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뒤주 사계절 아동문고 67
이준호 지음, 백남원 그림 / 사계절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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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한 조화이다. 판타지와 역사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한 권의 멋진 동화를 만들어 냈다.
요즘은 사용하지 않는 옛 물건인 뒤주를 통해서 역사와 모험을 연결 시켰다. 결코 어울리지 않을 연결고리 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만들어낸 절묘한 조화는 감동과 함께 즐거움까지 전달해주고 있다.
 

얼마전 텔레비전을 통해서 이산가족의 상봉과 이별을 보았다. 슬픔을 이기지 못해 혼절한 사람을 보면서 그들의 고통을 나는 십분의 일도 이해하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하루라도 빨리 그들이 다시 만날 날이 오기를 빌어보았다.
가깝고도 먼 그 곳...북한. 역사의 오점이 남긴 이산 가족은 아픔과 슬픔 그리고 안타까움이 뒤섞여 오열을 낳는다. 혹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을 수 있을까?
과거를 뒤바꾼다면, 지금의 현실은 어떻게 되버리는걸까?
<할아버지의 뒤주>를 읽으면서, 과거의 오점도 현실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시골에서 혼자 사신 할아버지는 당뇨로 건강이 좋지 않아, 민제의 집으로 오시게 된다. 낡디 낡은 뒤주를 가지고서 말이다.
낡은 뒤주는 민제의 책상 옆으로 옳겨왔고, 보기 흉한 뒤주와 할아버지에게서 나는 냄새가 결코 좋지많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새벽 2시 5분 뒤주에서 나오는 할아버지를 보게 되었고 호기심에 뒤주로 들어가 본 민제는 뒤주가 과거로 들어가는 통로임을 알게 된다.
정조의 아버지 이선을 만나고, 이야기 인줄만 알았던 배비장을 만나게 되고, 임진왜란과 1980년 광주학생 운동의 현장을 체험하게 된 민제는 할아버지에게 발견되었고, 그 뒤 두 사람은 비밀을 공유하게 된다. 
6.25때 할아버지의 잘 못으로 인민군에게 잡혀진 큰할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으로 뒤주 속에 몸을 숨기곤 하던 할아버지는 뒤주가 과거로 가는 통로임을 알게 되고, 형님이 잡혀가기 직전의 과거로 돌아가 형님을 구하기 위해 몇 십년을 그 통로를 찾아 헤매게 된 사실을 알려준다.

과거 속에서 몸을 다친 할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할아버지를 위해 혼자 뒤주 안으로 들어가던 민제는 드디어 큰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결자해지라는 옛말이 있다. 자기가 저지른 일은 자기가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지. 내가 형님을 잡혀가게 했으니 내 손으로 구해 낼 거다. 누구나 돌이키고픈 과거가 하나쯤은 있을 거다. 
그렇다고 과거로 가서 미래에 일어날 일을 일어나지 못하게 한다거나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을 만들면 현재가 얼마나 혼란스러워지겠니.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네 증조할아버지께선 마을 방죽에서 멱을 감다 심장 마비로 돌아가셨다. 
그런데 그게 안타깝다고 과거로 가서 증조할아버지를 방죽에 가지 못하게 말리면 어떻게 되겠니? 
당연히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겠지. 그렇데 된다는 걸 알면서도 형님을 구하려고 하는 건 죄책감을 씻지 않고는 도저히 눈을 감을 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란다. 이 할아비 마음 알겠니?"
   (본문 151p)

민제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큰 할아버지가 잡혀간 뒤, 큰 할아버지가 도망칠 수 있는 틈을 마련해주기 위해 유인 작전을 펴게 된다.
그리고,
아침에 눈을 뜬 민제가 받은 한통의 전화에는, 큰할아버지를 찾던 할아버지에 보낸 편지가 왔다는 적십자사 직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와 함께 과거의 통로를 열여주던 뒤주의 문은 막혀버렸다.

뒤주의 통로는 자신의 잘못으로 형님을 잡혀가게했다는 죄책감과 형님을 찾고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만들어 낸 출구였던 것이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라도 전하고 픈 할아버지의 간절한 마음이 형님에게로 전달되었던 것일게다.

이산가족의 마음을 십분의 일도 알지 못했던 나는, <할아버지의 뒤주>를 통해서 조금 알아가게 된 듯 하다. 이산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짓던 마음이 무엇이였나를 조금 알았나보다. 
전쟁을 알지 못하는 나보다 더 알지 못하는 우리 아이들 세대는 이산 가족의 마음을 아주아주 조금이라도 알고 있을까?
저자는 우리 아이들에게 그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역사가 남긴 슬픔을 우리 아이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그것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담아내고 싶었을 것이다.

과거는 현재를 만들어내고, 또 미래를 만들어낸다. 과거를 어떻게 알고 있느냐에 따라 현재도 그리고 미래도 달라지게 될 것이다.
역사의 오점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바로잡으면 미래는 더 나은 삶을 보여주게 된다.
저자도, 할아버지도 민제를 통해서 우리 아이들에게 그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던 거 같다. 그리고 나 역시도 우리 아이들이 그 마음을 이 책을 통해서 느꼈으면 싶다. 
민제가 할아버지를 이해하고, 그 슬픔을 알아가듯이.....


<할아버지의 뒤주>가 이산가족들에게도 조금이나마 희망의 빛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같이 가져본다. 





(사진출처: ’할아버지의 뒤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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