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07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에게 <<프레드릭>>을 읽어주면서 나는 정말 편견이 심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프레드릭>>의 어린시절 많이 읽고 배웠던 <개미와 베짱이>의 이야기와 많이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주인공 프레드릭은 베짱이와 닮은 꼴입니다. 결말은 프레드릭은 배가 고파서 결국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끝나겠구나~!! 하고 나름 결말을 상상하면서 아이와 책을 읽었는데, 제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로 이끌어가고 있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결말을 통해서 내가 가진 뿌리깊은 편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그림책에서 또 한가지를 배워나갑니다. 틀에 박힌 고정관념과 잘못된 편견을 벗어버릴 수 있기에 저는 그림책을 사랑하는가 봅니다.


헛간과 곳간이 가까운 오래된 돌담에는 수다쟁이 들쥐 가족의 보금자리가 있습니다. 농부들이 이사를 가자 헛간은 버려지고 곳간은 텅 비었습니다. 겨울이 다가오자 작은 들쥐들은 옥수수와 나무 열매와 밀과 짚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들쥐들은 밤낮없이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프레드릭만 빼고 말입니다.
그림 속 프레드릭은 눈이 게슴치레 하여 마치 게으른 생쥐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런 프레드릭을 보고 들쥐들이 물었습니다.

"프레드릭, 넌 왜 일을 안 하니?"
"나도 일하고 있어. 난 춥고 어두운 겨울날들을 위해 햇살을 모으는 중이야."


프레드릭의 대답에도 불구하고 들쥐들은 프레드릭을 타박하지 않고 열심히 일합니다. 프레드릭은 친구들이 열심히 일을 하는데 왜 가만히 앉아만 있는 걸까요? 저는 프레드릭이 정말 게으른 들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날, 동그마니 앉아 풀밭을 내려다보는 프레드릭에게 들쥐들은 또다시 물었습니다.

"프레드릭, 지금은 뭐해?"
"색깔을 모으고 있어. 겨울엔 온통 잿빛이잖아."

"난 지금 이야기를 모으고 있어. 기나긴 겨울엔 얘깃거리가 동이 나잖아."


 

겨울이 되었고, 작은 들쥐 다섯 마리는 돌담 틈새로 난 구멍에서 모아놓은 음식을 먹으며 겨울을 보냈습니다. 
어느 덧, 나무 열매며 곡식 낟알들을 다 먹고, 짚도 다 떨어져 버리자 들쥐들은 누구하나 재잘되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프레드릭은 커다란 돌 위로 기억 올라가더니,

 

"눈을 감아 봐. 내가 너희들에게 햇살을 보내 줄게. 찬란한 금빛 햇살이 느껴지지 않니..."

프레드릭의 이야기에 네 마리 작은 들쥐들은 몸이 점점 따뜻해지는 것을 느껴졌어요. 프레드릭의 파란 덩굴꽃과 노란 밀짚 속의 붉은 양귀비꽃, 또 초록빛 딸기 덤불 얘기에 들쥐들은 색깔들을 또렷이 볼 수 있었고, 프레드릭의 이야기에 박수를 치며 감탄했습니다.

프레드릭은 어떤 쥐일까요?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의식주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육체의 따뜻함과 배부름을 위한 기본이죠. 하지만 우리의 마음을 채워주는 무언가가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꿈과 이상과 희망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프레드릭은 친구들에게 바로 마음을 채워주는 양식을 얻기위해서 노력했던 것이였어요.
사람마다 자기가 잘할 수 있는 분야가 틀립니다. 삽화 속 프레드릭은 마치 조는 듯 보이고, 게으른 듯 보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내가 어린시절 <개미와 베짱이>는 개미는 부지런한 사람을, 베짱이는 게으른 사람을 일컬어 베짱이처럼 게으르면 안된다는 교육을 주입받았습니다. 그러나 요즘 동화를 뒤집어보는 창의성 향상 프로그램을 보면 베짱이는 게으른 사람이기보다는, 훌륭한 연주자라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프레드릭이 친구들의 마음을 채워준 것처럼 베짱이 역시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던 프레드릭과 베짱이는 결코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재능을 인정하고, 서로 잘할 수 있는 일이 다르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던 마음에 쏙~드는 그림책입니다.
네 마리의 생쥐들이 프레드릭의 타박하지 않고 기다려준 것처럼 그들의 재능을 믿어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죠?
콜라주 기법을 통한 생쥐의 표현이 아주 귀여운 그림책이랍니다.

(사진출처: ’프레드릭’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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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5 01: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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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5 23: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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