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단어를 찾아주는 꼬마 마법사
다니엘 시마르 지음, 안지은 옮김, 쥬느비에브 꼬떼 그림 / 세상모든책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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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예쁘다" 
책을 읽고 난 뒤 이 말을 곱씹었습니다. 
어머니를 추억하는 저자의 마음도, 그림도, 글도, 그리고 할머니의 미소도...그리고 가장 예쁜 건 할머니를 생각하는 엘리즈였습니다.

어린 시절, 외할머니는 뇌졸증으로 쓰러진 뒤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셨습니다. 조금 어려운 단어는 제대로 발음하기 어려워하신 할머니는 그래도 열심히 연습하시곤 하셨어요.
할머니에게 단어를 연습시키던 막내 삼촌과 우리들은 할머니의 우스꽝스러운 발음에 한참 웃곤 했었습니다.
할머니가 얼마나 속상하셨을까요? 이제야 뒤늦게 깨달아봅니다.

할머니....참 마음 따뜻해지는 단어입니다. 주름진 얼굴도, 하얗게 물든 머리에서도 따뜻함이 묻어납니다.

단어를 자주 잃어버리는 할머니.
할머니를 위해 단어 찾기 놀이를 자처하는 엘리즈은 아주 예쁜 손녀입니다.
예전에는 많은 단어를 알고 있었다는 할머니의 단어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엘리즈는 커다란 그물로 단어를 찾으려고 합니다. 할머니는 이제 엘리즈의 이름마저 잃어버렸고, 이모할머니의 이름인 프란신으로 부릅니다. 

 

우울했던 엘리즈는 단어도 나이를 먹는다고 생각합니다. 할머니가 70년 동안 입은 원피스처럼 말이죠.
그러다 엘리즈는 생각합니다.
할머니의 단어들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엘리즈에게 주었기 때문이라고 말이죠.
엘리즈가 말을 잘하는 것도, 할머니가 잃어버린 단어를 잘 찾는 것도, 다 할머니가 단어를 주셨기 때문이라고 말이죠.

할머니는 나한테 단어를 빼앗기고도 전혀 화내지 않았어요.
내가 단어를 잡을 때마다 할머니는 환하게 웃었죠.


그렇게 나이 들어도 변하지 않는 미소로 할머니는 엘리즈에게 환하게 웃어주었답니다.

 

엘리즈의 마음이 참 예쁩니다. 할머니가 비록 단어를 기억못하고, 엘리즈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지만, 엘리즈는 할머니가 자신을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것은 느끼고 있는 듯 합니다.
부족한 점을 메워주고, 사랑해주고, 보듬어 주는 것...이런 모습이 바로 진정한 <가족>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자신을 프란신이라 불리우는 것에 대해 속상했던 엘리즈는 이제 할머니의 프란신이 되어줍니다. 엘리즈는 할머니 덕분에 말을 아주 잘하고, 잃어버린 단어도 잘 찾기 때문이죠.
엘리지의 순수한 마음과 그림책 속에 담겨진 감동이 마음 한켠에 자리잡습니다.
마음 따뜻해지는 한편의 그림책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을 거 같아요.

(사진출처: '잃어버린 단어를 찾아주는 꼬마 마법사'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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