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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아니었다면
김별아 지음, 이장미 그림 / 토토북 / 2009년 1월
평점 :
아이를 키우면서 울고 웃는 감정들이 풍부해집니다. 아이의 작은 행동에도 커다란 웃음을 짓게 되고, 아이의 작은 아픔에도 큰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제가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몰랐을 ’행복’을 아이를 통해서 느끼게 됩니다.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 작은 손가락과 발가락 그리고 작은 입을 오물오물 하는 모습이 신기하고 예뻐 가슴 벅찼던 감정은 여전히 제 마음 속에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자라면서 아이로 인해 느꼈던 풍부했던 감정들은 조금씩 사그러 듭니다.
아이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게 되고, 엄마의 욕심은 점점 커져만 갑니다. 아이로 인해 느꼈던 가슴 벅찬 감동은 자꾸 잊어 버립니다.
그러다 오늘, 이 그림책 한권을 만났습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아이로 인해 가졌던 행복한 감정들, 가슴 벅찼던 감동들이 다시 물밀듯 밀려옵니다.
아이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고, 아이로 인해 느낄 수 있었던 제 감정들에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그 감정들, 엄마라는 행복한 자리에 대한 고마움, 기쁨을 알게 해준 아이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낍니다.
"엄마는 내 선생님이야."
하지만 아이야,
엄마가 네게 가르친 것보다
네가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이
후러씬 더 많단다.
아이야, 네가 엄마의 선생님이야.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마주한 이 글귀에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엄마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일상의 일들을 책 속의 엄마는 감사해 합니다. 아이로 인해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에 대한 고마움입니다.
아이야, 네가 엄마의 선생님이야.
페이지마다 반복되는 이 문구는, 엄마가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된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고맙다는 인사로 표현됩니다.
한밤중에 깨어난 아이에게 젖을 먹이고 업어 재우면서 엄마는 까만 밤을 하얗게 밝혀야 한다는 것을,
아픈 아이를 간호하면서 부끄러움 따윈 잊고 누군가에게 매달려야 한다는 것을,
"엄마"라는 말 한 마디에 마법처럼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투정부리는 너를 보며, 투정부린 엄마로 인해, 할머니도 슬프고 아프기도 했다는 것을,
무섭고 험한 세상이지만, 너로 인해 엄마가 얼마나 힘이 세고 씩씩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 아이에 대한 고마움이 담겨져 있습니다.
아이로 인해서 알게 된 감정과 사실들이 참 많은 거 같아요. 엄마를 생각하게 되는 감정은 엄마라면 누구나 공감할 듯 합니다.
’우리 엄마도 나를 이렇게 키우셨겠구나~’ 하는 생각이 자주 하게 되니까 말입니다.
아이를 위한 그림책이 아닌, 엄마를 위한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고 지쳤던 육아의 스트레스가 말끔히 씻어지는 거 같아요. 아이로 인해서 알게 된 새로운 감정에 대한 고마움보다는 힘들다고 생각했던 제 자신이 많이 부끄럽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아이에게는 엄마의 사랑을 일깨워주고, 엄마에게는 아이에 대한 소중함과 사랑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더하지도 않고 빼지도 않은 듯한 사실 그대로를 옮겨 놓은 삽화 역시 인상적입니다.
화려하지 않게 일상의 모습을 자연스레 옮겨놓은 삽화 속에서 일상이 주는 ’행복’함을 느끼게 합니다.
오늘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담아 ’사랑해’ 라는 입맞춤을 해주었습니다. 제 아이들이 아니였다면 느끼지 못했을 행복을 알려준 제 아이들은 분명 저의 선생님입니다.
(사진출처: ’네가 아니었다면’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