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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버리기 연습 ㅣ 생각 버리기 연습 1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유윤한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내 두뇌는 쉴새없이 생각하고 있다. 이른바 ’잡념’이다. 무엇에 집중하지 못한 채 업무 중에도, 혹은 대화 중에도 나는 수만가지 잡념으로 제대로 집중을 못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내 의식에서 일어나는 ’생각’은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제멋대로이고, 내가 하려는 일까지 방해하고 있어, 이 쓸데없는 잡념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했다.
’이번엔 정말 생각을 멈추자’ 하고 생각해 보아도, 또 다른 생각이 더 늘어날 뿐이다. 아무리 머리로 생각을 멈춰야 한다고 결심해도, 실제로 ’생각 버리기 연습’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실행하기란 어렵다. (본문 6,7p)
이 책에서는 오감을 갈고 닦아 실제적인 감각을 강화하여 생각 버리기 훈련법을 제안하고 있는데, 평상시에 눈, 귀, 코, 혀 몸의 오감에 집중하며 생활하는 훈련을 하다 보면, 생각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생각이 오감 훈련을 통해서 조정할 수 있다는 자체가 조금 엉뚱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럴 수도 있구나~!! 라는 공감을 갖게 되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자극을 원하는 마음이 뇌에 자극을 주어 제멋대로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다는 젊은 스님이 말하는 휴뇌법 훈련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감으로 느끼면서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린다면, 좀더 명철하고, 좀더 총명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이가 들면서 점점 생각이 흐릿해지고, 두뇌 회전이 무뎌진다고 생각했던 것은 나이와 상관없이 더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은 아닌가 짐작해본다.
우리의 의식, 즉 마음은 아주 빠른 속도로 계속 움직인다. 마음은 미세한 단위로만 측정할 수 있는 초고속으로 이동하며 정보 처리를 한다. 그리고 정말 짧은 순간에 시신경으로 가서 ’보는’행위를 하거나, 청신경에 가서 ’듣는’ 행위를 한다. 정말 짧은 한 순간에 ’듣다→보다→듣다→생각하다→듣다→보다→듣다’와 같은 정보처리가 행해진다. 원래는 듣기만 할 작정이었는데, 어느새 관계없는 정보들이 마음에 뒤섞여 들어온다. (본문 15p)
우리는 눈,귀,코,혀와 같은 신체의 일부분이나 의식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데, 이런 정보와 자극에 반응하는 마음의 충동 에너지 중에 가장 큰 세 가지가 탐욕, 분노, 어리석음이라고 한다. 우리 마음은 새로운 자극을 얻기 위해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몰고 가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는 ’생각병’을 가지고 있어, 생활 전반을 새로운 눈으로 보며 의식의 센서를 단련시키면, 오감에 입력되는 데이터를 제대로 깨달을 수 있기 때문에 짜증이나 불안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을 <몸과 마음을 조종하는 법>을 통해서 다루어주고 있다.
몸과 마음을 조종하는 법 - 짜증과 불안을 없애는 연습
1. 말하기
말하는 법의 기초는 자기 목소리 관찰에서부터 오는데, 중요한 것은 ’천천히 얘기해야지’ 라든가, ’부드럽게 얘기해야지’ 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닦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자신의 목소리에 의식을 집중하기만 하면 된다.
2. 듣기
’듣는 것’에 집중함으로서 청각으로 들어오는 자극과 번뇌를 조절하고 쓸데없는 생각을 멈추는 연습을 일러준다.
평소에도 소리가 강한 자극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도록 늘 마음가짐을 돌아봐야 하는데, 탐욕도 분노도 자극하지 않는 중립적인 소리를 무시하지 말고 귀 기울이는 연습이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상대가 자신을 희생양 삼아 쾌락을 얻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망상에서 생겨난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대의 말소리라는 정보에 의식을 집중시키면, 상대로 실제로 느끼고 있는 것이 고통임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상대가 나를 괴롭히고 있다는 망상을 멈추고 자비심에 가까운 부드러움 마음을 가지게 된다. (본문 89p)
3. 보기
자극적인 영상에 익숙해져, 자연의 풍경이나 늘 만나는 사람의 얼굴 표정과 같은 담담한 자극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에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눈을 완전히 감는 방법과 눈을 반쯤 감아 시야를 좁히는 2가지 방법을 통해서 무언가를 보는 데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전부 혹은 반쯤 정지시키면 집중력이 그만큼 더 강해진다.
4. 쓰기와 읽기
인터넷과 전자 메일의 출연이 다른 사람에게 받아들여지고 싶은 욕구를 만들고, 그 욕구가 고통을 부르고 있기에 정직하게 자기감정이 흘러가는 모습을 기록하게 되는 일기를 씀으로 해서, 분노를 품은 자신의 감정 상태를 기록하다보면 자신이 어떤 감정의 흐름을 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
5. 먹기
6. 버리기
물건을 버리고 싶어 하는 충동과 가지고 있는 것을 잃고 싶지 않다, 잃을까봐 두렵다는 생각에서 오는 집착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버리기 연습을 통해서 소유물을 줄이면 오히려 마음이 안정되고 마음속을 들여다보기가 더 쉬워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7. 접촉하기
8. 기르기
3장 <대담>에서는 이케가야 유우지라는 뇌과학자와 스님이 ’뇌와 마음의 신비로운 관계’에 대해 토론하는 내용을 담아냈다. 불교와 과학의 입장에 선 두 사람의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롭다.
코이케 스스로 밖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죠. 한 점에 집중하면아주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이케가야 다른 정보들을 차단하니 편안해지는군요. 그런데 편안한 본인은 좋겠지만, 생물로서도 과연 좋은 상태일까요?
코이케 저는 그런 안락함에도 의식을 집중해 사라지게 합니다. 그러면 안락함에 집착하지 않고, 아주 기분 좋은 상태 자체도 차단할 수가 있죠. 명상에서 생겨나는 ’거대한 행복감’조차 차단할 수 있다면, 일상의 불쾌감이나 쾌락 따위에는 전혀 흔들리지 않는 수준까지 마음이 자라게 되지요. 결국 여러 가지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조정하 룻 있게 된 것입니다.
이케가야 그것은 아주 좋습니다만, 조금 비틀어서 보자면, 명상은 현실도피가 아닐까요? (본문 240,241p)
사실 이 책속의 이야기들은 실천이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생각을 버린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이케가야와 코이케의 이야기를 주목했을 때, 이케가야의 이야기에 더 집중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는 불교적인 성향보다는 과학적인 이론에 우리가 더 익숙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무지해진다’라는 이야기처럼 우리는 생각을 비움으로써, 뇌와 마음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쓸데없는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적절하고 필요한 일을 생각함으로써 삶을 좀더 알차게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스님이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