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비밀
우르술라 포차스키 지음, 이두나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큰 아이는 열세 살 소녀이다. 잘생긴 남자 연예인에 열광하고, 친구들과의 패거리가 형성되고, 친구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는 것이 잇슈가 되는 이제 막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나이가 되었다. 그리고 엄마인 나에게도 조금씩 비밀이 생기는 것 같다. 어떤 비밀일까?
베스트셀러 <<비밀일기>>의 소년판이라는 문구도 이 책에 대한 호감을 갖게 했지만, 사실 나는 이 표지의 삽화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일러스트에 이끌려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결국에는 주인공 니나가 더 마음에 들어버렸다.
자신의 마음에 담긴 말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니나의 속마음이 드러난 문구가 참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그 문구들은,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한 니나의 세심함일 수도 있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니나의 소심함일 수도 있지만 그런 니나의 모습이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열세 살 소녀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니나의 인생은 아빠 엄마의 이혼으로 인해 안 풀리기 시작했다. 아빠가 금발 머리 개구리와 결혼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공동셋집으로 이사를 하게 된 니나는 처음부터 싫은 것 투성이었다.
침대와 옷장으로 더 이상의 나머지 공간이란 없는 정말 작은 방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옆 방에는 향을 피워 쾨쾨한 냄새를 풍기는 라잔 아저씨가 살고 있다. 더욱이 일주일에 두 번 해야하는 화장실 욕실 청소당번이라니??!!
정작 니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자신의 베프인 비키의 남자친구 시몬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몬과 비키의 다정한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날 것 같고, 시몬과 조금이라도 가까이 있게 되면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이 뛰는 니나는 친구 비키를 아프게 할 수 없다는 생각에 혼자 짝사랑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낸다.
그런 니나를 위해서 비키는 소개팅을 시켜주게 되고, 소개팅이 싫었던 니나는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거짓말을 하게 된다.
안 풀리는 니나의 일생은 공동셋집의 주인인 엄마 친구 이자벨 아줌마의 아들 꼬맹이 디에고가 아빠와 살던 바르셀로나를 떠나 이 집으로 오면서 바뀌게 된다.

니나는 아빠가 엄마를 버리고 개구리와 결혼한 것에 대해 화가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가족이 함께 살던 집에서 공동셋집에 살아야 하고, 짝사랑을 하는 니나는 힘겨워 보였다. 짝사랑으로 힘들어하는 보조 요리사인 레나 아저씨와 알게 되고, 디에고와 만나면서 니나는 조금씩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게 된다. 

"아빠가 유감스럽게 여긴다니 마음이 좀 놓이네요. 그렇다면 분명 크라우디아 아줌마도 유감이라고 생각할 테죠. 그런데 참 이상해요. 모두 다 유감스러운 일인데 아무도 그 일을 막을 생각은 없어 보였으니 말이죠."

"언젠가 너도 우리를 이해하는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네가 나랑 클라우디아한테 화가 나 있다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그렇지만 니나, 들어봐라. 사람이 살다보면 어느 날 알게 된단다. 세상의 모든 일이 처음 마음먹은 그대로 풀리기만 하는 건 아니라고 말이야. 어느 날은 사랑에 빠지지만, 또 어느 날은 그 사랑이 식어버리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야. 그건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란다."
(본문 90,91p)

니나가 열네 살이 되던 날 적혀있던 플래카드에 적혀있던 <니나의 열네 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모든 게 잘 될 거야’ 파티> 문구처럼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니나는 행복을 찾게 된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친구와 가족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니나는 공동셋집으로 이사오면서 알게 되었다.
가정의 불화, 우정 그리고 사랑으로 힘겨웠던 니나는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열세 살 소녀들의 마음을 대면하면서 "모든 게 잘될 거야’라는 말로 다독이고 있다. 
친구를 위해서 가슴 앓이를 하는 니나의 마음, 엄마를 위해서 씩씩한 척 애쓰는 니나의 마음이 참으로 예쁘다. 불행하다 생각했지만, 괜찮은 거 같다고 생각하며 점점 행복으로 가는 니나의 모습처럼, 우리 열세 살의 모든 어린이들이 ’모든 게 잘 될 거야’라는 마음을 가졌으면 싶다.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하게 시작되고, 유쾌하게 막을 내리는 정말 재미있는 동화책이다. 비밀이 생기는 내 딸에게 니나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사진출처: ’말할 수 없는 비밀’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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