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우미 여우 초등학교 쑥쑥문고 69
미야자와 겐지 지음, 고향옥 옮김, 류한길 그림 / 우리교육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농촌운동가로 활동했던 저자 미야자와 겐지의 글 속에는 동물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바라우미 여우 초등학교]는 마치 이솝우화를 읽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재미와 함께 교훈을 주고 있는데, 그저 재미로만 읽다보면 교훈을 놓치기 쉬운 단편 동화도 있어, 저학년보다는 초등 중학년 이상의 아이들이 읽기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겐지의 동화는 어렵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으로 읽다 보면 겐지가 들려주는 참된 소리, 생명의 소리가 들려올 것입니다. 무엇이 참되고 귀한 것인지, 이 책을 끝까지 읽으면서 여러분의 마음에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옮긴이의 말 중)

책 표지를 넘기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동화는 바로 [조개불]인데,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동화를 읽으면서 처음에는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을 했다. 대부분의 동화는 권선징악을 밑바탕에 깔고 아이들에게 착하고 선하게 살면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일러준다. 그러나 이 동화에서는 조금은 다른 과정과 결말을 보여준다. 얼핏 책을 읽다보면 착한 일을 한 호모이가 나쁜 결말을 맞이했다고 생각할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호모이는 권선징악이 가지고는 결과를 맞이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주인공 아기 토끼 호모이는 강에 떠내려오는 아기 종다리를 구한다. 아기 종다리를 구하려다 강물에 휩싸여 떠내려가는 위험을 감수해야겠고, 종다리를 구한 후에는 지독한 열병에 걸렸다. 병이 나은 후 호모이는 종다리에게 ’조개불’이라는 구슬을 선물 받는다. 보살핌에 따라 구슬을 더 아름다워지는 조개불을 받아든 호모이는 독수리 대신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조개불은 주인의 선악에 따라 빛깔을 바꾸는 구슬로 호모이는 잘 보살피려고 마음 먹는다.

다음 날 호모이가 밖에 나갔을 때, 동물들은 호모이를 훌륭한 사람으로 받들게 되고, 호모이는 자신이 대장이 된 것을 기뻐하며, 그동안 자신을 못살게 군 여우를 소위로 삼고 일을 시키게 되지만, 여우의 꼬임에 빠져 힘이 약한 다람쥐와 두더지를 괴롭히게 된다.
호모이는 여우가 새들을 잡아 가두는 것을 보고 도망쳤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아빠의 도움으로 여우와 싸우고 새들을 구해주었지만, 조개불은 평범한 하얀 돌멩이가 되어 버렸다.
조개불이 깨지면서 조개불 가루가 눈에 들어가 호모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울지 마라. 이런 일은 어디서나 있는 거란다. 그것을 잘 알았으니 너는 누구보다도 행복한 거야. 틀림없이 눈은 다시 좋아질 거야. 아빠가 좋아지게 해 주마. 알았지? 그만 울렴." (본문 60p)

호모이는 아기 종다리를 구해주는 선을 베풀었으나, 욕심이 지나치게 되어 결국 화를 입게 된다. 선을 베풀었던 호모이가 나쁜 결말을 맞이하긴 하였으나, 아빠의 말처럼 호모이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결국 권선징악이라는 주제가 모두 지켜진 셈이다. 
학기가 시작되면서 아이들은 너도나도 회장이 되려고 한다. 회장이라는 직함을 소위 ’대장’이 되어 아이들을 부리는 일로 착각하는 아이들이 있는 듯 하다. 리더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를 호모이와 독수리 대신의 이야기를 통해서 배울 수 있을 듯 싶다. 더불어 지나친 욕심이 가져오는 나쁜 결말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되리라 믿는다.

[조개불]이 외에도 [카이로 단장] 역시 욕심을 경계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아주 짧은 단편 [아침에 대한 동화적 구도]는 자연의 생명력을 담은 이야기이다. 하루 아침에 피어난 버섯을 보고 놀란 개미들의 모습이 유쾌하게 그려졌다.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바라우미 여우 초등학교]와 자연의 모습을 담은 [달밤의 전봇대]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동화이다.
파스텔 톤의 삽화가 예쁘게 그려진 이 동화 속에는 교훈을 찾아가기에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친숙한 동물 주인공들을 만나면서 서서히 알아가는 즐거움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자연과 생명을 소중힌 여기는 저자 미야자와 겐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동화였다.

 

(사진출처: ’바라우미 여우 초등학교’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