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6
앙드레 지드 지음, 이충훈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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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좁은 문>을 읽고, ’알리사’를 이해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알리사는 왜 제롬과 약혼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었다.
요즘 나는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덕분에 명작을 읽는 재미에 푹 빠졌고, 덕분에 어렸던 학창시절에 이해하지 못했던 명작 작품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아이가 저학년일 때 함께 읽었던 명작 도서는 아이들에게 명작에 대한 흥미로움을 이끌기 위해서 재미 위주로 많이 담아져 있었고, 내가 어린 시절 읽었던 것처럼 명작의 재미만을 추구하면서 아이와 함께 읽었다.
이제 아이가 고학년이 되었고, 나는 아이 수준에 맞추어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시리즈를 접하게 해주었고, 이제는 명작 작품에 대한 흥미로움과 이해를 함께 추구하며 아이와 즐거운 명작 나들이를 하고 있다. 
내가 학창시절 작품을 이해하지 못한 채, 읽어내려 갔던 과오를 내 딸에게 반복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시리즈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프랑스 파리와 노르망디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한 제롬과 그의 외사촌 누이 알리사와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작품 <좁은 문>은 저자 ’앙드레 지드’의 경험이 담긴 자전적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앙드레 지드는 자신의 아내인 마들렌의 영상을 알리사라는 인물을 통해서 표출했고, 마들렌은 알리사처럼 지드의 외사촌 누이였다.
또한, 책 속에 담겨진 애절한 편지는 아내 마들렌이 지드 자신에게 보낸 편지를 작품에 옮겨 놓았다. 그 때문에 편지에 묻어나는 애절함이 더욱 두드러진 것은 아니였나 생각해 본다.

엄마의 불륜으로 괴로워하는 알리사의 눈물을 본 후 인생을 결정짓게 된 제롬은 평생 알리사를 사랑하게 된다. 

사랑과 연민, 감격, 헌신, 미덕이 한데 뒤섞인 묘한 감정에 취한 채 온 힘을 다해 하느님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 소녀를 공포와 악과 고된 삶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내 삶의 목표라고 생각하며...... (본문 28page)

제롬의 적극적인 구애에도 불구하고 알리사는 제롬을 사랑하면서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인다. 제롬을 사랑하는 마음은 알리사와 고모의 대화와 그녀의 일기, 그리고 제롬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서 알수 있지만, 알리사는 제롬과의 약혼, 제롬과의 만남을 늘 거부하고 있었다. (내가 어린시절 가장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 바로 알리사의 이런 알 수 없는 마음이였다.)

이 책에서 성경 구절이 많이 등장하는 것처럼, 그 시절 기독교 사상은 사람들에게 깊이 있게 인식되어 왔고, 그것이 삶의 모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저자는 알리사를 통해서 신앙을 품은 인간의 고뇌를 담아내고 있다.
엄마의 불륜으로 받은 상처가 깊게 자리잡은 알리사는 종교에 대한 신앙심과 복종, 그리고 사랑에 대한 욕망으로 인한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좁은 문>은 알리사를 통해서 종교의 의미와 사랑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신앙에 대한 믿음을 잘 못 해석했던 알리사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 신앙에 대한 배반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이 작품이 단순히 제롬과 알리사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작품이 아니라는 것, 신앙을 가진 인간의 내면과 갈등을 함께 다루었다는 것은 이런 알리사의 내면적인 고통을 통해서 면밀히 드러나고 있다.

아무리 명작 작품이라 할지라도, 독자가 읽고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작품은 무용지물이라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리즈는 명작이 주는 의미를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학창시절 <좁은 문>을 읽으면서 알리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나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던 내용때문은 아니였나 싶다. 이 시리즈는 청소년이 읽고 이해할수 있도록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수록되었다.
더불어 [제대로 읽기]를 통해서 명작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저자의 삶과 그 시절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을 수록한 것이 더욱 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멸망을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은 넓어 그리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작고 길은 좁으니 이를 찾는 사람이 적다." (본문 29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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