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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주는 암 탐지견 삐삐 ㅣ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48
고정욱 지음, 최정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고정욱 선생님의 동화 속에는 늘 감동과 희망이 있다. 암 탐지견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눈에 띄는 책이기도 했지만, 저자가 고정욱 선생님이라는 점에서 더욱 궁금함을 자아내는 동화책이다.
오래전 <<안내견 탄실이>>이라는 고정욱 선생님의 동화를 읽은 적이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지만, 동화 속에서 희망과 사랑으로 재탄생되면서 감동을 전해주었던 책이였다.
암 탐지견에 관한 이야기는 생소하기만 하다. 암에 걸린 사람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암을 초기에 발견하여 생명에 위협을 받고, 질병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일이 사라질 수 있을거 같다는 희망을 갖고 책을 펼쳤다.
고정욱 선생님의 책 속에는 장애를 가진 이들이 등장한다. 지체 장애인인 저자는 장애인이 차별 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동화를 통해서 장애우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을 갖도록 도와준다. 이 동화속에는 강아지 삐삐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 왼쪽 뒷다리가 오른쪽보다 가는 장애를 가진 강아지 삐삐는 버림받은 유기견이였고, 지훈이네 가족에게 발견되어 함께 살게 되었다.
여섯 살 때 옆집 강아지가 사납게 으르렁거리면서 지훈이 바지를 물고 늘어진 뒤부터 개를 싫어하던 지훈이는, 처음 삐삐를 싫어했지만 영특한 삐삐는 이내 가족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지훈이네 놀러오던 날 삐삐는 할아버지의 냄새를 맡고 "그르르르르!" 이상한 소리를 내며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삐삐의 행동은 한달 후 암에 걸린 이모할머니에게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것을 의문을 갖게 되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에 갔던 할아버지는 폐암 초기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고, 삐삐가 암을 탐지하는 강아지라는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삐삐의 능력으로 할아버지는 다행이 일찍 치료를 받아 건강해졌고, 삐삐는 가족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삐삐가 암을 탐지할 수 있다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병원에서는 삐삐를 연구하고 싶다는 제안을 한다.
삐삐를 검사하고, 체세포를 복제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는 희망으로 지훈이네 가족은 삐삐를 연구실로 보내지만, 삐삐는 많은 검사로 인한 스트레스로 그만 목숨을 잃게 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게 더 많은 황금을 얻기 위해서 거위의 배를 갈랐지만 아무것도 얻을 수 없었던 동화가 있다. 사람들의 욕심과 탐욕이 가져온 결과를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삐삐는 사람들의 욕심으로 그렇게 목숨을 앗아가게 된 것이다.
할아버지의 목숨을 살려주고, 주의가 산만하고 자기만 알고 개를 싫어하던 지훈이에게 남을 배려하는 아이가 되도록 해준 삐삐의 죽음은 지훈이네 가족에게 큰 고통이였다.
몇달 후, 지훈이네 가족에게 또다른 삐삐가 오게 된다. 삐삐의 체세포를 복제해서 다른 암캐의 수정란을 통해서 탄생한 삐삐뚱은 복제견이였다. 삐삐는 삐삐롱, 삐삐뚱, 삐삐킹이라는 강아지로 탄생된 것이다.
"삐삐롱과 삐삐킹은 우리 연구실에서 기를거야. 어떤 녀석이 삐삐의 능력을 물려받았을지 계속 지켜볼 거란다. 언젠가는 우리나라가 암 탐지견 선진국이 될 거야. " (본문 114p)
복제에 대한 찬반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생명의 소중함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복제를 통한 다양한 과학과 의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암은 무서운 질병으로, 여전히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복제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다는 의미보다는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한다는 의미로 다가오는 동화였다.
이 동화는 우리나라 한 기업에서 실제로 암 탐지견 복제에 성공한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라고 한다.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암을 정복할 수 있는 의술의 발달, 암을 조기 발견함으로써 생명을 지켜줄 암 탐지견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국내 최초 인세와 수익금 기부 동화>라는 글귀가 눈에 띈다. 이 책은 그렇게 감동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동화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슬픔을 극복해가는 지훈이의 성장과정이 아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무서운 질병인 암으로 가족을 잃는 아픔이 사라질 듯한 희망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세상에 희망의 빛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동화였다.
(사진출처: ’희망을 주는 암 탐지견 삐삐’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