꽥꽥 오리 날던 날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19
길해연 지음, 한상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케이블 TV에서 SBS <TV 동물농장> 재방송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사람들을 어느 집 담벼락으로 이끄는 길고양이 사건을 다룬 내용이었는데, 그 집 건물 배관에 빠진 고양이를 구하고자 하는 길고양이 덕분에 아기 고양이를 무사히 구출할 수 있었다. 동물들이 가지고 도덕심을 엿볼 수 내용이었고, 그 방송을 보면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기에, 이 동화책을 무심히 넘길 수 없었다.
<<꽥꽥 오리 날던 날>>은 SBS<TV 동물농장>의 생생한 실화를 동화로 재탄생시켜 그 감동을 다시금 전해준다. 텔레비전을 통해서 보았던 동물들이 느끼는 아픔, 슬픔, 상처들 그리고 그 상처를 극복하고 행복을 찾는 과정은 사람들을 뭉클하게 했고, 눈물 흘리게 했고 그 감동이 책 속에 묻어나서 다시금 뭉클해진다.

요즘은 애완동물이라는 말보다는 반려동물이라는 말로 가족처럼 대하며 사랑하지만, 아직도 함께했던 동물을 버리는 경우도 많다. 말을 하지 못할 뿐, 그들도 사랑과 아픔을 느끼고 있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이기적인 행동으로 그들에게 상처를 준다. 저자는 4년 전에 길에서 주워 온 개를 기르고 있다고 한다. 유기견이었던 몽이를 기르면서 느꼈던 사랑이 동화책 속에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는 듯, 동물들의 마음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추운 겨울 옥상을 떠나지 않는 고양이 사라는 추위와 배고픔에 새끼들을 잃은 옥상을 떠나지 않고 살아간다. 추위에 죽어가는 사라를 구해준 솔미 덕분에 사라는 빨간 스카프를 매고 마을의 우편배달부가 되어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지만, 결코 옥상을 떠나지 않는다. 사람들보다 더 끈끈한 부정을 보여준 사라에게 사랑을 베푸는 사람들이 있어 사라는 그렇게 상처를 치유해가고 있다.

아빠의 출장으로 이모네 집에 머물게 된 솔미는 이모가 데리고 온 유기견 쭈쭈를 이모가 기르던 강아지 뭉치네 가족이 괴롭히는 것을 지켜보게 된다. 솔미는 일부러 쭈쭈를 예뻐하며 뭉치네 가족을 왕따시키는 방법으로 뭉치네가 쭈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모네 마을에 강아지를 잡아가는 괴물이 나타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괴물은 다름 아닌 식용으로 키워졌던 누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식용으로 키워지면서 강아지의 내장을 먹으며 자랐던 누렁이는 탈출을 했고, 결국 괴물이 되어 사람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던 것이다. 누렁이에게 너무도 큰 죄를 진 것은 다름 아닌 사람이었는데, 누렁이는 사람에게 쫓기며 살아야 한다. 

휴게소에 버려진 뽀미는 주인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며 궂은 날에도 휴게소를 떠나지 않는다. 사랑받고 살았던 뽀미는 자신을 잃어버리고 슬퍼할 가족들을 생각하며 휴게소를 떠나지 않았지만, 그 가족들은 새로운 강아지를 기르며 뽀미의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이렇게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은 동물들도 있지만,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따르는 동물들도 있었다.
어미 오리가 버린 오리 알을 주워 부화시켜서 키워낸 승아는 오리들의 엄마이다. 승아는 솔미와 함께 야생 오리들이 날 수 있도록 훈련시키고, 오리들과 떨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을 애써 달래며 보내준다. 야생 오리들을 야생에 적응하도록 하기위해 밖에서 키우면서도 걱정이 되어 캠프도, 가족 여행도 포기했던 승아의 사랑을 오리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에 점점 살아갈 곳을 잃어버린 동물들이 사람들이 사는 곳까지 내려왔다가 위험을 처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고라니는 먹이를 찾아 내려왔다가 공사장에 갇히게 되고 사람들은 고라니를 돕기 위해 애쓴다. 사람에 의해 살 곳을 잃은 동물들을 위해서 솔미네 마을 사람들은 먹이통을 만들어 먹이를 채워주기로 한다.

"뭔가 얹힌 것처럼 가슴이 답답했는데 이제야 쑥욱 내려가는 것 같아요. 우리가 동물들의 땅을 빼앗아 쓰고 있으니 우리도 뭔가를 나눠 줘야지요. 작은 노력만으로도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 주자고요." (본문 136p)







이렇게 상처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솔미는 엄마를 잃은 아픔을 다독이고 있었다. 백구를 잃은 슬픔을 이겨낸 똘순이를 보면서 용기를 내는 솔미 아빠처럼 사람들은 동물들에게 사랑을 베풀면서 자신들이 받았던 상처도 함께 치유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동물들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사랑, 아픔, 슬픔을 느낄 줄 안다는 것을 기억해보자. 말을 하지 못할 뿐 우리와 같은 뜨거운 마음을 가진 그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면, 앞으로 <TV 동물농장>에서는 슬픔의 눈물보다는 행복의 눈물을 더 많이 흘리게 될 것이다. 솔미네 동네에서 보여준 동물들의 감동적인 사연들이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어 책을 읽는내내 참 행복했다.

(사진출처: ’꽥꽥 오리 날던 날’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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