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설날이 올 때까지 단비어린이 문학
김하은 지음, 송수정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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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복'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십니다.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라고 덕담을 하시기도 하고,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시고, 잘못된 습관에 대해서는 복 나간다고 그러면 안되다고 하시지요. 그동안은 어른들의 말씀을 듣고는 그런가보다, 하고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지냈던 거 같은데 단비어린이 《다시 설날이 올 때까지》를 읽으면서 '복'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지금 내 머리 위에는 몇 개의 복이 떠 있을까요? 저에게 남아 있는 복이 점점 작아지고 있는 건 아닐까요? 책을 읽으며 제 행동을 돌아보니 괜시리 걱정이 되네요.

 

달에서 쿵덕쿵덕 복떡을 찧는 옥토끼는  복이란,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걸 즐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옥토끼에게는 사람들 머리 위에 둥둥 떠 있는 복이 보였는데, 정월 대보름 달이 차오를 때까지 사람들이 일 년 동안 쓰고 남은 복을 걷었어요. 그러다보니 정월 대보름 무렵이 제일 바빴고 혼자서 모든 사람의 남는 복을 관리하기에 힘이 부쳐 비밀리에 복 수거 단원을 뽑아 놓았지요. 이 임무는 주로 동물들이 맡았는데, 바로 슬기네 강아지 포동이가 그러했습니다. 복 수거 단원은 자신들이 맡은 사람들의 남은 복을 지켜보고 남는 복이 미심쩍고 수상한 일이 생기면 옥토끼에게 알렸어요. 그리고 남는 복을 걷고 새로운 복떡을 나누는 일도 했지요. 남는 복을 싹 걷어서 달로 돌아오면 그때부터 옥토끼는 하루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새 복떡을 만들었어요. 늘 이렇게 별 탈 없이 지나갔던 일들이었는데 지금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답니다.

 

슬기는 엄마와 아빠 때문에 기분이 잔뜩 상했어요. 킥보드, 인라인스케이트, 트램펄린 등등 친구들은 다 하고 있지만, 슬기네 부모님은 절대 안된다며 펄쩍 뛰었거든요. 슬기는 그 화를 친구들의 놀이를 방해하고 장난감을 뺏는 걸로 풀곤 했어요. 어쩌다 친구들 사이에 끼어서 놀려고 하면 "안 돼!"하는 소리가 슬기 귀에 들렸고 그러다보면 놀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답니다. 슬기의 기분은 점점 더 나빠졌어요. 설날 아침, 슬기는 할아버지 댁에서 차례를 지낸 후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모님에게 세배를 하고 복을 받으라는 덕담을 들었어요. 하지만 슬기는 "반사!"라고 조용히 말했지요. 그 소리를 들은 포동이는 걱정이 되었고, 곧 복 수거 단원 전체에 비상이 걸렸어요. 이 소리를 들은 옥토끼도 한 번도 없었던 일에 놀랐습니다.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옥토끼는 하나밖에 없는 복 줄을 만들었고, 포동이는 슬기에게 이 줄을 선물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포등이는 슬기에게 걸려서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말이에요.

 

"분명히 설날이 올 때까지 복을 키우라고 했어. 그리고 어른들에겐 복 줄이 안 보인다고 했단 말이야. 게다가 웃거나 행복하면 복이 늘어난다……." (본문 53p)

 

슬기는 친구들에게 복 줄을 보여주고 빌려주면서 가까워지기 시작했고, 점점 웃는 일도 많아졌어요. 자전거, 킥보드, 인라인스케이트도 신나게 탈 수 있게 되었지요. 하지만 자전거를 타다가 다친 슬기의 상처를 보던 부모님은 걱정이 많아졌고 복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죠. 포동이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슬기를 부모님에게 줄을 잘라 선물했고, 부모님도 웃는 일이 많아졌어요. 그리고 친구들이 속상해할 때도 복 줄을 잘라 선물했어요. 슬기가 복 줄로 자신의 행복할 놀이를 만들고 다른 사람에게도 기꺼이 나눈 덕분에 여러 사람의 복이 늘어난 셈이죠.

 

생각해보면 복은 그저 나의 노력과 상관없이 따라오는 운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복을 늘리기 위해서는 나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걸 슬기를 보면서 알게 되었어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걸 즐길 줄 알아야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누는 법도 배우다보면 복은 점점 자라나는 거 같아요.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인데 저도 참 많은 것을 알게 됩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어른들의 말이 그저 옛말이 아닌 지혜로 담뿍 담긴 말이었네요. 참 재미있는 동화책입니다. 복이 필요하신 분들!!!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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