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물고기>- 나눔의 미학

무지개 물고기 ㅣ 무지개 물고기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4월

읽어본지 꽤 오래된 책을 다시 꺼내 들어본다. 큰 아이에게 무지개 물고기가 느꼈던 점을 아이에게도 잘 전달해 주고싶어 꽤나 열심히 읽어주었던 책이였다. 그리고 이제, 무지개 물고기가 알게 된 부분을 6살 작은 아이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이번에도 정성을 들여 읽어주었다.
아주 오래전 발간 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나오는 각종 그림책과 비교해 손색없는 삽화와 그림은 그때와 변함없는 감동과 즐거움을 주고 있다. 

표지에서부터 반짝이는 물고기에 아이는 흥미로워한다. 물고기 중에 가장 예쁘다는 아이는 그림책이 주는 삽화의 보여주는 즐거움에 흠뻑 빠진 듯 하다.
이제는 무지개 물고기를 통해서 들려오는 이야기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느낄 차례이다.

다른 물고기들의 부러움을 사는 무지개 물고기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잘난 체하며 친구들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는다.
어느 날 다가 온파란 꼬마 물고기는 반짝이 비늘이 멋지다며 한 개만 줄것을 권유하지만, 무지개 물고기는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고, 그 이후로 친구들은 무지개 물고기 곁에서 하나둘 사라졌다.
혼자인 것이 슬픈 무지개 물고기는 문어 할머니의 조언을 듣게 된다.

"네 반짝이 비늘을 다른 물고기들에게 한 개씩 나누어 주거라. 그럼 너는 더 이상 바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고기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질 수 있을 거다."

무지개 물고기는 망설였지만, 곧 파란 꼬마 물고기에게 작은 비늘 한 개를 주었고, 기분이 이상해지는 것을 느꼈다.
곧 모든 친구들에게 반짝이 비늘을 하나씩 나누어 주게 되었고, 그제서야 자신의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무지개 물고기는 혼자가 아닌 친구들과 함께여서 행복한 물고기가 되었다.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나누는 것’에 대해 많이 자연스러워지게 되었다. 땀 흘려 일하고, 열심히 모아 놓은 돈을 필요한 사람을 위해 기부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들의 환한 미소에 나도 덩달아 행복해지는 것을 느끼곤 했다.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과의 나눔이 혼자만의 풍요보다는 훨씬 더 행복하고 따뜻한 일이라는 것을 무지개 물고기는 깨달았다.

혼자 반짝이는 무지개 물고기가 예쁘다고 하던 아이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가서 모든 물고기들이 하나씩 반짝이는 비늘을 갖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아까는 한마리만 예뻤는데, 이제는 다 예뻐졌네. 다 예쁘니까 좋네" 라며, 작은 손가락으로 반짝이는 비늘의 감촉을 느꼈다.
비로소 나눔의 아름다움을 깨달은 듯 하다. 
이제 바다는 온통 반짝임으로 물결칠 것이다. 너도나도 반짝이는 비늘로 바다를 헤엄치고 있을테니 말이다.

무지개 물고기는 표지에 등장할 때보다, 비늘을 한 개만 가지게 된 마지막 페이지에서 더욱 예쁘게 빛나고 있었다. 
세상은 혼자만은 도저히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서로 나누고, 힘을 합치며 살아가는 곳이다.
큰 아이가 그랬듯이, 작은 아이도 무지개 물고기가 느꼈던 나눔의 미학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무지개 물고기의 환한 미소가 우리 아이에게도 그대로 전염되기를 소망해본다.

 

(사진출처: ’무지개 물고기’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