게 삐죽삐죽 돋아난 수염에는 구역질나는 음식들의 찌꺼기가 다닥다닥 달라붙어 있습니다.
멍청 씨 부인은 강아지나 고양이나 어린아이들을 언제든지 후려칠 수 있도록 오른손에 늘 지팡이를 들고 다니고, 항상 엉뚱한 쪽으로 향하고 있는 유리로 만든 의안을 끼고 있답니다.
멍청 씨 부인은 젋었을 때는 괜찮게 생긴 얼굴이었는데, 못된 생각만 하다보니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추하게 변해 버렸어요.

어떤 사람이 못된 생각만 하면 그 마음이 얼굴에 나타나게 마련이다. 더욱이 일 주일 내내, 일 년 내내, 매일매일 못된 생각만 하고 있으면 얼굴이 추하게 되어 드디어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마음을 곱게 쓰는 사람치고 못생긴 사람은 없다. 비록 매부리코에, 뻐드렁니에, 비뚤어진 입에, 살이 쪄 턱이 두 개나 된다고 해도, 마음을 곱게 쓰면 그 마음씨가 환한 햇살처럼 얼굴에 나타나 늘 아름답게 보이는 법이다.
(본문 21,22p)



멍청 씨 부부는 서로를 골려주곤 하는데, 멍청 씨가 마시는 맥주컵에 의안을 넣어두거나 멍청 씨 부인의 침대에 개구리를 넣어두기도 하고, 스파게티에 지렁이를 넣어두는 등 심한 장난을 치곤 합니다. 한번은 멍청 씨가 멍청 씨 부인 몰래 지팡이 끝에 나무 조각을 하나씩 하나씩 붙어 놓아 짜부증에 걸렸다며 부인을 심하게 놀리기도 했어요.
이 부부는 서로에게만 고약한 짓거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기르는 발라당 쿵 원숭이 가족들과 날아다니는 새들에게도 고약한 짓을 한답니다. 원숭이 가족들에게는 하루종일 물구나무를 서게 하고, 나뭇가지마다 찰거머리 표 본드를 잔뜩 발라 놓고 새들을 잡아 들새 파이 요리를 만들곤 한답니다.



이런 고약하고 못된 멍청 씨 부부는 아프리카에서 영국으로 여행을 온 알록달록이 새가 등장하면서 막을 내리게 된답니다.
발라당 쿵 원숭이는 알록달록이에게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지 못하도록 귀띔을 해주었고, 새장 열쇠를 가져와 우리에서 나올 수 있게 된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그동안 자신들을 괴롭혔던 멍청 씨 부부에게 그들이 당했던 것처럼 호된 벌을 내린답니다.

고약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은 친구가 없이 늘 외롭습니다. 그뿐인가요? 나중에는 똑같은 벌을 받게 되고 얼굴도 흉직하게 변하고 만답니다. 예쁜 얼굴이 갖고 싶다면 예쁜 마음을 가져보세요. 예쁜 마음은 얼굴까지도 예쁘게 보이게 한답니다. 자신이 저지른 악행은 두 배, 세 배가 되어 자신에게 다시 돌아온답니다. 
역시 ’로알드 달’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할 기막힌 상상력과 엽기적인 행동으로 유쾌함을 주고 있지만, 그 내면에 악한 마음이 주는 나쁜 결과를 어린이들에게 임팩트있게 전달하고 있답니다.
유쾌함 속에 유익함이 더해진 <<멍청씨 부부 이야기>>는 누구나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이랍니다.
 

(사진출처: '멍청씨 부부 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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