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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알에서 나온 소녀 ㅣ 노란상상 그림책 5
제인 레이 글.그림, 김경연 옮김 / 노란상상 / 2010년 11월
평점 :
제목에서부터 신화적인 느낌이 떠오르는 그림책입니다. 그만큼 이야기 또한 몽환적인 느낌을 주고 있지만 그 속에는 우정, 친구라는 진실된 감정이 담겨져 있습니다. 알록달록 예쁜 색채로 담겨진 삽화는 유랑 극단이라는 이야기 배경과 잘 어우러져있으며, 삽화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재주많은 단원들의 독특한 인물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눈이 커다랗고 까만 고아 소년 아흐메드는 유랑 극단에서 극단 주인인 늙고 성질이 고약한 살렘 부인이 시키는 일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땔나무를 하고 물을 길어 오고, 마차를 청소하고 동물들의 먹이를 주기도 하고 빨래도 하고 음식을 하는 것이 아흐메드의 일이었어요. 고된 일 끝난 뒤에는 모닥불 옆에서 옹송그리고 누워 별들을 쳐다보며 잠이 들곤 했습니다.
어느 겨울 날, 아흐메드는 땔나무를 하러 숲에 갔다가 길 한가운데 놓인 금빛 알을 발견하고 극단으로 가져왔지만, 살렘 부인은 금빛 알을 낚아채 새장 속에 넣었습니다. 봄이 오자 알이 부화되면서 어여쁜 소녀가 나타났어요.
극단 사람들은 소녀에게 아우렐리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고, 소녀는 아침 해가 떠오를 때마다 노래를 불렀습니다.
살렘 부인은 소녀를 이용하여 돈을 벌어 들였고, 아우렐리아는 고운 비단 같은 깃털이 솟아나면서 점점 아름다워졌어요.
아흐메드는 밤마다 일을 끝낸 뒤 금빛 새장 옆에 가서 누워 아우렐리아와 함께 가민히 별을 쳐다보며 잠이 들었습니다.
여름이 되면서 아우렐리아는 불행해졌고, 아흐메드는 아우렐리아를 자유롭게 해주었습니다. 그 일로 아흐메드는 한층 더 심하게 일을 해야했습니다. 아우렐리아가 그리운 외로운 아흐메드는 매일 밤 꿈 속에서 아우렐리아가 전해 준 깃털을 모았고, 눈 오는 밤 아흐메드는 아우렐리아의 손을 잡고 검은 밤하늘 눈송이 사이로 날아올랐습니다.
성질이 고약한 살렘 부인이 시키는 일을 묵묵히 해왔던 아흐메드는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주었던 아우렐리아의 불행을 두고 볼 수 없어서 위험을 감수하고 아우렐리아를 자유롭게 해줍니다. 새장 속에 있는 아우렐리아와 새장 밖에 있는 아흐메드는 서로 다른 공간에 있지만, 자유롭지 못하다는 공통분모가 있었고 같은 밤하늘의 별을 쳐다보면서 서로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자신은 비록 자유롭지 못하지만 사랑하는 친구 아우렐리아의 불행이 마음 아팠던 아흐메드는 기꺼이 친구를 위해서 위험을 감수했고, 더 심한 고통도 감내할 용기를 가졌던 것입니다.
아우렐리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자신에게 사랑을 전해주었고, 자유를 주었던 아흐메드를 잊지 않았고 아흐메드와 함께하기 위해 매일 밤 깃털을 전해주었습니다.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고 사랑했던 마음이 있었기에 그들은 이제 같은 곳을 향해 날아갈 수 있는 자유를 얻었던 것입니다.
만약 아흐메드가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아우렐리아를 새장에서 꺼내주지 않았다면, 아흐메드 역시 영원히 자유롭지 못했을 것입니다. 자유롭지 못했던 자신의 불행을 알고 있기에 아흐메드는 아우렐리아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겠죠.
아흐메드와 아우렐리아의 이야기를 통해서 친구란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렬한 원색으로 그려진 극단의 모습과는 달리 아흐메드와 아우렐리아가 함께있는 배경은 은은한 파스텔 느낌으로 그려져 환상적인 느낌이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외롭고 지친 아흐메드의 표정이 아우렐리아와 함께하면서 웃음 가득 담긴 표정으로 변했습니다.
친구와 함께할 때 우리는 이렇게 행복한 표정이 되곤 합니다. 두 소년 소녀의 아름다운 우정처럼 우리 아이들도 친구를 이해하고, 친구를 위해 용기를 가질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사진출처: ’금빛 알에서 나온 소녀’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