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숲이 있다 - 마오우쑤 사막에 나무를 심은 여자 인위쩐 이야기
이미애 지음 / 서해문집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작년 딸아이가 4학년일 때, 이 책을 읽고 싶다고 말했었다. 담임선생님이 추천한 책이라고 하면서...
그렇게 구입한 책은 책꽂이에서 1년을 머물러 있었다. 이 핑계 저 핑계로 읽지 않은 딸과 나.
제목을 보면서 참 궁금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읽지 못했던 책을 손에 잡자마자 놓을 수 없었던 이 책.
왜 진작 읽지 않았던가? 하는 후회와 함께 인위쩐에 대한 존경심에 여운을 남겨주는 책이였다.
초등학생에게 이 책을 추천했던 담임선생님의 의도를 이제야 알겠되었다. 
절망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가졌고,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끝까지 불태우는 인위쩐은 어린이들에게도 그리고 어른들에게도 큰 감동을 선사하며, 많은 배울 점 또한 전해주고 있다.

3월은 중국 네이멍구 마오우쑤 사막에 악령이 찾아오는 달이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을 한입에 삼킬 듯 무섭게 질주해 오는 모래 바람.....그것은 태양을 가려 천지를 분간할 수 없게 만든 뒤 사람들이 사는 마을을 덮친다.....(중략) 그저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숨을 죽인 채 악령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14p

마오우쑤 사막에는 바이완샹 혼자 외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천성이 순하고 느긋하다 못해 게으른 바이완샹은 사막을 벗어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 모래사막에 인위쩐은 바이완샹에게 시집을 왔다. 집으로 데려가 달라고 울며 애원해도 인위쩐은 아버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멀어졌고, 인위쩐은 사막에 주저앉아 손바닥으로 모래를 치며 통곡했다.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남자의 흐느끼는 소리에 순하디 순한 바이완샹과 살겠다고 결심했다.

"여기에 꽃을 심으면 안 될까요? 

시집와 1주일 만에 통곡을 끝내고 한 첫 마디. 

’그래. 내가 빠져나갈 수 없다면 차라리 이곳을 살 만한 땅으로 만들자. 모래를 퍼 먹고 살 수는 없잖아?’

돈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사막에서 인위쩐은 남편 바이완샹과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돈이 없어 일을 한 뒤 품삯으로 묘목을 가져와 심기 시작한 것이 이들의 첫 나무심기의 시작이였다.
사막 모래에 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던가? 심은 나무가 모두 죽었고 인위쩐은 좌절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나무를 심고 또 심으면서 나무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방법을 실패를 통해서 배워나갔고, 나무는 조금씩 뿌리를 내리며 사막에 자리를 잡았다.
자식들에게만은 가난과 사막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는 인위쩐의 결심이 일궈낸 결과였다. 사막에 조금씩 숲이 생기고, 옥수수를 기르고, 양과 닭을 기를 수 있게 되었던 것은 끊임없이 하루도 쉬지않고 노력했던 인위쩐의 불굴의 의지였다.

나무를 심다가 갑자기 불어온 모래바람에 길을 잃을 뻔한 일도, 큰 아이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유산을 하는 등 갖은 고생과 절망 속에서도 인위쩐은 다시 일어서는 오뚜기였다.

"모래가 세다구? 아니지. 바람이 강하다구? 그것도 아냐. 봐, 바람은 이렇게 멈추는 날이 있짆아. 하지만 난 멈추지 않아. 절대로 멈추지 않아!" 154p

사막에 숲이 생겼다는 것이 알려지고, 사람들은 사막에 있는 숲을 아니, 인위쩐을 보러 왔다. 그리고 인위쩐에게 감동을 받고, 희망을 품고 돌아갔다.

우리는 작은 시련하나에도 얼마나 힘들어 하는가? 나는 얼마나 좌절했던가? 사막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있는 움집에서 모르는 남자와 갑자기 결혼하게 되고 사막에 버려졌던 인위쩐보다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던가? 사막을 텃밭으로, 숲으로 만든 그녀는 20년을 좌절속에서 한줄기 빛을 보며, 희망의 끈을 놓치않고 열심히 살아왔다.
나는 그렇게 열심히 살아왔던가?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그녀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나 역시 내 삶의 작은 희망 하나를 찾아보았다.
내 삶속에 좌절이라는 단어가 인위쩐 앞에서는 왠지 초라하게 느껴진다. 결코 보이지 않을 거 같았던 희망의 빛줄기를 찾아낸 인위쩐...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감사하다는 말도 함께 전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이 그녀에게 감동과 희망을 선물받은 것처럼 나 역시도 그녀에게 희망을 선물 받았다.

차일피일 미루며 책을 읽지 않는 딸에게 이 책을 권해봐야 겠다. 좌절속에서도 다시 일어나는 용기를, 희망을 품을 줄 아는 마음을 딸에게도 선물하고 싶다.  

 

   
 

(사진출처: '사막에 숲이 있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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