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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섹시했을 때 - 할리우드 여배우의 유쾌한 침대 위 연애사
첼시 핸들러 지음, 황소연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여자 연예인들 중 누드집을 내는 이유 중의 하나가, 가장 예쁘고 가장 아름다울 때의 모습을 간직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대답한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여자는 31살이 되면 노화가 급격히 오기 시작한다고 한다. 나잇살이라고 해서 아랫배도 볼록 나아고, 얼굴에 기미가 하나둘 보이면서, 눈가에 주름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것을 보면서 여자들은 젊었을 때 자신의 모습을 추억하곤 한다.
그래도 20대때에는 봐줄만 했는데....그때는 모든 여자들이 가장 예쁘고, 아름다움이 꽃 피우는 시기가 아니던가!!
책 제목과 표지가 왠지 여자들이라면 확~ 끌리는 듯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여자들만의 은밀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집어 들었지만,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그런 기대감과는 상이하게 다른 내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자들만의 세계를 그린 작품이라 생각했지만, 이 책은 말 그대로 <할리우드 여배우의 유쾌한 침대 위 연애사>가 담긴 책이다.
성이 개방된 미국과 성에 대해서 보수적인 우리 나라의 차이때문일지, 아니면 개방적인 저자 첼시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나와의 차이 때문일지....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극히 적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읽는다는 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성에 대한 호기심은 아닐런지...
자신이 많은 사람들과 원나잇스탠드 경험 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된다. 특히 할리우드의 여배우이자,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며, 2008년 엔터테이먼트위클리가 뽑은 ’올해의 주목할 만한 신인 스타’로 선정된 연예인이라면 더욱이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첼시 핸들러는 자신의 성 경험을 있는 그대로 모두 보여주었다.
책 속의 첼시 핸들러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여자 바람둥이’ 다.
하지만, 그녀는 늘 당당하고 거칠 것 없으며, 어떤 부분에서는 그녀의 당당함에 통쾌함까지 느껴진다.
8살때, 부모님이 섹스하는 사진을 찍어 오면 5달러를 주겠다는 언니의 꼬임에 부모님의 방을 벌컥 열어 사진을 찍은 것이 첼시가 처음으로 섹스에 대해서 알게 된 챌시의 경험담을 담은 부분은 유쾌하기 그지없다. 챌시는 많은 사람들이 원타잇스탠드를 창피한 일로 여기는데에 반해 상대방을 알아가는 하나의 방법으로 생각한다.
처음 원나잇스탠드를 했던 18살때의 이야기와 흑인과의 만남, 소인과의 만남 등 그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알아가는 과정을 솔직담백하게 써내려갔다.
이 책이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녀의 삶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을까?하는 은근 걱정도 된다. 물론 나 역시도 첼시의 성에 대해 심하게 자유분방적인 부분이 옳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그녀의 삶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욕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사람은 다른 사람에 대해서 판단하고, 알아가는 방법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적어도 그녀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인간적인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흑인 남자와의 하룻밤을 아버지에게 들켰을 때도, 마음에 드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자신이 일하는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왔을 때 등등 그녀는 늘 당당했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그것이 부끄러운 일이든 그렇지 않았든지간에...)를 유쾌하게 적어내려 간 그녀는 여전히 당당하다. 그것이 그녀의 매력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여배우들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남기듯, 그녀는 자신의 사랑에 대한 기억을 글로 남기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