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혼자가 아니야 단비어린이 문학
서성자 지음, 유재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으로 예쁘고 힘이 나는 책 제목인 듯 합니다. 가끔 힘들고 지치거나 어려운 상황이 찾아오면 세상에서 나 혼자라는 생각에 더 좌절하게 되지요. 그때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주면 용기와 위로로 그 상황을 견디어 내기도 합니다. 단비어린이 《넌 혼자가 아니야》는 다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동화책으로 우리가 흔히 일상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토대로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 주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표제작 [넌 혼자가 아니야]로 첫 이야기부터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성민이네 모둠에서 손사인을 주고 받는 것에 대해 다은이는 괜히 성민이에게 심통을 내네요. 수업이 끝나고 책 반납 때문에 도서관으로 향하던 다은이에게 한 아저씨가 급식실이 어디인지 물어봅니다. 안내를 해달라는 아저씨 말에 망설이던 다은이는 앞장을 섭니다. 그런데 몇 발자국쯤 가서 아저씨가 갑자기 다은이 팔목을 잡고는 날카로운 느낌이 드는 물건으로 옆구리를 눌렀어요. 아저씨가 누르는 힘에 밀려 운동장 쪽으로 간 다은이는 누군가 봐주길 바랐으나 주변은 너무 조용하기만 했죠. 그때 운동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던 성민이가 다가왔어요. 성민이가 다가오자 아저씨는 은근히 옆구리를 눌렀고, 성민이가 구세주처럼 반가웠지만 다은이는 두 눈만 커다랗게 떴을 뿐이죠.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채 성민이가 멀어지자 다은이는 안타깝게 바라볼 뿐이었어요. 아저씨가 전화를 받느라 옆누리를 누르던 힘이 느슨해지자 다은이는 도망을 시도했으나 몇 발자국 못 가서 다시 잡혔죠. 주차장에 거의 다 왔을 때 성민이 엄마가 다가왔어요. 다은이의 상황을 눈치 챈 성민이 덕분이었죠. 힘든 상황에서 자신의 상황을 바라봐준 친구가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인 거 같아요.

 

할머니가 준 용돈을 아껴서 배고픈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는 모금함에 돈을 넣으려 했지만 슬러시와 닭꼬치도 먹고 게임을 하고나니 돈이 다 사라졌네요. [마지막 쪽지]는 반에서 모금함을 여는 동안 돈을 넣지 못해 안타까운 동현이의 마음이 담겨진 이야기입니다. [도우미 마중]은 참 재미난 이야기였어요. 깔끔한 작은할머니가 오신다니 정리 정돈이 안된 엄마는 벌써 걱정이지요. 결국 도우미를 부르기로 합니다. 한데 그 도우미가 반 아이 엄마라는 사실에 엄마는 같은 반 학부모에게 지저분한 집을 보이는 게 창피하기만 합니다. 결국 도우미가 오기 전에 대청소를 하기로 결정하지요. 도우미가 도착했을 땐 집이 이미 너무 깨끗해졌네요. 엄마인 저에게는 너무 공감이 가는 이야기여서 웃음이 나왔답니다.

 

[아무도 없을 때] 이야기의 화자는 고양이 소리입니다. 오빠는 소리를 미워하지만, 작년에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는 다친 언니 예은이는 소리를 예뻐합니다. 예은이는 엄마한테 전화하면서 소리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곤 해요. 오늘은 엄마한테 전화하면서 재다이얼에 대해 알려주네요. 화장실에 들어갔던 언니가 화장실을 나서다가 바닥에 죽 미끄러지면서 머리를 화장실 문턱에 부딪히고 맙니다. 사방으로 튀는 피 앞에서 소리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소리는 휴대폰 옆으로 달려가 언니와 몇 번이고 눌렀던 재다이얼 버튼을 눌렀습니다.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 걸 이상하게 생각한 예은이 엄마가 집으로 달려왔고 소리 덕분에 언니가 무사할 수 있었어요. 그 소식을 들은 오빠가 처음으로 소리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귀를 간지럽히네요. 가끔 반려동물이 주인을 구하는 기적같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서로에 대한 교감이 정말 너무도 감동적인 이야기였습니다.

 

[되돌아 달린 아이]는 달리기 대표가 된 동찬이의 이야기에요. 엄마가 교통사고로 죽고 아빠랑 둘이 사는 동찬이를 반 아이들은 꾀죄죄해서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런 동찬이가 대표로 뽑히자 아이들은 탐탁치 않아했지만 동찬이는 열심히 연습했지요. 운동회 날, 동찬이는 앞서 달리는 백군 선수를 바짝 따라잡았고 친구들은 동찬이를 응원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백군 선수가 넘어졌고, 청군 아이들이 흥분하며 기뻐했지만 동찬이는 달리기를 멈추고 되돌아 달리기 시작했답니다. 친구들은 바보 같은 자식이라 욕했지만 동찬이는 절룩거리며 일어서는 백군 선수에게 손을 내밀었답니다.

 

힘들고 지칠 때 나 자신은 미처 깨닫고 있지 못하지만 늘 날 지켜봐주고 응원해주고 손을 내밀어 주는 친구, 가족들이 있답니다. 그러니 두렵거나 힘들 때 고개를 들어보세요. 나에게 손을 내밀어 날 일으켜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거에요. 함께 하기에 우리는 더불어 살아간다는 걸 이 예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일깨워주고 있네요.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주변을 한 번 둘러보세요. 아마 우리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친구가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아름다운 이야기에 마음이 정말 따뜻해지는 이야기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