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와 보름달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69
제인 욜런 지음, 존 쉰헤르 그림 / 시공주니어 / 199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펼치자 서정적인 느낌을 주는 삽화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히나 흔히 쓰는 단어들이 시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글귀 또한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더위와 싸우고 있는 이 여름에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 추운 겨울밤의 이야기와 그림이 더욱 즐겁게 느껴집니다.

잠잘 시간이 한참 지난 밤중에 부엉이 구경을 나간 아빠와 아이는 아주 조용히 숲으로 다가갑니다.
아빠는 부엉이 구경을 나가면 조용히 해야 한다고 했거든요.

"부우우우우우엉-부우우우우우엉.’

아빠는 큰뿔부엉이처럼 소리내어 불렀습니다. 부르고 나서 조용히 귀기울여 기다렸지만 아무 대답이 없습니다.
누군가 얼음 손으로 등을 쓸어내리는 것 같은 추위와 코랑 볼은 얼어서 화끈거렸지만, 아이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조용히 아빠를 따라 계속 걸어갔습니다.
컴컴한 숲 속에서 아빠는 또 소리내어 불렀습니다.
아이는 열심히 귀기울이고 열심히 살펴보았어요.
너무 추워서 귀는 떨어져 나가는 것 같고, 앞도 잘 보이지 않았죠.
아빠가 다시 부르려고 고개를 들었을 때, 메아리가 나무들 사이를 느릿느릿 지나왔습니다.
아빠는 다시 소리쳤어요. 부엉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처럼 말이죠.
부엉이 소리가 가까워지더니, 아빠와 아이의 머리 위로 날아갔습니다.
부엉이가 숲으로 날아가서야, 아이는 이제 말을 해도 되고 크게 웃어도 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부엉이 구경을 가서는
말할 필요도,
따뜻할 필요도 없단다.
소망말고는 어떤 것도 필요가 없단다.
아빠는 늘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렇게 눈부신 부엉이와 보름달 아래를
침묵하는 날개에 실려,
날아가는
소망 말이에요.
(본문 32p)





여기서 부엉이와 보름달은 자연을 지칭하는 말이 아닌가 싶어요.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이 느껴지는 글과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죠.
그저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면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자연에 많은 것을 요구하고, 많은 것을 가지려는 욕심 때문에 자연이 점점 화를 내고 있습니다. 자연은 조용히 다가와주는 것을 원하고 있을지 모르는데 말입니다.
마지막 페이지에 담겨진 글귀가 마음에 들어서 담아보았습니다. 보름달을 향해서 두손 모아 비는 아이들의 간절함이 생각나는 글귀입니다. 부엉이는 아이의 소망을 담아 보름달까지 날아가 주었겠죠?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뿍 담아낸 일러스트가 아주 마음에 드는 그림책입니다.

(사진출처: ’부엉이와 보름달’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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