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7
샤론 크리치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낯선 곳에 들어설 때, 누구나 두려움을 가지게 마련이다. 지금 서 있는 이 낯선 곳이 내가 서 있을 곳이 아니라는 걱정스러움과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일과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에 대한 두려움은 나를 지탱해주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두려움과 걱정스러움이 전부는 아니다. 수많은 감정 속에는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이라는 감정도 있게 마련이다.
그 호기심을 이끌어 낸다면 낯선 곳은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과 특별한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도미니타 산톨리나 도오네(이하 ’디니’)는 보여주고 있다.

늘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는 아빠로 디니네 가족은 여러 곳으로 이주를 하며 다녔다. 새로운 살 곳은 기회가 있는 것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 아빠, 그 아빠를 사랑하는 엄마,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는 스텔라 언니와 점점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크릭 오빠와 디니는 ’새로운 곳’에 대한 각기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디니 엄마의 가족들은 이런 가족의 모습이 이해할 수 없다. 아이들의 교육, 제대로 된 직장이 우리네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기 때문이다. 아빠의 모습에서 나 역시도 그를 무능력한 사람으로 단정짓고 말았으니 말이다.

디니는 꿈을 꾼다. 디니가 생각하고 걱정하고 원하는 일들이 꿈을 통해 표현되고 있는 듯 하다. 이야기는 디니가 샌디 이모와 남편인 맥스 이모부에게 납치 되면서 시작된다. 스위스 남쪽 루가노에 있는 학교의 새 교장선생님인 맥스 이모부와 선생님인 샌디 이모는 디니와 함께 스위스에 가게 된 것이다. 
손을 흔들며 아빠를 불렀지만 자신을 보지도 목소리를 듣지도 못하는 꿈을 꾼 디니는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가진 듯 하다.
개학을 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이탈리어를 공부해야 하고, 늘 행복해하는 구스리와 늘 불평불만을 토로하는 릴라,케이스케와 벨렌이라는 새로운 이들과 만나게 된 디니는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떨어내기 시작한다.

샌디 이모가 그 곁가지를 거미풀의 아이들이라고 했다. 그 아이들에게는 공중에 달린 작은 뿌리가 있었는데 마치 땅을 향해 뻗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난 그게 나 같다는 생각을 했다. 뿌리를 공중에 매달고 있는 작은 식물. (본문 40p)

디니는 침실 창에다 표지판을 만들어 "납치 됐어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라고 항변해 보았다. 혼자인 느낌과 가족과의 이별에서 오는 쓸쓸함으로 디니는 표지판에 ’나를 잊지 마세요!’라고 붙였다.  그러나 곧 디니는 ’그라지에(고맙습니다-이탈리어)’로 새로운 표지판을 달게 되었다. 이모와 이모부의 너그러움을 받아들이려는 디니의 발버둥이였다.
결국 디니의 창에는 ’안녕, 스위스여. 내 사랑 스위스여!’라는 뜻의 ’챠오, 스비체라. 벨라 스비체라!’라는 표지판이 붙게 되었다.
그 표지판의 글들은 디니의 감정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두려움과 외로움에서 시작된 스위스의 생활을 기회로 받아들이게 되고, 결국 그 생활에 적응해가면서 낯설움이 아닌 특별한 선택이였음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 그 글들 속에 함축되어 있는 듯 하다.
디니의 친구 릴라의 모습 역시 이런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디니를 통해서 심적인 마음을 묘사하고 있다면, 릴라의 행동 변화 역시 또다른 적응의 한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모든 변화가 바로 그들을 한뼘 더 성장시키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우리 모습이 어땠는지, 우리가 어떻게 행동했는지, 그 이후로 우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떠올리며 우리가 무엇이 될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는 주위의 친구들을 보면서 ’이들이 무엇이 될까?’ 생각했다.

"일 년, 아니면 이 년, 아니면 삼 년 전에 우리는 노란 숲에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특별한 학교를 선택했죠. 기억하세요?"

"그 선택은 정말 중요했어요! 이 길이 더 힘든 길이었는지 아니면 사람들이 덜 다닌 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가끔 혜택받은 길이라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우리 모두가 선택한 길이에요. 그리고 우리를 서로 만나도록 해 준 길이죠."

"우리를 한번 보세요! 우리는 지금 다시 숲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갈림길 앞에 섰습니다. 우리는 모두 어디로 갈가요? 우리는 어떻게 다시 만나게 될까요?"
(본문 269p, 270p)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수많은 갈림길을 만나게 되고, 새로운 곳과 대면해야 한다. 새로움과 갈림길에는 늘 두려움과 걱정스러움 그리고 호기심이 공존을 하게 된다. 그 선택이 비록 힘들고 어려운 길이 될지라도, 그 선택이 잘 못 되었다 할지라도 그 선택은 또다른  기회를 제공하는 특별함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어쩌면 나 자신을 더욱 특별하게 하는 ’혜택받은 길’일지도 모른다.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으로, 걱정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새로운 곳에서 특별함을 찾았으면 한다.
디니의 변화되는 과정은 이렇게 특별함을 찾을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디니는 하늘을 날고 있는 꿈을 꾼다. 새로운 곳은 분명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 새로운 인생이 기다리고 있음을 디니는 비로소 깨달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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