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사는 날 눈높이 어린이 문고 97
임수빈.신은섭 지음, 차보란 외 그림 / 대교출판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어린 시절 너무도 갖고 싶은 인형이 있었는데, 힘들어하는 엄마를 보고 차마 사달라는 소리를 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어른스러웠던 아이는 아니였지만,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그 인형이 아니여도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었던 거 같다.

저자 임수빈, 신은섭님의 단편들을 모아놓은 이 책 속에 ’자전거 사는 날’ 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을 생각해본다.
10편의 단편이 모아져 있는 이 책은 마음 훈훈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이 한아름 담겨져 있다. 짧은 글 속에서 가족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 녹아져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나이가 더 어린 삼촌 때문에 화가 나 있는 종찬이가 할머니의 따뜻한 손길을 통해서 사랑을 배우는 <꼬마 삼촌> 은 가족의 정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울먹거리는 나와 멀뚱히 서 있는 영운이를 번갈아 보던 삼촌은 영운이를 잔뜩 노려보더니 빗자루를 흔들어 보이며 소리쳤다.
"누가 우리 조카 울렸어? 누가?"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왠지 가슴이 찡하기도 해서 나는 눈물이 글썽한 채로 웃음이 비죽비죽 나왔다.
22p

<할아버지도 우리 식구야> 4가족이 오순도순 재미있는 살아가는 집에 외작은할아버지가 고양이와 함께 불쑥 방문을 했다. 외작은할아버지 때문에 방을 뺏긴 아름이는 제일 불만이 많았다. 더군다나 병이 난 고양이 때문에 엄마 아빠도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하지만 아름이는 할아버지의 외로움을 알게 되고 가족의 소중함 또한 느끼게 된다.

"오빠 ’가족’이 무슨 뜻이야?"
"가족? 가족은 한집에 같이 사는 사람들을 말하는 거야."
"그럼, 우리 가족은 아빠, 엄마, 오빠 둘, 나.... 할아버지는 우리 가족이야, 아니야?"
"같이 사니까 가족이지.."
"엄마는 할아버지 별로 안 좋아하잖아? 오빠들도 그렇고."
"바보야, 너하고 아름이는 안 싸우냐? 나하고는 어때? 그래도 싸우고 난 다음에는 미안한 생각도 들고 그러잖아. 그렇다고 일일이 사과하고 그러냐? 그냥 때 되면 아무렇지도 않게 같이 앉아서 밥 먹고 저절로 풀려서 다시 얘기도 하는 게 가족이야."
99p

<구겨진 상장>은 엄마로서 반성을 많이 하게 한 이야기이다. 윤이는 미술대회에서 금상을 받았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이유는 윤이 스스로의 힘으로 그림을 잘 그려서 상을 탄 게 아니라, 엄마가 미술 선생님께 부탁을 해서 윤이 그림을 대신 그려주었기 때문이다.

"윤아! 엄마가 미술 학원 선생님께 부탁했다. 우리 윤이 상 한번 타게 해 주고 싶다고. 선생님이 아이디어를 참신하게 해서 밑그림을 그려 오란다. 그러면 도와주시겠대."
"엄만! 어떻게 그런 부탁을 해. 난 상 안 타면 안 탔지, 그런 건 싫어."
"이것아, 다 너를 위해서 그러는 거야. 너도 친구들 앞에서 상도 좀 타고 해야 할 것 아냐."
130p

결국 엄마의 극성에 윤이는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금상을 받게 되었지만, 정당하지 못한 상장에 마음이 편하지 않아 상장을 구겨 버렸다.

"엄마, 이거 다려 줘." 엄마는 당황하며 상장을 받았다.
"엄마, 나 이거 도로 선생님 갖다 드릴 거야." ".........." "그러는 게 맞는 거 같아. 엄마, 미안해."
"윤아, 미안하다. 엄마 욕심 때문에 어린 너를 너무 힘들게 했구나. 어른인 내가 참 부끄럽다. 그러데 윤아, 상장을 꼭 도로 갖다 드려야 하겠니? 우리 그 문제는 하루만 더 생각해보자."
’이건 내 상장이 아니야!’
140p

엄마의 욕심에 아이들 숙제는 엄마의 숙제로 변해 버렸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좀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욕심 때문에 엄마들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과연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진정한 가르침을 주는 것은 무엇인지...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할 거 같다.

단편단편 하나하나가 참 가슴 따뜻하게 와 닿는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정서를 느끼게 해줄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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