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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의 여행 ㅣ 탐구동화 1
김종상 / 국민서관 / 1992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 동네 놀이터에는 모래놀이를 할 수 있는 모래밭이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어린 아이부터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그네, 미끄럼틀보다 모래 장난은 늘 인기가 많았습니다.
모래성을 쌓기도 하고, 터널을 만들어 놀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위생에 문제가 되어 사라졌지만, 우리집 아이는 가끔 모래장난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곱고 고운 모래는 아이들 손에서 멋진 장난감으로 변신이 가능하니까요.
그런데, 모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이들은 알고 있을까요?
바닷가에 고운 모래, 놀이터 모래밭의 모래가 만들어지기까지 아주아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이책 4~7세 어린이들이 보기에 적합한 책으로, 탐구동화라는 타이틀로 만들어진 책입니다.
책표지와 담겨진 삽화를 보니, 아주 오래된 책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우연히 도서실의 책꽂이에서 발견한 이 책은, 내용만은 요즘 출간되는 내용 못지 않습니다.
눈 내리는 겨울의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눈사람 만들기와 눈싸움으로 신이 납니다. 한 구석 모래밭에 버려진 놀이삽과 놀이 그릇과 모래덩이는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눕니다.
모래가 이 놀이터에 오기까지의 수많은 시간이 걸린 여행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화산 폭발로 커다란 바위가 되어, 공룡을 만나고 , 사람이나 코끼리, 늑대의 조상을 만났던 아주 옛날 이야기.
긴 시간이 지나면서 자꾸자꾸 갈라지고 부서져서 작아져 강에서 곤들매기나 참게와 지냈던 시간.
비가 많이 와서 떠내려가면서 부딪히고 깍이고 쪼개져서 자갈이 되어 강가에서 물고기와 거북, 게들과 지냈던 시간.
모래밭이 모래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 여행에 대해서 말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모래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도 알려주었답니다.
얼른 겨울이 지나서 아이들과 함께 놀 수 있는 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함께 말입니다.
수많은 시간이 걸려 만들어진 모래의 여행은 자연이 생성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요즘 출간되는 책들처럼 다양한 구성과 형식, 화려한 삽화가 아니지만, 모래의 여행을 통한 알찬 내용이 아이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 줄 거 같아요.
가끔은 책꽂이 구석에 놓여진 손때 묻은, 먼지가 수복한 책들 속에서 좋은 책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맛보게 됩니다.
조금은 촌스러운(?) 삽화지만, 요즘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으니까요.
(사진출처: ’모래의 여행’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