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주는 바둑이 책귀신 3
이상배 지음,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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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엄마 아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너 자꾸 말 안 들으면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간다" "말 안 들으면 망태 할아버지 불러온다" 라는 말로 어린 내게 겁을 주곤 하셨다.
그 시절 커다란 망태 바구니를 들고, 큰 집게를 들고 다니던 아저씨들은 엄마의 말때문인지 무섭게 느껴졌었고, 망태 할아버지(?)가 보이면 멀리 도망다니곤 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저자 이상배도 어린 시절 부모님께 망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은 모양이다.
그 생각을 하자, 웃음이 나온다. 같은 추억을 공유한 듯한 친밀감도 느껴진다.

아이들에게 ’책 읽어라’ ’책이 얼마나 좋은건데...’ ’제발 책 좀 읽어’라는 잔소리를 안해본 부모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책귀신> 시리즈는 부모님들에게 반색할만한 시리즈인 듯 싶다. 왜 책을 읽어야 좋은지에 대해서 아이들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해주니까 말이다.
<책읽는 도깨비><책귀신 세종대왕>
으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재미있는 이야기와 상상력을 동원해서 알려주었던 시리즈가 이번엔 <책 읽는 바둑이>를 통해서 책이 주는 즐거움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어린시절 거짓말처럼 들렸던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간다’는 말이 책 속에서 나타났다.
공부는 안 하고, 책은 베개로 사용하고, 늘 게임과 잠자는 것을 좋아하던 철수는 바둑이와 함께 망태귀신에게 잡혀가게 된다.

철수와 바둑이뿐만 아니라, 엄마 말을 안 들었던 아이들은 책으로 만든 망태귀신 집으로 잡혀오게 되었다.
하지만, 망태귀신은 무섭지도 않았고 잔소리도 하지 않았으며 무엇을 하든 맘대로 놀라고만 한다.
먹을 것은 책 모양으로 되어 있는 빵이고, 책 밖에 없는 그곳에서 아이들은 소리치며 장난치고, 서로 엉키어 뒹굴다가 더는 재미가 없자, 하나 둘 책을 꺼내들고 읽기 시작했다.
물론, 책을 싫어하는 철수는 ’국어사전’을 베개 삼아 쿨쿨 잠을 잤다.

허나, 심심했던 바둑이는 망태할아버지에게 책을 안 읽는 철수가 책을 좋아하게 될 방법을 물어보고, 철수가 책을 좋아할 수 있도록 스스로 책을 읽고 읽어주기로 결심한다.
글자를 배우고 책을 읽으면서 즐거움을 느낀 바둑이는 아이들에게 읽은 책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런 바둑이를 통해서 책 읽는 재미를 느끼게 된 철수는 걸으면서 책을 읽는 책벌레가 되었다.

<책 읽는 바둑이> 속에는 또다른 책이 숨겨져 있다. 바둑이가 그리고 철수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책 속의 속을 읽는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책 속에는 즐거움이 가득한 상상의 세계가 존재하고, 재미가 가득한 이야기가 존재한다. 아마 철수는 컴퓨터 게임에서 맛볼 수 없었던 즐거움을 책 속에서 찾아낸 듯 보인다.
그리고, 철수처럼 독자 어린이들도 그 즐거움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망태할아버지, 눈다래끼 치료법 등의 소재는 나에게는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어린이들에게는 지금은 느낄 수 없는 옛날의 구수했던 모습을 책을 통해서 공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책이란 그런 것이 아닐까? 
추억을 떠올리고,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새로움을 발견하고 즐거워하는 것.
<책귀신> 시리즈는 책이 가지고 있는 그 매력을 알려주려는 것 같다.



(사진출처: 본문 30페이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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