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날의 약속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2
박경태 글, 김세현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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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동안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뭉클해져 왔다. 따뜻함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처음 느끼기라도 한 듯, 전해져오는 사랑에 가슴이 꽉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고, 사람들 사이의 온정은 사라졌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사람사는 냄새가 나고 사랑을 전하는 이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도 살 만한 곳은 아닌가 싶다.
10편의 단편 속에는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는 따뜻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사랑을 나눌 때, 우리는 비로소 그 세상 속에서 살아가지는 것은 아닌가 싶다. 책 속에 담긴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더불어 사는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누더기 같은 망토를 걸친 코흘리개 바보가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거든 절대로 놀리거나 욕하지 말아 달라는 당부로 시작되는 <바보 철승이>는 오래 전 놀려댄 바보 철승이와 마음을 나눈 용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남들은 바보라고 놀리지만, 진정 사랑할 줄 아는 바보 철승이의 이야기는 친구에 대한 그리움이 진하게 배어있다.
따뜻한 감동에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던 <아이별 천사의 눈물>은 아이를 잃은 엄마의 슬픔과 엄마의 슬픔에 마음 아파하는 천사가 된 아이의 마음을 담아 냈다. 아이를 잃고 병으로 고통받는 다른 아이들에게 장기 이식을 한 아빠 엄마는 아이에 대한 그리움으로 성모마리아 앞에서 아이를 위한 기도를 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 모습을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천사가 된 아이는 엄마 아빠를 위해 장기 이식을 받은 아이들의 꿈속에 나타나 더이상 엄마 아빠가 슬퍼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제목 <첫눈 오는 날의 약속>에서도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 교통사고로 딸을 잃은 붕어빵 아저씨와 꼬마 아이와의 만남은 첫눈으로 이어진다. 고아였던 아이와의 인연으로 딸을 잃은 슬픔을 이겨내고 밝게 웃게 된 아저씨의 이야기는 붕어빵을 만드는 붕어틀의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다.

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그리움으로 여자친구가 생긴 할아버지를 미워하는 현석이의 이야기를 담은 <할아버지에게 여자 친구가 생겼어요>, 농약 대신 애벌레가 사는 배추는 키우는 선후네 가족이야기를 담은 <애벌레 소동>, 직장을 잃고 집은 나간 아빠에 대한 그리움이 설날을 배경으로 하여 더욱 절절하게 담겨진 <가람이네 설날 아침>, 교통사고로 아빠 엄마를 잃고 혼자 병원에서 지내게 된 ’나’에게 온 천사 할머니의 이야기 <엄마가 보낸 천사>, 남아선호사상으로 할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정민이 세 자매의 이야기를 담아 낸 <마지막 자장가>, 이제 더이상 학교도 없고 아이들도 없는 섬에 혼자 남겨진 아이 훈이를 통해서 사라져가는 자연의 모습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꿈꾸는 섬>, 일을 하고 늦게 오는 엄마를 기다리며 별과 이야기 하는 은호의 따뜻함을 엿볼 수 있는 <벼로가 이야기하는 아이>

 

이웃과의 소통, 사랑,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와 가족을 잃은 슬픔을 이겨내고 세상과 사랑을 나누게 되는 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좌절 속에서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후원자 ’가족’의 사랑을 담은 이야기, 그리고 우리가 꼭 조화를 이루며 함께 살아가야 할 자연을 담은 이야기들이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진다.
좌절과 슬픔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법이다. 그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은 결코 ’혼자’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웃들의 사랑과 믿고 기다려주는 가족, 배려와 관심이 있기에 고통을 이겨내고 일어설 수 있는 법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세상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이유이자, 힘일 것이다.


무서운 뉴스들로 세상은 점점 무서워지고 있다. 그러나 뉴스 한켠에는 아직도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으며, 그 무서움보다 더 강한 사랑이 있기에 우리는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것일 게다.
소박한 이야기 속에 담겨진 커다란 사랑으로 인해 허전했던 가슴이 꽉 채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추운 겨울 내리는 하얀 첫눈처럼 사랑의 설레임이 전해지는 10편의 따뜻한 동화로 세상 속으로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얻을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사진출처: ’첫눈 오는 날의 약속’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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