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끝 - 60초 안에 잠드는 이야기 열린어린이 그림책 18
조프리 클로스크 지음, 김서정 옮김, 배리 블리트 그림 / 열린어린이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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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60초 안에 잠드는 이야기

읽으면서 정말 많이 웃고 또 웃었던 그림책입니다. 이야기 속 아빠는 엄마 아빠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봤을 이야기입니다.
두 아이를 키우면서 잠을 재우는 일은 육아 일 중에 몇가지 큰일 중 하나입니다.
18개월 이후로 낮잠을 절대 안자던 큰 아이, 낮잠은 잘 자면서 밤에는 안 자려고 발버둥치던 작은 아이.
두 아이를 키우면서 잠을 재우는 일은 정말 큰 일과 중의 단연 으뜸으로 큰 일이였습니다.

자기전에 책을 읽어주곤 했는데, 몇권의 책을 읽어주다보면 목도 아프고, 나름대로의 꾀가 생겨서 읽어줄때마다 책의 내용이 바뀌어갑니다.
눈치 빠른 큰 아이는 어릴때 한번에 몇 페이지씩 넘겼던 엄마의 속임수를 알아채곤 했었죠.
독서가 중요한지는 알지만, 너무 피곤한 날은 책 읽어주는 것도 하루쯤은 건너뛰고 싶은데, 아이들은 엄마의 꾀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책은 늘 다른 내용으로 변해가곤 했습니다.

침대에 누워 잠은 안 자고 자꾸만 책을 읽어달라는 아이와 너무 피곤한 아빠.
아빠는 할 수 없이 책을 읽지만, 여기저기 이런저런 말을 하나씩 둘씩 빼먹기 시작합니다. 그러다보니 이야기는 빨리빨리 끝났네요.

<치킨 리틀><아기 돼지 두 형제><빨간 모자><소녀와 곰 몇 마리><공주와 완두콩><꼬꼬닭 빨강이><다윗과 골리앗><잠자는 숲 속의 공주><잭><독딱, 똑딱, 땡><존 제이콥><할머니 신발><헤이 디들 디들><수수께끼 하나><수수께끼 둘>

 

아빠는 아주아주 많은 책을 읽어주었어요.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과는 조금 다르네요. 왜냐하면 피곤한 아빠가 나름대로 빠르게 읽어주었기 때문이죠.

마법에 걸린 숲 속의 공주가 왕자의 뽀뽀때문에 눈을 뜨고 일어나서 하는 말, "가서 자라! 제발 잠 좀 자!"
늑대를 물리치고 빨간 모자를 구해준 나무꾼이 하는 말. "우와, 피곤하다. 너, 졸리지?"


제발 잠을 자줬으면 하는 아빠의 마음이 듬뿍 담긴 이야기들이네요. 저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많이 웃었답니다.
60초 안에 잠든 이야기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책이지만, 잠을 들기에는 좀 힘든 책이네요.
이야기가 너무너무 재미있어서 아이들이 또 읽어달라고 조를 거 같아요.
그럼 저는 이 책을 더 줄이고 줄여서 40초 안에 잠드는 이야기로 읽어주어야 할까요? ^^

잠 안 자는 아이들 때문에 힘겨운 엄마 아빠의 마음을 저자는 어떻게 이렇게 잘 알까요? 아이들보다 엄마 아빠가 더 즐거워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왠지 엄마 아빠의 마음을 위로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네요.

열 다섯편의 이야기를 담아 재미있게 구성한 저자의 기발한 상상력이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사진출처: '옛날 옛날에, 끝'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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