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가 전해 준 희망>

나비가 전해 준 희망 ㅣ 삶과 사람이 아름다운 이야기 6
패트리샤 폴라코 글. 그림, 최순희 옮김 / 베틀북 / 2005년 8월

책을 펼치면, 저자는 대고모님 마르셀 솔리리아주와 나의 고모, 모니터 봐소 가오에게 이 책을 바치며 용감한 두 분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는 글을 담아 두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뿐만 아니라, 독자들 모두 마르셀과 모니트를 사랑하게 될거라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두 사람이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평화를 사랑하고, 모두를 사랑할 줄 아는 마음과 용기를 가진 두 사람은 진정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나치에게 점령당한 프랑스의 작은 마을 솨지 르롸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모니크가 한 밤중에 잠에서 깨어 여자 아이 유령을 보게 된 것으로 시작됩니다.
엄마는 그저 꿈이였을 거라며 화를 내다시피 합니다.
모니크는 마을 아이들에게 주려고 주머니에 항상 사탕을 넣고 다니는 막스 아저씨가 나치 군인들의 장화에 짓밟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엄마, 어째서........어째서 막스 아저씨를 잡아간 거죠?"
"나치는 막스 아저씨 같은 사람들을 미워한단다, 얘야. 터무니없고 잔혹한 노릇이지....."

그리고 며칠 후 잠에서 깬 모니트는 고양이 피누프를 안고 있는 유령 소녀를 다시 만나게 되었고, 용기를 내어 말을 걸어봅니다.
유령 소녀의 이름은 세브린이였고, 모니크의 거실 양탄자 밑 마룻바닥의 지하실에 숨어 살고 있는 유대인이였습니다.
엄마 마르셀은 모니크를 보호하기 위해 아무 말씀을 안하셨지만, 유대 인들을 숨겨주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 후로 모니크의 방에 세브린은 자주 놀러오게 되었고, 모니크는 세브린을 위해서 마당의 기름진 검은 흙, 정원에서 꺽어 온 화사한 꽃, 오색찬란한 나비를 가져다 보여주곤 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두 소녀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었고, 더 이상 모니크의 집이 안전하지 않는 세브린 가족은 다른 사람을 피해 도망가야 했습니다.
모니카는 세브린에게 고양이 피누프를 선물로 주었고, 세브린은 다윗의 별이 달린 금목걸이를 모니카에게 기억해달라는 말과 함께 주었습니다.
두 주일이 지난 후, 엄마와 함께 정원에서 알뿌리를 심고 있던 모니크는 나비 한 마리가 정원으로 팔랑거리며 날아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처음엔 세 마리였다가, 그 다음엔 열 말리, 스무 마리, 서른 마리가 되었고, 모니카를 말합니다.

"엄마, 이건 세브린이 보낸 신호예요. 세브린 가족은 무사해요!"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나지만, 저자는 그 후의 이야기를 담아 주었네요.
모니크의 엄마인 마스셀 솔리리아주는 샤를 드골 장군이 조직한 프랑스 지하 저항군의 일원이였고, 자신들의 집을 유대 인들을 위한 피난처로 제공했습니다.
프랑스 해방 2년 뒤, 모니카와 마르셀은 세브린에게 카드 한 장을 받았다고 합니다.
나비가 그려진 카드에는 "난 살아 있어!"라고 씌여있는 카드에는 고양이 발자국이 찍혀있었답니다.
세브린의 부모님은 살아남지 못했지만, 세브린은 이스라엘에서 자리를 잡고 살았고, 두 사람은 지금까지도 친구로 지낸다고 합니다.

용기와 사랑이 가져다 준 멋진 우정입니다.
어른들의 과욕과 옹졸함이 가져온 전쟁 속에서 가장 큰 학대를 받은 것은 아이들이라 생각이 듭니다. 흙냄새, 햇빛 한줄기도 보지 못하는 지하실에서 숨어 살아야 했던 세브린과 같은 아이들, 결국 전쟁으로 부모를 잃게 된 아이들은 전쟁의 가장 큰 희생양입니다.
그런 세브린에게 용기있게 다가간 모니크의 아름다운 우정이 참으로 눈물겹습니다.

저자가 고모인 모니크와 대고모님인 마르셀을 사랑하는 것처럼, 저 역시 그들의 용기와 진정한 사랑에 박수를 보냅니다.

(사진출처: ’나비가 전해 준 희망’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