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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을 쫓아낸 달 - 달과 조석, 1단계 8~10세 ㅣ 사이언스 아이 2
맥밀란교육연구소 외 지음, 배정식 그림 / 을파소 / 2009년 10월
평점 :
[사이언스 아이]라는 시리즈의 제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과학의 눈’이라는 뜻을 가진 제목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과학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만들어 줄 듯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비가 오고, 눈이 내리고, 새싹이 돋고, 꽃이 피는 등 우리 주변에는 ’왜?’라는 질문을 이끌어내는 많은 현상들이 존재합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관심을 갖고, 의문을 갖는다는 것은 ’과학’에 한걸음 다가가는 시발점이 될 거라 생각이 됩니다.
이 책은 그렇게 ’과학의 눈’으로 주변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더욱이 과학학습만화 못지 않는 재미와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어, 과학도서에 대한 어려움이나 지루함에 대한 걱정은 없습니다.
<해적을 쫓아낸 달>은 달과 조석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는 동화를 통해서 들려주고 있어요. 지구가 둥글다고 생각했던 콜럼버스가 새로운 땅을 찾기 위해 산타마리호를 타고 항해를 떠났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 동화랍니다.
유명한 조선공 로드리게스 형제가 부력을 크게 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뚫고 나아가면서 배가 위쪽으로 약간 뜨도록 만든 산타마리호는 아주 튼튼한 배였습니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믿지 못했던 그 시절, 콜럼버스는 선원들에게 지구를 오렌지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어요. 이는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아직 인지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아주 적절한 설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렌지 위에서 멀리 내다보면 바다와 하늘이 맞닿아 있는 수평선을 볼 수 있습니다. 수평선 위에 산이 있다고 칩시다. 산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 나아간다면 아래로 뚝 떨어지게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중략) 우리가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면 수평선에 도달해도 계속 바다가 보이게 됩니다. 이해되지요? 수평선 끝으로 다가가도 아래도 떨어지지 않아요. 다만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수평선 너머가 보이지 않을 뿐이죠. 이해되나요, 여러분?" (본문 19,20p)
바다를 항해하면서 심한 폭풍으로 돛이 부서지는 일도 겪었지만, 아주 무서운 해적과의 만남으로 콜럼버스 일행은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하지만 콜럼버스에게는 달에 대해 아주 잘 아는 산초라는 선원이 있어서 위기를 잘 모면할 수 있었어요.
산초는 콜럼버스에게 월식을 이용하여 놀라운 능력을 가진 것처럼 속여 해적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었거든요.
더욱이 조석에 대한 콜럼버스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설명해주었으니, 산초는 정말 든든한 선원이 아닐수가 없네요.
이번 항해에 많은 해적을 만나게 될 예감이 들지만, 콜럼버스는 이제 무섭지 않습니다. 왜냐면 태양과 달 그리고 지구가 콜럼버스 일행을 든든하게 지켜줄 테니까요.
"월식이 어떻게 생기는 거지?"
"월식은 지구가 태양과 달 사이에 위치하고 달이 지구의 그림자 안에 들어올 때 생깁니다. 지구의 그림자가 점점 달의 표면을 뒤덮는 것이지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어젯밤 해적들이 쳐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월식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본문 69p)
초등3학년 과학 교과 과정에 ’지구와 달’ 단원이 있습니다. 큰 아이가 3학년 교과 숙제로 달을 관찰하고, 달의 모습에 따라 바뀌는 달의 이름을 외우던 기억이 납니다.
3학년이 되어 처음 접한 과목인 ’과학’을 어렵게 시작했던 딸아이는 여전히 과학을 어려워하고, 재미없는 과목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이언스 아이>> 시리즈가 있었다면 과학을 재미있게 시작할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을 갖게 됩니다.
대부분의 과학도서는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많은 주석을 달아서, 과학에 대한 즐거움을 반감시키는 효과를 주곤 합니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책 구석구석에 쓰여지는 주석을 과감하게 배제했습니다. 대신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수록했고, 그림을 통해서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었습니다. 어려운 용어 설명과 주석보다 아이들의 이해를 돕는 내용이 알찬 도서입니다.
2천여 개 영어권 초등학교에서 교재로 채택한 맥밀란사의 본격 과학 교육 프로그램 <사이언스 아이>는 동화를 통해서 다채로운 이야기로 읽는 즐거움을 주고 있으며, 과학적 지식 이외에도 모험, 용기로 아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과학적 지식을 주입시키기 보다는, 우리 주변을 과학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과학적 사고를 키우는데 더욱 중점을 두고 있는 이 시리즈는, 아이들에게 과학과 친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듯 합니다.
(사진출처: ’해적을 쫓아낸 달’ 본문에서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