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한 삼촌이 나타났다!]-용의 전설을 믿는 작은 시골 마을 용두리

힙한 삼촌이 나타났다! ㅣ 단비어린이 문학
박선화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0월

아이들의 순수함이 엿보이는 재미있는 동화책입니다. 시골 마을에는 저마다 내려오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 마을의 전설은 마을 사람들에게 신비한 효염을 주곤 합니다. 단비어린이 《힙한 삼촌이 나타났다!》는 전설을 믿는 두 아이들의 순수함이 그대로 묻어나 있는 이야기에요. 그렇지만 재미만 추구하는 이야기는 아닌 듯 보입니다.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자신의 삶을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하는 시골 사람들의 이야기가 안타까운 현실을 함께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죠.

심심함에 몸서리치지만 장난감을 자랑하던 천웅이에게 먼저 달려가지 않겠다며 버티는 용이에게 힙합 경연 대회에 TOP10까지 들어간 삼촌이 찾아옵니다. 삼촌에게는 용이가 플렉스이고 사과농장을 하는 아빠에게는 사과가 플렉스입니다. 플렉스는 자랑이라는 뜻으로 삼촌처럼 힙한 사람들이 쓰는 말이죠. 삼촌이 있어 심심하지 않았지만 천웅이가 찾아와 둘은 함께 뒷산으로 달려갑니다. 용두산은 스키장을 만드려는 개발이 한창입니다. 천웅이가 사는 집은 개발하는 쪽 아래쪽에 있어 보상금을 받으면 이사를 가야하죠. 천웅이 할머니는 저렇게 산을 깍다가는 용이 화낼거라 합니다. 용두산은 어쩌다 여의주를 흘려 용이 하늘로 오르지 못하고 용두산이 되었고, 용이 흘린 눈물은 용소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두 아이는 여의주를 발견하면 꼭 나눠 갖기로 했어요. 용이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천웅이는 엄마 아빠와 같이 살기 위해 슈퍼를 살거에요. 그러다 두 아이는 반짝이는 돌을 발견하고 여의주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여의주를 찾은 걸 다른 사람들이 알면 서로 가지려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두 아이는 당분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기로 하고 서로 돌아가면서 보관하기로 해요. 그런데 그 여의주인지 모르는 할머니들이 이곳저곳에서 사용한다고 가져가네요. 그 사이 돌아갔던 삼촌은 대회에서 탈락하고 시골로 다시 돌아왔고, 천웅이 할아버지는 공사하는 넘어져서 큰일이 날뻔 합니다. 용산을 파헤치면 용이 노하고, 여의주를 건드리면 큰일난다는 말에 서둘러 여의주를 찾아 가져다 놓으려 하네요. 그러던 중 용이는 물에 빠지게 되고 눈이 감기려 할때 용을 보게 됩니다.

시골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에 힙합을 넣었다는 것이 좀 아이러니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꽤나 잘 어울립니다. 누군가는 개발로 인해 어쩔 수 없는 떠나야 하지만, 누군가는 실패로 시골로 다시 돌아오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 시골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다고 삼촌이 포기한 것은 아니었어요. 힙합을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그에게 용기를 주었기에 삼촌은 다시 도전하고 있는것이죠. 여의주를 가지와서 큰일이 났다고 생각한 아이들은 서둘러 여의주를 돌려놓습니다. 순수함을 보여주는 아이들로 인해 미소짓게 되는 이야기였어요. 시골은 힙합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시골은 촌스럽다고 생각했던 저의 고정관념을 깨주는 이야기네요. 랩을 하는 삼촌과 그 랩을 이해하지 못하는 할머니들과의 대화가 너무 재미있는 동화책이었습니다. 시골은 그저 포기하고 돌아가는 곳이 아니라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온 새로운 터전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