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알파 레인보우 북클럽 7
룬 마이클스 지음, 이승숙 옮김, 김지혁 그림 / 을파소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었다는 아이슬란드 청소년 문학을 접한다는 것은 굉장한 호기심을 갖게 했다. 아이가 자라면서 자연스레 나 역시도 청소년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흔히 접해보지 못한 나라에 대한 문학이라 그 생소함과 호기심은 제3국가의 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다는 짜릿한 흥분마저 느끼게 했다.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이며, 과학의 발달이 주는 문명의 이기에서 한번 즈음은 생각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주제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쌍둥이별’ 이라는 책이 ’마이 시스터즈 키퍼’ 로 영화화 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백혈병에 걸린 딸을 살리기 위해 딸 케이트와 같은 유전자를 가진 안나를 유전자 조작으로 낳았으나, 안나는 부모를 고소한다는 대략의 줄거리를 가진 영화였다.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줄거리를 통해서 과학의 발달과 부모의 이기적인 사랑에 대해 잠시동안 생각해 보았었다.
[제니시스 알파]는 온라인 게임의 이름이다. 형 맥스와 이 게임을 즐기는 조시는 암에 걸린 형을 살리기 위해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났다. 동생 조시의 세포를 갖게 되면서 건강을 되찾은 맥스는 종교보다도 화학용법이나 방사능치료보다 더 나았던 동생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곤 했다.

그러던 형이 끔찍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감옥에 갇히게 되고, 형과 조시는 언론에 노출이 된다.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맞춤형 아기였던 조시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맥스는 이미 죽었을 것이고, 살해된 카렌 크로스는 죽지 않았을 거라는 많은 언론으로 조시는 자신이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것에 대한 혼란을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조시의 창고에 카렌의 여동생인 레이첼이 몰래 숨어들어온다. 레이첼은 맥스가 자신의 언니를 죽였음을 확신하고 있었으며, 조시에게 형이 범인이라는 증거를 쥐어준다.
레이첼은 그 뿐만 아니라,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조시의 악마적인 영혼이 맥스에게 전달되었으며, 조시는 결국 악마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단정하였고, 조시의 악마적 성향을 찾아내기 위해 자해를 서슴치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조시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문제이기도 했다.

맥스가 범인임이 확실해지면서 맥스는 조시에 대한 숨겨왔던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동생 조시를 증오하고 있는 맥스의 본심은 조시를 혼란스럽게 했으며, 결국 맥스를 통해서 자신의 탄생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다.
형을 너무도 많이 닮은 조시는 살인자가 된 형을 보면서 자신도 나중에 형과 같은 살인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혼란에 빠져든다.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넌 날 많이 닮았어. 날 쳐다보고 싶지도 않을걸. 왜 그런지 알아?"
"그건 너 자신을 보게 될까 봐 두렵기 때문이야. 우린 똑같아. 네 눈을 보고 있으면, 시간을 거스러 올라가는 거울 속을 들여다보고 있는 느낌이야. 그들이 날 위해 널 만들었잖아, 알지?"

"어쩌면 널 태어나게 할 필요조차 없었어. 내게 필요한 세포를 얻기 위해 배아를 찢으면 됐으니까. 완전한 사람은 필요 없엇다고. 넌 부산물이야, 동생아. 아무것도 아니라고. 네가 없었으면 난 죽은 목숨이었겠지만, 내가 아인었다면 넌 존재하지도 못했어!"
(본문 166,167p)

그랬다. 자신이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났다고 생각했던 조시는 불법으로 탄생한 형의 복제인간이였던 것이다. 레이첼의 말처럼, 그리고 형 맥스의 말처럼 조시는 맥스의 나이가 되면 살인마적인 성향을 보이게 되는 것일까? 조시는 그 점을 두려워한다.
형의 대체물로 태어난 자신에 대한 존재감 역시 조시를 괴롭힌다.
조시가 복제인간임을 알게 된 레이첼은 더욱더 조시에게서 악마적 성향을 끄집어내기 위해 자해를 서슴치 않았지만, 결국 레이첼은 조시와 맥스가 전혀 다른 인간임을 인정하게 된다.

"네 지문은 그의 지문과 다를 거야. 생물학 시간에 배운 게 기억나. 일란성 쌍둥이도 지문은 다르대. 복제 인간도 다를 거야."
"네 정신도 다를 거야."
(본문 256p)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선과 악은 무엇인지 그리고 과학의 발달과 함께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될 것이다. 과학의 발달은 편리함과 풍요로움을 주었다. 그러나 이제 과학은 생명에 대한 권위를 침투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던 ’쌍둥이별’ 역시 유전자 조작이라는 과학의 발달로 인한 모순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 책도 그 점을 꼬집고 있다.
실로 2000년 8월 미국에서 유전병을 앓는 여섯 살 난 딸을 위해서 한 엄마가 그런 방법으로 남자 아기를 출산하였고, 아기의 탯줄 혈액을 이용해서 2주 만에 달의 병을 치료하였다고 한다.
자식을 위한 부모의 마음은 엄마인 나는 이해하고도 넘친다. 그러나 ’~을 위한’ 탄생이 되어버린 아이에 대한 생명의 존엄성은 사라져버렸다. 인간에 대한 복제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인간의 복제 역시 현실화가 될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선과 악에 대한 이야기이다. 레이첼이 끝내 조시에게서 맥스의 악을 찾으려했으나, 찾지 못했던 점을 통해서 복제는 그 사람의 마음까지 닮을 수 없다는 것을 전달하고 있다.

형을 빼닮은 자신이 형의 악마적 성향도 닮았을까 고뇌하던 조시는 닮지않으려 노력한다. 결국 ’악’이라는 것은 내 마음 속에서 밀어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조시를 통해서 알게 된다. 살인이 나쁜 것임을 인지못했던 맥스와 달리, 선과 악에 대해 고뇌했던 조시는 그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제네시스 알파]는 생명의 탄생에 대한 존엄성에 반하는 복제에 대해 논하고 있다. 복제는 외모를 똑같이 탄생시킬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사람의 성품까지 닮을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 사실은 복제를 통해서 우리가 얻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아야하는 이유가 된다. 결국 과학의 발달은 인간의 복제까지도 이루어낼 것이다. 복제라는 과학의 발달은 ’선(善)’이라는 선 안에서 유용하게 이용되어야만 한다. 그것은 미래의 과학을 짊어지게 될 우리 아이들의 몫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렇게 독자 어린이들에게 선과 악을 바탕에 둔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논하면서, 머지 않은 미래에 다가오게 될 인간의 복제라는 분야에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 안에서 탄생한 듯 싶다.
  



(사진출처: '제네시스 알파'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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