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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데려가도 될까요?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0
베니 몽트레소 그림, 베아트리체 솅크 드 레그니에스 글, 장미란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작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무슨 이야기일까?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였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를 가장 잘 나타낸 그림책이라는 설명을 통해서 부모인 내가 아이들의 눈높이를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반복적인 이야기와 흑백과 컬러의 규칙적인 배열이 특징인 이 그림책은, 아이와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듯 합니다.
임금님과 왕비님이 일요일에 차를 마시러 오라고 초대를 했고, 주인공 ’나’는 친구와 함께 가고 싶다고 합니다.
"그럼, 그럼 우리 친구의 친구라면 누구든 데려와도 좋아요."
임금님과 왕비님은 흔쾌히 승락을 했고, 주인공은 커다란 키린을 친구로 데리고 왔습니다. 함께 차를 마시며 앉아있는 커다란 기린 때문에 임금님과 왕비님은 조금 불편해 보이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임금님과 왕비님은 월요일 저녁 때 스튜를 먹으러 꼭 놀러오라고 말합니다. ’나’는 친구를 데리고 오고 싶다고 말하죠.
두 사람은 또 흔쾌히 승락을 했습니다.
다음에 데리고 온 친구는 커다란 하마였고, 그 다음 화요일 점심 초대에는 장난꾸러기 원숭이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수요일 아침 초대에는 아주아주 커다란 코끼리를,
목요일 할로윈 파티에는 사자 8마리를 데리고 왔습니다. 임금님과 왕비님의 표정은 그닥 좋지 않았습니다.
금요일에는 물개를 데리고 와서 뿔나팔 연주를 해드렸습니다.
임금님과 왕비님은 토요일에 차를 마시러 오라고 또 초대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친구들이 임금님과 왕비님을 보고 싶어한다며 같이 친구를 만나러 가자고 말합니다.
그렇게 해서 임금님과 왕비님은 동물원에서 차를 마셨답니다.
임금님과 왕비님의 얼굴에는 더 이상 곤란한 표정은 없었답니다. 대신 굉장히 즐거워하는 표정이였죠.
조금 난해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동물들과 친구로 지내는 주인공의 모습, 조금 난처한 듯 하지만 친구의 친구들을 위해서 최대한의 배려를 해주는 듯 하는 임금님과 왕비님을 보면서 내 아이의 친구들에 대해서 지금껏 대처해왔던 제 모습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고 말 하지만, 속으로는 내 아이들의 친구들을 평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였나 싶었습니다.
착한 아이, 공부 잘하는 아이, 성실한 아이 등 좋은 아이들과 친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내 아이들과 그 친구들을 대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친구의 친구를 인정해주었던 임금님과 왕비님은 동물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나’의 친구들은 임금님과 왕비님을 보고 싶어했습니다. 그것은 난처해했지만, 그들을 인정해주었던 두 사람의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은 아닌가 싶네요.
남몰래 좋은 친구와 나쁜 친구의 기준을 그어놓고 내 아이에게 어울리는 친구와 어울리지 않는 친구로 구분지어 놓았던 제가 참 못난 엄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양한 개성을 가진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만으로도 모두 좋은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반복적 이야기와 다음에는 어떤 친구가 등장할까?라는 기대감에 책 읽는 즐거움이 느껴지는 그림책입니다. 흑백과 칼라가 규칙적으로 반복되면서 보는 즐거움을 주는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함께 책을 읽는 부모에게도 내 아이와 내 아이의 친구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주는 유익한 그림책이랍니다.
(사진출처: ’친구를 데려가도 될까요?’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