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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동물 마음 상담소
김선희 지음, 최현묵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2009년 TV 동물농장에서 동물 심리 분석가 하이디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고 한다. 방송을 보지 못한 나는, 이 책의 내용을 그저 창작이라고만 생각했다. 글쓴이의 말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본문을 감동적으로 읽어내려가다가 하이디와 만났던 동물들의 실제 사진이 수록된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이 책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하이디의 위대한 교감>이 방송되면서 전국을 눈물 바람으로 몰아넣었다고 하는 이 프로가 저자의 글을 통해서 책 속에서 다시금 그 감동을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듯 하다.
방송을 보지 못했기에 그 감동이 어떻게 전해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 속에서 느껴지는 감동은 내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애완동물을 키워본적이 없는 나는, 동물과 교감을 나눈다는 것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자신을 예뻐하는 사람에게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에게는 다가가지 않던 시댁의 강아지를 보면서 동물들도 감정을 느끼고, 사랑을 느끼고 있음을 표면적으로만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
그들과 교감을 나누고 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좀 불가사의한 일처럼 느껴지지만, 마음을 열고 눈을 바라본다면 동물의 상처입은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동물 심리 분석가 하이디는 동물의 마음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도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책 속에는 일곱가지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랑을 주면 더 큰 사랑을 주는 넓은 마음을 가진 동물들이지만, 한번 상처입은 마음은 굳게 닫혀져 버린다. 간혹 사람에게 상처받고 버림받은 동물들을 모습을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다. 사람을 믿지 못하고 도망다니던 그들의 상처입은 눈빛은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곤 했다.
<동물 마음 상담소> 가게의 주인은 에메랄드 빛 푸른 눈을 가진 하이디였다. 처음엔 관심을 갖던 사람들도 점차 흥미를 잃었지만, 하이디는 얼마 후 찾아 온 손님 집 없는 검은 고양이 아롱이와 비루먹은 개 다롱이와 지내면서 묵묵히 가게를 지켰다.
그리고, 하이디는 상처입는 하늘이를 만나게 된다.
개집에서 한발자국도 나오지 않는 하늘이를 걱정하던 소녀는 하이디를 찾아왔고, 하이디는 하늘이의 아픈 상처를 다독여준다.
태어나면서부터 실험실에서 살았던 하늘이는 각종 무시무시한 실험 도구와 기계와 살아야했으며, 숱한 검사를 받아야했다.
다시 끌려갈까봐 집밖으로 나오지 못했던 하늘이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소녀 가족에게 하늘이의 마음을 전해준 하이디는 하늘이에게 소녀의 가족들의 마음을 전해주었고, 하늘이는 그들에게 손을 내밀 수 있었다.
"동물들은 인간처럼 말을 하지는 못하지만 마음만은 인간들과 똑같아요. 고통과 두려움, 무서움을 느낄 줄 알고, 기쁨과 행복, 즐거움도 느낄 줄 알지요. 다만 인간들이 그런 동물들의 마음을 잘 모르는 것 같아 무척 안타까워요." (본문42p)
하이디는 마장에 살고 있는 마미를 만나고, 독자들에게 동물들에게도 애끓는 모성애가 있음을 전달하고 있다. 자식을 잃은 마미의 아픈 마음을 하이디는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랑받던 꽃님이는 ’무지개 동물 병원’앞 작은 상자안에 버려진 채 놓여있었고,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에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이디는 그런 꽃님이에게 꽃님이를 사랑하는 새로운 가족을 통해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주었다.
"반려견들은 주인에게 사랑을 받기도 하지만 사랑을 주기도 해요. 꽃님이는 자기가 더 이상 사랑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삶을 포기하려 했던 거예요. " (본문 79p)
고양이에게 무심코 던졌던 한마디에 미오는 주인 아주머니에게 난폭하게 군다. 그것이 오해였음을 하이디는 풀어주게 되고, 미오와 친해지고 싶었던 아주머니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미오의 모습을 보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게 된다.
"우리는 동물들이 사람의 말을 못 알아듣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동물들에게 함부로 말할 때가 많죠. 하지만 동물들도 서운한 말, 싫은 말, 나쁜 말을 다 알아듣는답니다. 그 말이 동물들에게 상처가 되곤 하지요. 미오도 그랬던 거예요. 처음에 아주머니한테 들었던 말이 상처로 남아 아주머니를 계속 오해하고 있었던 거죠." (본문 98p)
더 사랑받고 싶어하는 마음으로 서로 앙숙이 되어버린 몽이와 뽀뽀 이야기는 하이디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몽이가 마음을 열어주지 않아서 많이 안타까웠다. 그러나 뽀뽀의 마음을 다독여준 덕분에 그들만의 전쟁은 뽀뽀로 인해 막을 내렸다.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싶고, 사랑을 독차지 하고 싶은 마음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매한가지인가보다.
동물원에서 가족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동생에게 구타를 당하는 호야를 다시 가족의 품으로 보내준 이야기와 함께 지내던 친구의 죽음으로 식욕을 잃고 마음 아파하는 코코네 가족들의 반려견 네 마리 이야기도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슬프고 고통스러운 일을 가족과 나누면 위로가 되지요? 동물들도 마찬가지예요. 저 강아지들은 달콩이의 죽음에서 비롯된 충격과 슬픔을 각자의 마음속에만 담아 두고 함께 나누지를 못했어요. 하지만 이제 그 슬픔을 함께 나누기 시작했어요. 여러분들도 그래야 해요. 사람들끼리만 나누지 말고 강아지들과도 함께 나누세요. 그러면 여러분들도, 강아지들도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거예요." (본문 149,150p)
이제는 가족들과 산책하는 게 제일 즐거운 하늘이, 다시 엄마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 마미, 이젠 병원 식구들과 산책을 할 정도로 건강이 회복된 꽃님이, 아주머니의 말에 대답을 잘하게 된 미오는 아줌머니가 데리고 온 길고양이 보리라는 친구가 생겼고, 이제 뒤엉켜 싸우는 일이 없어진 뽀뽀와 몽이, 즐겁게 생활하게 된 호야네 가족 그리고 이제 기운을 차려가는 코코네 가족의 뒷 이야기는 더 찐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잘못된 애완문화로 인해 동물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많아졌다. 이 동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그들의 마음을 보여줌으로써 그들과 가족이 되어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로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상처입고, 사랑을 갈구하고 있음을 기억해야겠다.
(사진출처: ’기적의 동물 마음 상담소’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